셀린느 등 조용한 럭셔리 ‘떠들썩한 인기’ ①
로로피아나 케이트 토템 허스트 등 인기
올해 패션계 No. 1 키워드는 단연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라고 할 수 있다. TV 드라마부터 캣워크의 컬렉션은 물론 셀러브리티 스타일이나 유튜브 방송까지 끊임없이 언급되면서 이제 패션은 조용한 럭셔리로 리셋되는 듯하다.
쿨한 스트리트웨어를 입던 셀러브리티 모델이 뉴트럴 컬러의 테일러드 슈트를 입고 나타나는가 하면 틱톡에는 어떻게 하면 조용한 럭셔리(또는 올드머니룩, 스텔스웰스)를 만들 수 있는지를 제안하는 포스트가 넘친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도 조용한 럭셔리의 스타일을 제공할 정도다.
조용한 럭셔리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올해 초 기네스 팰트로의 법정 룩과 미국의 TV 드라마인 석세션(Succession)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조용한 럭셔리 스타일의 진수로 통하는 기네스 팰트로의 법정 룩은 더로우(The Row), 로로피아나(Loro Piana), 셀린느(Celine) 등을 믹스했다. 파워와 재력을 겸비한 빌리어네어 룩을 보여주는 석세션의 주인공들은 보테가베네타, 더로우, 브루넬로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폴로랄프로렌, 제냐(Zegna) 등을 입지만 어디에도 브랜드의 로고는 없다. 사람들은 이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제공하는 새로운 종류의 럭셔리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지난 3월과 4월에 ‘조용한 럭셔리’의 구글 서치가 1230%나 치솟을 정도였다(Karen Millen/Google Data).
조용한 럭셔리의 포커스는 절제된 디자인과 숙련된 기술로 만들어진 하이퀄리티의 고급스러운 상품이다. 옷이나 잡화에 브랜드의 로고나 모노그램으로 가치(브랜드)를 표현하던 기존의 많은 럭셔리와는 상반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럭셔리 상품으로 부유함과 쿨함을 과시하지 않는다. 소리 없이 드러내지 않으면서 부유함을 최고 퀄리티의 상품으로 즐기고자 한다. 조용한 럭셔리는 풍요와 호화로움이 아닌 절제를 향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2010년대 이후 끊임없이 강조되는 지속가능적 사고방식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배경으로 사람들의 선호와 구매습관이 조용한 럭셔리로 바뀌면서 포스트 팬데믹의 패션시장은 상품의 화려함과 외관보다는 퀄리티와 타임리스성, 다용도성 등 본질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것이 아닐까. 본지 패션비즈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조용한 럭셔리의 흐름을 이번 9월호 총괄편에 이어 10월호 브랜드편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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