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109를 패션 1번지로…(1)

sunawon|01.04.10 ∙ 조회수 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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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스트」가 불붙인 카리스마 점장 열풍은 이제 일본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현대용어 사전 ’현대용어의 기초지식’이 채택한 신조어가 되어 시대를 초월하는 부동의 문화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도에 개정된 일본 현대용어 사전의 ‘카리스마(Charisma)’란 외래어는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는 성령의 은사’라는 본래의 의미 외에 ''에고이스트'' 카리스마 점장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 현대용어 사전 발간회사는 지난 수 십 년간 신 유행어를 만든 대표 주자를 골라 수상해 오고 있는데 2000년 우승자 중 하나가 에고이스트사로 에고이스트 본사 키토 사장 사무실 장식장에는 대상수상 기념패가 자랑스럽게 진열돼 있다.

<b>시부야109를 패션 1번지로…(1)</b> 366-Image 카리스마 점장. 이는 선망의 대상인 카리스마들이 발휘하는 초인적인 매력과 힘을 가진 패션 리딩 판매사원을 말한다. 자사 브랜드만의 개성과 이미지는 이를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자사 스태프에 의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다는 강한 오너들의 신념이 구체화된 경우다. 지금은 거리에서도 쉽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해진 「에고이스트」의 나까네 레이꼬 점장을 비롯, 매장마다 쇼핑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시부야 109의 카리스마 판매원들은 옷을 좋아하는 10대들이 가장 선망하는 대중적 스타이자 전문 직업인이다.

매장마다 6명, 많게는 10명에 이르는 이들 카리스마 판매원들은 최근 10대들의 착장을 리드하는 패션 전문인으로 또 이들의 고민을 들어 주는 생활 컨설턴트로까지 그 역할을 크게 확대해 가고 있다. 시부야 109를 찾는 틴에이저들은 카리스마 판매원들이 보여 주는 이미지도 좋지만 친구처럼, 언니처럼 자신의 고민을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친근감을 느낀다는 것을 첫 번째 시부야 109 방문 이유로 들고 있기 때문이다.

<b>시부야109를 패션 1번지로…(1)</b> 983-Image 디지털 테크, 프리쿠라 인기 밑거름
시부야의 카리스마 점장이 붐을 이루게 된 배경은 10대 생활 깊숙이 파고든 디지털 테크놀러지와 무관하지 않다. 90년대 중반 휴대폰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10대들은 부모들의 지나친 걱정에서 벗어나 훨씬 자유로운 외출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여가 활동이 10대 소녀들의 꾸미기 욕구를 크게 증가시켰다. 타이트한 학생 용돈의 범위 내에서 자기만의 패션을 연출하려는 틴들이 늘어났고 이를 위해 찾은 곳이 저렴하게 최신 패션을 즐길 수 있는 시부야 109였던 것이다.

또한 ''프리쿠라''로 불리는 스티커 사진 기계가 청소년들 사이 큰 인기를 끌면서 친구들과 나눠 가지는 스티커 사진에서 좀 더 예뻐 보이고 싶어하는 여고생들이 급증했다. 가장 쉬운 방법이 헤어와 메이크업을 통한 얼굴 단장. 실제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메이크업을 한 여고생들이 10명 중 한 명 꼴이었던데 반해 현재는 적어도 10명 중 5명 이상이 화장을 하고 등교한다고 한다.

이러한 10대들의 요구를 눈치 챈 발빠른 틴 매거진들이 메이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일본 여성들의 화장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한 것도 같은 시기라고 패션인들은 설명한다. 또한 용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품을 사고 싶어하는 10대들이 늘어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짐은 물론 심지어 원조교제라는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등 극단적인 현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10대들의 구매 파워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부야는 패션인들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패션 1번지로서 그 영향력을 더해간다.

<b>시부야109를 패션 1번지로…(1)</b> 1892-Image 탑 8개 브랜드, 월평균 매출 1억엔
현재 시부야 109 1관과 2관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모두 1백50여 개. 1관 1백여 개와 2관 50개 정도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고유성을 개발해 각기 다른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샵과 샵, 층과 층의 분위기가 분명히 드러나고 각 매장마다 매니아층이 달리 형성되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부야 109 전체의 이미지를 리드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1관 6층 「지아이막스(JI-Max)」「코코룰루(CocoLulu)」, 5층 「엘디에스(L.D.S.)」「마우지(Moussy)」, 4층 「에고이스트」「카파루아(Kapalua)」, 2층 「핑키걸즈(Pinky Girls)」「세시르막그비(Cecil McBee)」등.

이들은 모두 월 평균 매출 5천만엔에서 1억엔 사이를 오가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러한 매출은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10대들의 요구를 잘 수용한 감각있는 상품과 카리스마 점원들의 철저한 고객 서비스, 그리고 2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틴 매거진을 통한 강력한 ‘미디어 마케팅’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 틴 매거진 중 시부야 패션을 결정짓는 대표적인 이름은 팝틴(PopTeen), 가와이(Gawaii), 해피(Happie), 스토뉴(Stonew) 등 4개. 이들은 매달 시부야를 중심으로 한 패션 트렌드 소개에 전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권당 4백50엔 정도로 다른 보그(Vogue)나 바자(Bazaar) 등 다른 패션 매거진에 비해 2백엔에서 3백엔 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10대들이 패션 유행을 독보적으로 리드한다. 발행 부수도 매거진당 월 20만 부에서 30만 부를 윗돌고 있어 기타 여성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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