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스포츠 철수, 슈즈 멀티숍 마켓 재조정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3.02.07 ∙ 조회수 1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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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사업 철수설이 돌던 제이디스포츠패션코리아(대표 레지스 슐츠 이하 JD스포츠)가 결국 오는 9월 사업 철수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18년 국내 첫 매장 오픈 5년만에 알려진 씁쓸한 소식이다. 유럽 최대 규모 멀티숍으로 국내에서도 14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상품 공식 유통과 단독 상품 판매 등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중단을 결정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JD스포츠의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론칭 첫해인 2018년 709억원, 2019년 750억원, 2020년 672억원, 2021년 584억원으로 점점 줄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업손실은 매년 39억원 67억원 45억원 9억원대, 당기순손실 역시 각각 74억원, 97억원, 64억원, 19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기는 했으나 지속적인 적자 운영으로 인해 한국 시장 전개를 끝내 철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JD스포츠는 198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시작해 유럽 시장 최대 멀티숍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슈즈 멀티숍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지난 2018년 슈마커와 지분 50%씩 투자해 만든 합작법인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슈마커가 새로운 멀티숍으로 구상했던 '핫티'를 JD스포츠로 전환하며 첫번째 매장이자 동북아시아 첫번째 매장을 서울 강남역에 오픈했다.

수입 멀티숍 전개의 한계? 5년동안 적자 운영

접근성이 쉬운 ABC마트나 슈마커와 달리 나이키나 아디다스, 반스, 뉴발란스 등이 톱 티어 매장에만 푸는 프리미엄 슈즈를 메인 상품으로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직구템'으로 유명하던 신발들을 JD스포츠 매장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한 매력 포인트였다. 또 신발뿐 아니라 의류 아이템까지 복합적으로 선보이는 스포츠 멀티숍이라는 근간에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더해 무신사나 힙합퍼 등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초기에 적극적인 영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론칭 2년 차에 엄선한 매장 20개에서 1000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던 당시 목표는 한국 슈즈 멀티숍 시장의 정체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졌다. 코로나19 창궐 1년차였던 2020년에는 나이키가 홀세일을 대폭 축소하며 레스모아가 중단하고 슈즈 멀티숍 도입 20년 만에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축소될만큼 타격이 컸지만, JD스포츠는 여전한 MD 파워로 온라인과 영 소비층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JD스포츠가 초기 강력한 파워를 보여주면서 글로벌 멀티숍이 직접 진출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버티기 힘들다던 기존의 편견을 깨는 듯 했다. JD스포츠 론칭 이후 풋락커가 직진출하며 슈즈 멀티숍 시장에 새로운 국면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JD스포츠의 철수는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한국 법인에서 합작사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직접 전개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더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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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전환, 명동 등 슈즈 멀티숍 재도약 분위기

반면 슈즈 멀티숍 브랜드들은 살아나는 오프라인 분위기에 맞춰 핵심 상권인 서울 중구 명동에 대형 매장을 다시 오픈하며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BC마트는 지난해 12월 명동길점을 개점해 명동에만 4번째 매장을 확보했다. 슈마커 역시 명동에 '슈마커플러스'라는 매장을 오픈했다. 기존 슈즈 콘텐츠와 함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MD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앞서 풋락커도 명동 메인 로드에 매장을 열어 운영 중이고, '나이키 서울'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등 신발이 강한 글로벌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에도 불이 켜졌다.

아직 1층 점포들이 비어 썰렁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화장품이나 간식류를 팔던 임시 매장이 아닌 파워풀한 글로벌 브랜드와 대형 유통 브랜드들이 차근차근 명동 1층을 채우며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성장하던 슈즈 멀티숍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맞이했는데, 마스크 착용 제한 해제로 시작된 엔데믹 무드가 다시 한 번 마켓을 부활시켜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슈즈 멀티숍 마켓은 ABC마트의 여전한 독주 속에 에스마켓, 폴더, 슈마커, 와이컨셉과 멀티와이컨셉, 풋마트 등이 마켓을 셰어하고 있으며 직진출 전개 중인 풋락커도 10개점을 확보하고 차근차근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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