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뉴코아 포트폴리오 완성!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04.04.12 ∙ 조회수 1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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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회장 박성수)가 패션왕국이라는 타이틀에 이어 이제는 유통까지 아우르는 거대 왕국으로 변모했다. 이랜드는 최근 인수한 뉴코아 25개 점포를 올해까지 각 지역별 특성에 맞게 백화점 할인점 프리미엄아울렛 등 세 가지 업태로 전환하는 큰 틀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지난 석 달 동안 인수위원회를 통해 각 점별 실사작업에 착수했던 이랜드는 뉴코아 법정관리가 3월말로 종결됨에 따라 조만간 각 점포별 업태성격 오픈시기 인사파견 등 구체적인 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랜드는 25개 점포를 맡을 뉴코아 법인의 신임대표에 오상흔(42세)씨를 내정하고 지난 3월 3일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상흔 뉴코아 대표는 ‘최근까지 이랜드 유통법인 이천일아울렛을 지휘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뉴코아를 빠른 시일내 경영 정상화시키겠다’고 공표했다. 오 대표는 올해 매출을 동일점포 기준 전년대비 34% 신장한 1조1천억원, 영업이익은 95% 신장한 6백50억원으로 설정했다.

중차대한 책임을 맡게 된 오 대표는 지난 88년 이랜드에 입사해 99년 로엠 대표이사를 거쳤으며 2001년 이랜드와 푸마코리아 대표를 겸했다. 그가 푸마코리아 대표로 있는 2년 동안 「푸마」는 10배나 성장하는 진기록을 작성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지난해에는 이천일아울렛로 자리를 옮겨 COO(Chief Operating Officer)로 활동하는 등 이랜드에서 이력이 화려하다.


오상흔씨 뉴코아 대표로 선임

이랜드가 그룹의 차기 성장동력인 유통사업을 2001아울렛과 뉴코아라는 두 개 독립법인체제로 운영하는 것은 이랜드와 뉴코아 양사간 기업문화와 영업방향이 다르기 때문. 대표적으로 일요일 영업 경우 기독교 문화의 이랜드 그룹에서는 당연히 휴무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유통회사들은 휴일 매출의 단맛을 맛보아온 터라 일요일 영업정지에 대해 납득을 못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대기업 유통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이랜드 입장에서도 일요일 영업 정지는 사실상 어려운 입장이다.

이랜드는 인수한 25개 뉴코아 점포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토대로 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할인점 등 크게 세 가지 업태로 구분 운영할 계획이다. 고급을 지향하는 백화점은 철저한 내부준비를 토대로 오는 11월 평촌점 동수원점 순천점 등 세 개 점포를 대상에 놓고 있다. 백화점 경쟁이 워낙 심하고 빅3 견제도 심한 만큼 확실한 차별화 요소와 경쟁력을 갖춘 뒤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점포명은 아직 미정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점포명을 어떻게 갈지 최종 결정할 방안이다.

아울렛은 <2001아울렛>을 토대로 한 프리미엄급 아울렛으로 운영한다. 점포명은 <뉴코아아울렛>으로 결정. <뉴코아아울렛>은 이랜드가 <2001아울렛>을 운영하면서 가져온 노하우를 접목시킬 수 있어 가장 자신하고 있는 업태이다. 인수한 뉴코아 점포 중에서 가장 먼저 오픈하는 분당 야탑점과 일산점도 아울렛 업태로 결정했다. 이어 5월에 광명점과 수원 남문점, 6월에 평택점, 8월에 반포점, 과천점, 평촌킴스클럽 등도 프리미엄아울렛 업태로 리뉴얼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언급한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결정된 이들 점포를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점포는 <킴스클럽>란 상호로 할인점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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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야탑점 오픈 등 연내 33개점 가동

이 중 이랜드의 새로운 알짜 점포가 될 곳은 평촌점 순천점 동수원점으로 추측된다. 평촌점은 크게 롯데백화점 안양점과 경쟁구도에 있지만 소비지수가 높은 평촌신도시를 중심으로 독립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전남 순천점 역시 인근 여수 광양을 포함한 광역상권을 대상으로 꾸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예전부터 많은 유통회사들이 군침을 삼켜왔던 점포다. 동수원점은 갤리아백화점 수원점과 경쟁구도에 있지만 이랜드의 강점인 유통MD가 접목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뉴코아 25개점에 대한 기본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이랜드가 운영하는 유통 점포는 기존 <2001아울렛> 7개점과 오는 6월 오픈 예정인 광명점을 더해 총 33개점에 이른다. 이로써 매장수 기준 유통시장 3위, 매출액 규모로는 5위에 머무르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뉴코아 인수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유통회사를 인수해 매장 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도 돌고 있다. 그만큼 이랜드가 유통에 대해 강한 욕심을 가지고 있음이 비춰지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뉴코아를 인수함으로써 급속히 유통을 늘려나가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금의 국내 유통은 대형 할인점과 새로운 트렌드의 신유통 급부상으로 변혁기에 놓여있는데다 유통회사들의 다점포화로 동일상권 내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


백화점 아울렛 할인점으로 구분

과거 뉴코아가 전국 상권에 알짜점포를 확보했지만 고객유치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뉴코아 강남점만 해도 몇 해 전까진 반포 강남지역의 효율점포 1위였으나 지금은 신세계 강남점이 터를 확실히 다져 고객몰이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다. 또한 뉴코아 25개 점 중 실질적으로 효율을 내고 있는 매장은 10개도 안 된 다는 사실을 이유로 든다. 특히 백화점과 할인점 업태는 대기업과의 경쟁 틈바구니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된 포인트를 제시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랜드는 주변의 우려 섞인 시각을 지난 2001년 쓰러져간 뉴코아의 <킴스클럽> 분당 미금점을 인수해 지금의 핵심점포로 만들어 놓은 사례를 들며 일축했다. <2001아울렛> 분당점은 오픈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분당지역 내 유아동복 쇼핑몰로도 인기다. 유아동복 메이커들은 입점하고 싶은 점포 ‘0순위’라고 할 정도다. 아무도 잘 될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던 점포를 성공시킨데다 주변을 황금어장으로 만들어 놓기까지 한 이랜드의 실력은 분명하다.

이랜드는 바로 <2001아울렛>의 강점을 신규 점포에 응용해 각 점포를 지역 내 쇼핑1번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랜드가 말하는 유통의 손자병법은, 제 아무리 할인점이 무섭게 떠오르고 있어도 따라 올 수 없는 경쟁무기 바로 PB(Private Brand 자체상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직사입 노하우, MD력 ‘탁월’

일예로 <2001아울렛> 분당점에 가면 각 층별로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있다. 지하 1층의 식품관인 <파머스렛>은 유럽 농장을 연상케 한다. 올리브 그린, 아이보리 등의 매장 포인트 컬러가 포근한 장터 분위기를 연출해 부담스럽지 않은 쇼핑을 하게 만들며 여기에다 유럽풍의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로 마트처럼 분주하지 않으면서 여유있게 시장을 보도록 안정감을 준다.

5층에는 이색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생활용품과 특별히 홈데코레이션 쇼핑코너를 명명한 <모던하우스>가 있다. 이랜드가 주부들에게 선사하는 이색상품, 이색공간인 <모던하우스>는 세계 곳곳의 독특하고 실용적인 집안장식 가구 및 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또한 색다른 공간연출과 셀링포인트를 잘 이용해 고객들이 매일 오고 싶도록 만들어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주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 층을 가득 메운 상품들은 국내외 곳곳에서 주부 MD들이 사들여 온 제품들로 흔한 디자인이 없으며 가격까지 싸다. 뿐만 아니라 이틀에서 길어야 1주일 사이에 새로운 상품이 소개되고 제품진열도 달라져 분당 주부들이 거의 매일 들르는 필수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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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1주일 간격 상품진열 교체

특히 <모던하우스>는 집을 예쁘고 다르게 꾸미고자 하는 주부들에게 샘플북으로 통할 정도. 총 7개로 구성된 컨셉 방(room)이 있으며 이 중 로맨틱 방에 가면 동일한 컨셉의 침대 스탠드 장롱 소파 식탁 인테리어소품 등이 가득하다. 많은 상품을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일목요연하게 배치한 것 또한 MD 못지 않게 VMD의 테크닉을 갖고 있기 때문.

이뿐만이 아니다. 각 조닝별 의류 매장을 들러보면 손님들이 편하게 상품을 살피고 고를 수 있도록 편안한 상품구성과 동시에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가격이 비싸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상품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타깃 마케팅의 열매다.

의류 PB의 매출 호조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2001아울렛> 분당점에서 7백50억원을 판매한 의류PB 매출은 전체의 15%에 이를 정도. 의류회사가 모기업인 이랜드의 강점을 십분 살려 트렌드를 상품에 적극 반영한 것이 적중하고 있다. 의류 PB 중 여성복 「헨닌(HENNIN)」은 지난해 88억3천6백만원이라는 실적을 올렸다.


해외 명품숍 도 경쟁력

또 분당지역 특성을 고려해 해외 명품을 50~70% 싸게 파는 명품숍 WBS(World Brand Shop)를 별고 구성했다. 「휴고보스」 「막스마라」 「베르사체」 등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신상품을 숙련된 MD들만의 묘술로 싸게 직바잉해 구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랜드는 <2001아울렛>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소인 MD(상품구성)력과 VMD(매장구성)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국내 유통 중 직사입 비중이 가장 높은 <2001아울렛> 경우 3가지 카테고리인 의류, 생활용품, 식품코너를 책임지는 MD 부대만 본사에 총 30명이 포진한다. 이들이 파워MD로 통하는 이유는 헤드급 경력은 보통 10년 이상이며 국내외 상인들과의 단단한 네트워크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특색있고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을 직접 사입해 다른 경쟁점포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MD들은 오랜 경험으로 지역별 고객들의 성향에 따른 상품 물량조절로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쟁점포들이 자사 매장을 차별할 수 있는 직사입 상품이 거의 없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숙련된 MD 부대가 없어서다.


미금점 사례 등 성공비법 많아

뉴코아는 바로 이러한 <2001아울렛> 의 파워 MD들의 백화점 할인점 아울렛 각 업태에 고르게 배치시켜 타깃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 전략이다. 고객들이 만족스러워할 부문 중 지역점포 특성에 맞는 상품구성과 매장 구성력을 핵심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랜드의 지식경영과도 맞물린 다양한 성공비법과 전략을 가지고 있음을 자부한다. 점차 ‘똑’ 소리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러한 똑똑한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한편 이랜드는 현재 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2001아울렛도 올 6월 광명점을 시발로 본격적으로 확산에 들어간다. <2001아울렛> 8호점이 될 광명점은 지하 3층, 지상 7층, 영업면적 5천평 규모를 가진다. 이는 <2001아울렛>이 핵심점포로 여기는 서울 중계점과 비슷한 크기다. 영업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이곳 역시 <2001아울렛>의 차별화 요소인 유럽풍 대형 슈퍼마켓인 ‘파머스렛’을 비롯 홈데코레이션 제품의 <모더하우스>가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 외 각 층별 공간은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들로 가득 채울 계획이다.


뉴코아 인수 일지
2003년 12월 5일 뉴코아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
총인수대금 6천2백47억원
2004년 3월 3일 뉴코아 대표 오상흔씨 선임
2004년 3월 30일 뉴코아 법정관리 종결
2004년 4월 1일 뉴코아 영업 재개

뉴코아 아울렛 출점 일정
4월 분당야탑점, 일산점
5월 광명점, 수원남문점
6월 평택점
8월 강남점 과천점 평촌킴스클럽 등 8개 점포 뉴코아 아울렛

백화점 대상 점포와 리뉴얼 일정
2004년 11월 예정 순천점 평촌점 동수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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