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에르메스~나이키, 온라인 중심 수입 재편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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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1조회수 16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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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2030세대가 소비의 주체가 됐을 때도 쉽게 움직이지 않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판을 옮기는 동시에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소비층이 명품시장 큰 손으로 부상한 것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확대된 언택트(비대면) 문화로 인해 더이상 '온택트(Online+Contact)' 전략을 미룰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과거 소유하는 것만으로 차별화됐던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한 소비의 한 형태로 변화했고 그만큼 명품 브랜드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요즘은 부모님을 졸라 혹은 용돈을 모아 명품을 소비하는 중고등학생도 적지 않다.

    여기에 '샤테크(샤넬 + 재테크)'와 '슈테크(슈즈 + 재테크)' 등 할인가 혹은 정가에 구매한 인기 상품을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아 차익을 보는 리세일이 성행하면서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럭셔리 시장에 진입하는 소비자들의 폭도 더욱 넓어지는 상황이다.

    ▲ 온라인이 유통의 주류가 되고 ▲ 1020~2030,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 명품의 소비 방식 세분화와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온택트 시장의 급부상으로 럭셔리 브랜드들도 주력 시장을 온라인으로 전화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명품 큰 손' MZ세대 소비자와 온택트 시장의 급부상

    가장 상징적인 것이 바로 '버킨백'으로 유명한 프랑스 럭셔리 '에르메스'의 국내 공식 온라인 몰 오픈이다. 명품 소비가 많이 트렌디해졌음에도 가격 장벽과 상품 수급 조절로 쉽게 소유할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에르메스다. 명품 중의 명품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 브랜드가 6월 초 국내 공식 온라인몰 오픈을 앞두고 프랑스 본사와 마지막 조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명품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에르메스의 국내 공식 온라인몰 론칭은 업계에는 이제 그 어떤 브랜드도 온라인으로의 이전을 피할 수 없다는 경각심을 준다. 그동안 유럽 외에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자신들만의 기존에 맞는 국가에만 온라인몰을 운영해오던 콧대 높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또 정품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위해서라는 다양한 명분으로 오프라인 유통을 유지해 온 대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25일에는 시계와 주얼리로 잘 알려진 '까르띠에'가 한국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의류와 가방 등 가죽잡화 외에 시계·주얼리 부문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 국내에 공식 온라인 몰을 오픈한 것은 까르띠에가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16번째 까르띠에 온라인몰 오픈 국가가 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홍콩, 호주 등에 이어 6번째다. 한국지사가 직접 관리하며, 모든 배송은 우체국택배를 통해 무료로 진행한다. 5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보안 전문 배송업체를 통해 특별히 선물포장한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해준다. 매장과 동일한 서비스를 모든 세대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목표로, 소비자센터 통한 유선 주문 서비스도 받는다.

    에르메스·까르띠에 등 공식 온라인몰 속속 오픈

    비교적 대중성이 높고 호불호가 적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는 5월 12일부터 한국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 지난해 12월 온라인 스토어를 처음 선보인 후 한 달에 한 번 24시간 동안만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프라다 타임캡슐'도 6월 4일부터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라다는 온라인몰을 오픈하면서 오프라인과의 시너지, 역동성, 유연성, 즉각성, 옴니채널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콘텐츠와 이커머스 기술을 풀어내고 있다. 매장이 아니어도 미니 비디오나 소비자 맞춤 설정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언제, 어느 기기를 통해 접근하든 '프라다'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유통업체 매출 중 온라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실 거의 온라인 마켓으로의 스위치 현상에 끝물을 탔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011년 구찌는 한국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해 빠르게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해왔고, 디올도 2016년, 샤넬과 루이비통은 2018년에 각각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중고? NO! 'curated pre-owned'로 의미 전환 강세



    접근이 쉬워졌다고는 하나 한번에 몇 십에서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트렌드로 소비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동시에 성장하는 시장이 바로 '리세일(re-sale, 되팔이 이하 리셀)' 마켓이다. 이미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의 한정판 신발에 특정된 새제품 리셀 마켓과 명품 가방을 중심으로 한 중고 마켓이 탄탄히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리셀 시장이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슈즈나 명품백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제쳐두고, 새롭게 리셀 시장을 이끄는 소비층을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끊임없이 트렌디한 아이템을 구비하기 위해 중고품을 팔고 사기를 지속하는 소비자와 소장가치 있는 아이템의 시세차익을 노린 '샤테크' '슈테크' 등의 재테크족이다.

    시세차익을 노린 재테크족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 바로 지난 5월 14일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 직전 사재기 현상이다. 샤넬 매장 오픈 시간을 기다리며 백화점 앞에 줄서서 기다린 캠핑족의 등장과 함께 활성화된 것이 바로 리셀족들이었던 것. 가격 올리기 직전에 갖가지 할인 방식을 이용해 가방을 구매하고, 가격이 오른 후 중고 사이트에 해당 상품을 오른 가격보다 조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100만원 넘는 시세 차익을 보기도 했다.

    또 나이키와 GD의 '피스마이너스원'이 협업해 선보인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상품도 리셀 시장의 핫이슈다. 국내에 818족밖에 풀리지 않았던 블랙 갑피에 레드 스우시(일명 '검빨') 상품은 정식 판매가 21만9000원에서 현재 리셀가가 275만원에서 45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599만원대까지 가격을 불러놓고 쪽지 등 개별 접근을 통한 협상으로 가격을 정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최근 이렇게 새 상품 리세일을 통한 경제활동(?)이 심화되면서 '중고' 상품이라는 말보다 '(누군가가) 수집해 소유했던' 아이템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curated pre-owned'라는 표현도 많이 쓰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리얼리얼'이라는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것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필웨이' '쿠돈' '아워스' '트렌비' '에쎄모' 등이 명품 중고 거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슈테크 족 겨냥, 네이버·무신사 등 온라인 강자 플랫폼 시장 진출

    신발 관련 리셀 시장은 더 치열하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강자인 무신사(대표 조만호)와 공룡기업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대표 김창욱)이 눈독을 들인 것만 봐도 느낄 수 있다. 네이버의 스노우는 '크림(KREAM; Kicks Rule Everything Around Me)' 무신사는 '솔드아웃(SOLD OUT)'이라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을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희소가치가 높은 스니커즈와 아트토이 등의 품목을 거래할 수 있는 곳이다.

    스노우는 크림을 소비자들이 스니커즈를 안전하게 거래하고 관련 콘텐츠도 함께 즐기는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전했다. 무신사의 솔드아웃 역시 쉽고 안전하게 한정판 신발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안하면서, 무신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역량을 살린 콘텐츠도 제공할 계획이다. 두 플랫폼 모두 리셀 소비자들이 가장 신경쓰는 '가품 우려없는 안전 거래' 플랫폼을 지향하며 다양한 유저들을 끌어들이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슈즈 리셀 플랫폼 이용자들의 경우 '수집'을 목적으로 한 사람들도 많아 슈즈 리셀 플랫폼들은 수집가들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등 온-오프라인 연동 이벤트도 계획하며 문화적인 면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서울옥션블루(대표 이정봉)의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엑스엑스블루'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오프라인 소통 공간인 '드롭존'을 열어 판매자와 구매자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도 결이 같다.

    럭셔리 브랜드의 온라인 마켓 시프트 현상과 동시에 진행 되는 온라인 리셀마켓 양성화 및 대중화 현상은 변해가는 소비자들의 연령과 소비방식에 따른 당연한 흐름이다. 새로운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대형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시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더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며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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