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패션 대기업 수입Biz, 레더굿즈→RTW 재편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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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9.27조회수 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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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LF, 롯데GFR, 코오롱FnC 등 국내 대표 패션기업의 해외 패션 비즈니스가 기존 백&슈즈를 중심으로 한 레더굿즈 중심에서 고가의 의류 RTW로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 패션기업에서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해왔다.

    하지만 국내 인지도와 비즈니스 발판을 마련해 놓으면 해외 본사에서 직진출 선언을 하며 브랜드 전개권을 빼앗기다시피(?) 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객단가가 큰 데다 브랜드의 아이코닉을 형성하는 레더굿즈를 중심으로 하는 하이엔드 브랜드 대신 RTW가 강점인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찾아나선 것.

    가장 최근에는 코오롱인인더스트리FnC(대표 유석진)에서 지난 S/S 시즌까지 전개하던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가 지난 7월 1일자로 로에베코리아를 설립해 전개하고 있다. 코오롱 측에서는 올해 초까지도 재고 처리와 백화점 매장 유지 문제 등을 들어 직진출 시점을 연기하려고 했으나 로에베코리아에서 재고 자산과 기존 백화점 매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영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올해 7월 직진출 전환한 로에베(왼쪽)와 코오롱FnC의 주력 해외 패션 닐바렛(오른쪽)의 2021 F/W 캠페인>


    SI, 컨템퍼러리 다수 보유 OTB그룹과 파트너십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장재영, 이길한, 손문국)의 경우도 지난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활발하게 글로벌 럭셔리 패션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으나 현재는 LVMH, 케어링, 리치몬트 등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의 브랜드 중 '셀린느' '끌로에' '스텔라매카트니' 정도만을 수입 전개하고 있다.

    하이엔드 캐시미어 '브루넬로쿠치넬리', 명품 아우터 '에르노' 등은 전문성이 명확한 하이엔드 브랜드로 F/W 시즌 캐시플로우로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또 지난 2007년부터 전개하던 '몽클레르'에 지분투자를 통해 지난 2015년 몽클레르신세계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을 모색하기도 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눈을 돌려 글로벌 OTB그룹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아크네스튜디오' '마르니' '디스퀘어드2' '디젤' 등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계열사인 신세계백화점 내 '분더샵' 등 패션 편집숍을 통해 테스트 마켓을 거쳐 검증된 디자이너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일본 아베 치토세의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 '사카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전개하는 에르노(왼쪽), 브루넬로쿠치넬리(오른쪽) 2021 F/W 캠페인>


    롯데GFR, 겐조·빔바이롤라 남기고 'ABCL' 재편

    올해 사카이 청담 전문점의 MZ세대 구매 고객수는 2019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캐시미어 스웨터 하나에 200만원이 넘는 고가로 주 고객 연령층이 높았던 브루넬로쿠치넬리는 역시 올해 청담점의 2030 고객이 2019년 대비 80%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국내 패션 일부와 해외 패션을 담당하는 자회사 롯데지에프알(대표 정준호)은 MZ세대와 온라인 유통채널을 메인으로 하는 'ABCL(애슬레저, 뷰티, 컨템퍼러리, 라이프스타일의 약자)' 브랜드를 집중 공략하는 새로운 기조를 펼치고 있다. MZ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온라인 확장성이 큰 카테고리를 중점으로 회사 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정비에 나선 것.

    이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폴앤조' '짐보리' '소니아리키엘' 등을 철수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19년 F/W 시즌을 기점으로 이탈리아 핸드백 '훌라'도 정리에 나섰다. 처음 회사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12개로 시작한 해외 브랜드는 올 상반기 프랑스 패션 브랜드 '겐조'와 스페인 컨템퍼러리 '밤바이롤라'만을 남기고 정리했고 여기에 프랑스 바람막이 전문 브랜드 '까웨'와 이탈리아 스포츠웨어 '카파'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롯데GFR에서 지난 2019년을 끝으로 전개 중단한 훌라의 2019 F/W 캠페인(왼쪽)과 16년째 전개중인 겐조의 2021 WWF 캡슐 컬렉션(오른쪽)>


    LF, 럭셔리 여성복 강화·삼성, MZ타깃 신명품 주력

    LF(대표 오규식, 김상균)는 올해 초 프랑스 여성복 브랜드 ‘바쉬(Ba&Sh)'의 국내 전개를 시작하며 '이자벨마랑' '빈스' '조셉' 등 컨템퍼러리에 이어 '레오나드' 등 럭셔리 여성복 의류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통적으로 액세서리 브랜드에 있어서는 자사의 닥스,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 라이선스를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해외 패션에서 있어서는 여성복에 강세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자벨마랑은 올해 상반기에만 30%대의 성장율을 보이며 호조세를 띄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은 지난 5월 악어 가죽 상품으로 유명한 명품 '콜롬보' 전개권을 SG세계물산에 넘기고 올해로 계약 종료되는 이탈리아 명품 핸드백 '발렉스트라'의 매장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를 대신해 최근 성장세가 큰 폭으로 늘어난 컨템퍼러리 '아미' '메종키츠네' 등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비즈=정효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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