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초고속 골프마켓 역신장세, 웬일?

    강지수 기자
    |
    22.11.14조회수 8035
    Copy Link
    근래 3년 동안 초고속으로 성장해 온 골프 마켓에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0월 골프 마켓이, 근 3년 내 처음으로 전년 대비 역신장했다. 프리미엄 리딩 브랜드 톱 20개의 합이 전년 대비 5~10% 가까이 빠졌다.

    이러한 변화는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8월부터 시작됐다. 프리미엄 톱 20개 브랜드 중 10개 브랜드가 8월부터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 9월과 10월에는 역신장을 기록하는 브랜드 수가 점진적으로 많아졌다. 10월에는 톱 1~2위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가 모두 역신장을 기록했고 많게는 30%까지 하락했다.



    지난 3년 간 매년 40% 가까이 신장했기에 이번 F/W도 과거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지만, 최근 팽창기는 지났음을 알 수 있다. 롯데 · 현대 · 신세계 백화점 골프 MD 매출을 봐도 알 수 있다. 3개 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40~55% 신장한 것에 이어, 3분기에는 20~34%로 신장률이 줄었고, 10월은 그보다 신장폭이 더 낮아졌다.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신장률 정점을 찍은 이후, 그래프가 꺾인 모양세다.

    F/W 매출이 이전과 같이 올라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마켓 관계자들은 그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 '신규 골퍼의 이탈'과 '불경기' '빠르게 찾아온 추위'를 꼽았다.

    골프 마켓에 새롭게 유입됐던 신규 골퍼들이 다시 이탈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돈, 노력까지 투자해야 하는 스포츠인 만큼 트렌드에 따라 시작했다가 다시 빠져나간 것이다. 리셀 마켓에 몇 번 쓰지 않은 골프 클럽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골프클럽 마켓이 웨어 마켓보다 더 큰 역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야외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단풍 놀이, 축제 등 야외 즐길거리가 다채로워진 점도 큰 영향을 줬다. 골프 외의 다른 활동을 하게 되면서 골프웨어 대신 일반 여성복 & 남성복에 투자가 많아졌다. 현재 국내 도메스틱~해외 브랜드 통틀어 2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 중인 브랜드들이 다반사다. 지난 10월 매출도 유독 좋았다.

    이른 추위로 가을 골프가 빨리 저물면서, 신규 골퍼들의 이탈이 더욱 증폭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 골퍼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골프를 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여성 골퍼 비중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타격이 컸다.

    한 백화점 유통 바이어는 "리딩 브랜드는 내년에도 신장을 이어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브랜드들의 역신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수의 고가 리딩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프리미엄 골프 마켓 사이즈는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실질적인 골퍼 인구 및 판매 물량 면에서는 역신장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한 골프 마켓 전문가는 "이번 4분기를 시작으로 골프 마켓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래도 지난 3년간 매 년 50% 가까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골프 인구와 골프 마켓 사이즈 자체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성장했고 과거와 같은 환경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제는 신규 골퍼가 아닌 골프를 지속적으로 쳐 온 기존 골퍼들의 마음을 사는 게 관건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의 2023년 전략은 올해와 다른 양상을 띌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비즈=강지수 기자]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