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VF그룹의 ‘슈프림’ 인수… 그 의미는?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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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30조회수 1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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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프림’이 글로벌 빅 그룹사 소속이 된다?! 미국의 대형 패션 그룹인 VF코퍼레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슈프림(Supreme)을 인수한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노스페이스’와 ‘반스’ ‘팀버랜드’ 등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덴버(Denver) 베이스의 VF는 슈프림의 창립자인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와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Carlyle Group Inc), 구드(Goode Partners LLC) 등으로부터 슈프림의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며 그 규모는 2조 3200억원($2.1bn)에 달한다.

    VF는 슈프림 인수 후에도 브랜드의 뉴욕 헤드 오피스를 유지하고 그 운영을 기존 임직원들에게 일임하는 등 슈프림의 문화와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칼라일그룹이 50%의 지분을 인수한 후에도 슈프림은 독자적으로 경영해왔으며 그 결과 3년 만에 매출이 3315억원($300m)이나 뛰는 등 성공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1994년 맨해튼의 라파예트 스트리트(Lafyette St)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시작된 슈프림은 지난 26년간 ‘나이키’와 ‘스톤아일랜드’ 심지어 ‘루이비통’과도 컬래버레이션 하는 등 레드의 슈프림 로고를 쿨 함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VF에게도 슈프림은 결코 낯선 브랜드가 아니다. 노스페이스와 반스, 팀버랜드, 이스트팩(Eastpak) 등의 VF 소속 브랜드들은 슈프림과 정기적으로 협업하면서 VF와 슈프림은 지난 수년간 교류해왔다.

    VF는 121년의 역사를 가진 연 매출 9조 3000억원($8.4bn) 규모의 기업으로 노스페이스와 반스, 디키즈(Dickies), 팀버랜드, 이스트팩, 키플링(Kipling) 등 19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이후 팀버랜드 등 6개 브랜드를 새로 인수하는 대신 ‘리(Lee)’와 ‘랭글러(Wrangler)’ ‘노티카(Nautica)’ ‘세븐진(7 for All Mankind)’ 등 16개 브랜드를 매각하는 등 그룹의 성격을 재정비 중이다.

    그 중심 전략은 ‘디지털 주도적인 리테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다. VF의 체어맨이자 CEO인 스티브 렌들(Steve Rendle)은 ‘DTC(온·오프라인을 통한 Direct-To-Consumer)가 회사의 미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VF의 DTC에 대한 포커스는 슈프림을 인수한 주요 요인 중의 하나로 보인다. 시작부터 DTC 브랜드인 슈프림의 판매 채널은 12개의 직영 매장과 온라인 숍이다. 특히 온라인 채널은 전체 매출의 60%에 이르며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400만명에 육박할 만큼 슈프림은 디지털에 강한 브랜드다. 특히 좀 더 젊고 쿨한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자 하는 VF의 입장에서는 밀레니얼과 Z세대 베이스의 슈프림 팬들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슈프림의 모든 것은 기존대로 운영하면서 단지 ‘스케일을 늘리겠다’는 것이 VF의 계획이다. 올해 예상 매출 5530억원($500m)에서 1조 1000억원($1bn)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슈프림의 매출 확대를 위해서 VF는 그 기회를 DTC와 해외 시장에서 찾고 있다. 현재 슈프림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은 미국 시장에서 나오는데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그 주요 대상은 스트리트 웨어를 좋아하는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이다.

    슈프림 매장이 세계 각지에 생긴다고 해도 지금의 컬트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VF는 슈프림 인수를 통해서 55조 2500억원($50bn) 규모의 글로벌 스트리트 웨어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부상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 판데믹 시장에서 스트리트 웨어 시장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지금 슈프림은 VF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인수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패션비즈=정해순 런던 통신원]












    <사진_ 슈프림 뉴욕 매장 전경과 수년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VF코퍼레이션의 노스페이스 이미지 컷 및 슈프림 2020 F/W 컬렉션 스크린숏 // 출처_ 각사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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