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CP, 파리지앵 엘레강스 이끌다
산드로, 마쥬, 끌로디피에로, 퓌르사크…

이영지 객원기자 (yj270513@gmail.com)|23.08.01 ∙ 조회수 7,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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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파리지앵 엘레강스’의 영감을 전파하는 SMCP그룹은 ‘산드로’ ‘마쥬’ ‘끌로디피에로’ ‘퓌르사크‘를 보유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패션기업이다. 파리를 시작으로 현재 43개국에 진출해 1684개의 유통망을 거느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엘레강스는 애디튜드’라는 슬로건으로 전 세계에 파리지앵 엘레강스의 영감을 전파하는 SMCP그룹은 컨템퍼러리 브랜드 ‘산드로’ ‘마쥬’ ‘끌로디피에로’ ‘퓌르사크’를 보유한 프랑스의 대표적 패션기업이다.

이 그룹은 “엘레강스하다는 것은 스스로가 되는 것, 독립적이고 다면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것이다”라며 어떠한 한계나 제한 없이 스스로 정한 룰대로 살아가는 것을 엘레강스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엘레강스가 신선한 바람처럼 이들 브랜드와 디자이너에게 생명력을 준다고 역설한다.

유니크한 제품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우리의 야망(Ambition)은 액세서블 럭셔리(Accessible luxury-접근 가능한 럭셔리)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품, 인테리어, 최상의 서비스를 적당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에 있어서는 트렌디하고 업데이트된 컬렉션을 선보이며 패션을 사랑하는 다양한 고객과 그외 모두를 수용한다.

이러한 모토를 바탕으로 SMCP그룹은 파리를 시작으로 현재 43개국에 진출해 1684개의 유통망을 거느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디자인과 리테일을 총괄하는 파리 헤드쿼터 외에도 뉴욕 · 홍콩 · 상하이 지사에서 다양한 피드백과 생산을 컨트롤하고 있으며, 공식 발표된 그룹 매출은 지난 2021년 기준 12억600만유로(약 1조682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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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도매 산지 성티에가 SMCP그룹의 시초

SMCP그룹의 시초는 ‘산드로(Sandro)’에서 시작했다. 1984년 론칭한 산드로는 파리의 유명한 도매 패션 산지 ‘성티에(Sentier)’에서 탄생했다. 단 며칠 만에 소재 구매, 프리랜서 디자이너 고용, 생산, 도매 유통까지 이뤄지는 구조가 한국의 동대문시장과 유사한 곳으로 유대인들이 일찌감치 터를 잡은 곳이다.

이곳에서 탄생한 또 다른 프렌치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벨에어(Bel Air)’의 설립자 에릭 시트뤽(Eric Sitruk)은 “5㎢(약 150만평)의 장소에 1만여 개의 회사가 밀집한 이곳에서 단 몇 시즌 만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 곳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나프나프, 쿠가이, 모르간, 제럴드 다렐 등 여러 기성복 브랜드가 한때 큰 성공을 누렸지만 지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드로의 설립자 에블린 셰트리트(Evelyne Chetrite)와 마쥬의 설립자이자 여동생인 주디트 밀그롬(Judith Milgrom)은 유대계 모로코 출신이다. 그녀들은 동경하던 파리로 어렸을 때 이민 와서 세일즈맨 아버지와 셔츠 판매상 조부와 함께 살았으며 침모인 고모가 만든 옷과 어머니가 짜준 니트를 입고 패브릭과 털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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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마쥬, 산드로 리테일 브랜드로 전환

5남 2녀 중 장녀인 에블린이 남편 디디에와 성티에에서 먼저 홀세일 비즈니스로 산드로를 론칭했고 17세부터 언니 일을 도우며 독학으로 패션을 배운 동생 주디트가 언니의 권유로 1998년 론칭한 브랜드가 마쥬다.

트렌디하면서도 오리엔탈풍이 은근히 가미된 산드로와 마쥬를 눈여겨본 프렝탕 백화점의 젊은 바이어 코랄리 싯봉(Coralie Sitbon)의 제안으로 2000년대 초 파리 블러바드 오스만 본점에 입점한 것이 리테일 전환의 계기가 됐다.

프렝탕 백화점의 전임 경영자이자 투자가인 로렌스 다농(Laurence Danon)은 “이들은 엄청난 후각을 지녔다. 항상 한 스텝 앞서며 시대에 맞는 완벽한 트렌드를 감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자라와 루이비통 중간 정도의 액세서블 럭셔리의 여왕들이다”라고 말했다.

백화점 입점과 비슷한 시기에 동생 주디트가 파리 생제르망 데프레 인근(rue du Four)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고 1년 후에는 산드로가 마레 지구(rue Vieille-du-Temple)에 플래그십 매장을 내면서 2003년부터 이들은 본격적인 리테일 브랜드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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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SMCP 설립, 파리 주식시장 상장 쾌거

에블린의 장남이자 후에 ‘산드로 옴므’를 론칭한 일란 셰트리트(Ilan Chetrite)는 “매장 건너편 카페에 앉아 옷을 구매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과 들락날락하던 사람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패셔니스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승승장구하던 브랜드는 2007년 갑작스럽게 닥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산드로는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컨설턴트 프레데릭 비우스(Frederic Biousse)에 지분 일부를 넘기면서 파트너로 손잡게 된다. 이후 산드로는 2008년 후반까지 매장을 33개로 늘리고 공항 인근 로와시(Roissy)에 6000㎡(약 1815평)의 창고를 매입하는 등 액세시블 럭셔리 왕국의 미래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파트너십은 파워풀한 두 자매가 산드로, 마쥬와 더불어 끌로디 피에로를 인수해 2009년에 SMCP를 설립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이후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L캐피날을 비롯 세계 최대 사모펀드 KKR이 그룹에 투자하면서 몸집을 키웠고 2016년에는 중국의 산둥 루이 기업이 인수해 2017년에 파리 주식시장 상장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2025년까지 피지털 브랜드로 글로벌 확장

산드로와 마쥬뿐만 아니라 아쿠아스큐텀, 발리, 라이크라 등을 인수한 중국의 거대 섬유 재벌 산둥 루이 그룹은 영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톱숍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패션 강자로 ‘중국의 루이비통’을 꿈꾸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산둥그룹은 유럽 자회사 톱숍을 통해 SMCP에 대한 지분 53%로 경영권을 행사했지만 과도한 해외 럭셔리 브랜드 인수합병 시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가 겹치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와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결국 톱숍은 2021년 9월 만기 도래한 전환사채 2억5000만유로에 대한 채무를 불이행함에 따라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과 사모펀드 카라일(Carlyle) 등이 포함된 채권자 그룹 GLAS가 지분 29%와 22.3% 의결권을 확보해 SMCP그룹의 최대 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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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12년 경력 이자벨 기쇼, 그룹 본궤도로

시험대에 오른 SMCP그룹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인물은 2017년부터 마쥬의 최고경영자로 일한 이자벨 기쇼(Isabelle Guichot)다. 2021년 그룹 전체를 이끄는 최고경영자로 임명되면서 현재까지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는 케어링그룹의 발렌시아가와 세르지오 로시, 리치몬트 그룹의 랑셀과 반클리프&아펠 등 럭셔리 분야에서 12년간 경력을 다졌다.

인플레이션에 저항력을 지닌 딥-포켓(Deep-pocket) 고객들의 소비로 SMCP그룹은 2022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2배 증가한 5100만유로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은 7% 상승한 3억500만유로를 기록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은 “올해 1분기는 프랑스에서 강한 모멘텀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상승세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서스테이너블, 피지털 브랜드로서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로 해외 시장 확대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다이내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현재 66%인 수출 비중을 앞으로 더욱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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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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