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석 「제너럴아이디어」 실장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04.03.13 ∙ 조회수 7,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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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 「제너럴아이디어」 최범석 실장의 스타일이다. 그의 라이프, 일하는 스타일, 심지어 그의 옷에서 조차 꾸미지 않는 친근함과 심플한 마인드가 묻어난다. 정형화돼 있지 않은 박음질이 눈길을 끌었던 코발트그린 컬러의 머플러, 카키와 블랙 유색톤의 자유분방한 컬러믹스가 돋보였던 티셔츠, 정돈된 힙합밀리터리 팬츠 등 그가 입고 있는 옷은 그의 프리마인드적 발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그의 사무실도 이러한 분위기를 풍기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인도한 장소는 보여주기 위한 깔끔한 사무실이 아닌 방금 전 작업을 진행하던 흔적이 역력한 작업실. 낮게 흘러나오는 유럽풍 뮤직은 현재 그가 유럽문화에 심취해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행거에 걸려진 몇백벌의 의상에 녹아든 니폰스타일의 옷 또한 최실장이 일본문화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의상에 관심이 많았던 최실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꿈을 실현하기 위해 홍대 앞에 구제 리폼 숍을 오픈했다.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단어지만 90년대 당시는 생소했던 ‘구제’와 ‘리폼’ 의류를 다뤘던 최 실장은 1년만에 가게를 접고 그가 평소에 관심을 가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다. “공부를 하러 갔다기 보다는 놀러갔다고 말할 수 있죠. 저는 일본어 보다는 일본 그 자체에 대해 느끼고 싶었거든요.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문화를 피부로 느끼게된 기간이었습니다”라며 최실장은 그의 스타일에 녹아 든 일본문화를 경험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그는 우연히 의류프로모션에서 일하게 된다. 한번 빠지면 무슨 일이든 척척 해결하는 그의 집중력은 이 일에도 적용돼 1년 동안 경험을 쌓은 뒤 22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프로모션을 설립한다. 7년 동안 꾸준한 운영한 결과 현재 중소기업 남부럽지 않은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우연히 홍은주 선생님을 따라 파리 컬렉션에 참관하게 된 것이 제가 컬렉션을 하게된 동기입니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해줬죠. 한번 일을 시작하면 확실하게 해내지만 시작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위 분들이 스파(SFAA)에 절 추천해주셨고 운 좋게 바로 쇼에 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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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실장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겸손한 어투로 말했지만 스파컬렉션에 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 패션 관계자들에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에게 많은 호기심을 가졌다. 첫 컬렉션에서 그는 총 30여벌의 옷을 선보였다. 프리한 캐주얼과 수트의 믹스매치는 기존 깔끔한 라인에 컬러플한 컬러를 선보이는 디자이너들과는 틀린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절제된 라인에서도 캐주얼한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수트, 진의 다양한 디테일을 이용한 팬츠와 넉넉하면서도 흐르는 듯한 핏은 보는 이로 하여금 ‘최범석 풍’의 의상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만들었다.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그가 원하지 않는 의상도 만들어야만 했기 때문에 컬렉션에 오른 그의 실험적인 옷은 최실장에게 또 다른 신선한 목표를 만들어줬다. 또 컬렉션에 나온 옷을 사겠다며 아름아름 몰려든 그의 마니아 또한 그가 컬렉션을 계속 진행해야 겠다는 책임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두벌 옷을 사러 오는 소비자를 위해 그는 지난 2월말 압구정 로데오에 자신의 첫 매장을 오픈했다. 1층은 「제너럴아이디어」 매장으로 2층은 개인 작업실로 단장한 이 매장에서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0년동안 지식이 아닌 경험으로 옷을 대한 최실장은 매장 운영에도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을 발휘한다. 감각적인 소비자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 브랜드가 고가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성이 결여된다는 것을 고려해 그는 디자이너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옷을 남성 내셔날 브랜드에 맞춘 가격대로 제안한다.

‘의상은 문화다!’라고 외치는 그에게 의류는 단순한 치장거리가 아니다. 옷을 만드는 것은 바로 ‘최범석’식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앞으로 궁극적인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냥 잘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최 실장은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그의 옷을 입는 모든 소비자가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유명 브랜드와 자신의 옷을 견주는 것을 바라고 있다. 형식과 격식보다는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감성과 실천을 중시하는 최실장은 잠잠한 패션계에 신선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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