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 푸드스타일리스트

syyoon|06.09.01 ∙ 조회수 10,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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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스타일링(Food Styling)을 넘어선 푸드 비즈니스(Food Businese)? ‘느리게걷기’ ‘마켓오’ ‘호면당’ 등 잘 나가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카페와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있는 히노컨설팅(대표 노희영)의 노희영 CEO. 한때 패션계 트렌드를 주도하던 그가 영역을 바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톱자리에 섰다. 손대는 것마다 성공 반열에 들어서게 하는 트렌디한 아이템과 브랜딩으로 이미 능력있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인정받은 그는 단지 스타일링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도산공원 입구에 자리잡은 슬로 푸드(Slow Food) 레스토랑 ‘느리게 걷기’는 일 평균 커피 판매량만 1천만원대며, 유기농 레스토랑 ‘마켓오’는 일 매출 1천만원대를 기록중이다. 또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시작한 ‘호면당’은 1천3백만원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야말로 노 대표가 하는 일은 트렌디한 음식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노 대표는 “이제 단지 음식을 예쁘게 선보이는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아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는 곧 컬렉션(Collection)사업이다. 요즘 시대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생산하고 만들어 낼 것이 없다. 현재 주변에 주어진 것들을 누가 얼마나 잘 조합하느냐가 관건이다”며 “고객들은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는다. 「끌로에」의 가방을 사는 것은 브랜드 때문이 아니라 그 스타일이 좋아서 구매한다. 나만의 감각을 바탕으로 한 먹고 쉬고 즐기는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신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서 분더숍과 무이 같은 편집매장이 속속 생겨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히노컨설팅은 푸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호면당’ 하루 1천만원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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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오’ ‘느리게걷기’ 등 노 대표가 선보인 레스토랑의 공통점은 바로 새로움과 신선함이다.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패션 출신인 그가 푸드업계에 진출한 것은 지난 89년. 그는 히노디자인을 설립함과 동시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바스타파스타’를 오픈, 푸드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진입했다. 이탈리아 요리라면 고기와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스파게티가 전부였던 당시 국내에서 ‘바스타파스타’는 국내 최초의 정통 이탈리아 음식점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원래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외국에서 보았던 새로운 것들을 국내에 맞게 선보일 기회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 후 국내 최초의 바(BAR) ‘Bar휴’와 퓨전 레스토랑 ‘궁’ 등 화제를 모으는 푸드사업을 선보였다. ‘궁’은 드라마 겨울연가에 장소협찬이 돼 일본 여성팬들의 주요 관광코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퓨전 레스토랑이라는 아이템의 차별화와 함께 빨강 식탁보를 깔아야 음식이 맛있어 보였던 당시, 모든 공간을 화이트로 미니멀하게 연출해 호응을 얻었다.

이와함께 누들바 ‘호면당’ 또한 대박신화를 창조했다. 이병규 현대백화점 사장과 이정학 사장에게 새로운 퓨전 레스토랑에 대한 제안을 받아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호면당’을 오픈한 것. 웰빙 열풍이 시작되자 그는 유기농을 토대로 한 ‘느리게걷기’와 ‘마켓오’를 제안했다. 그는 “단지 재배방식의 차이인데, 국내 고객들이 유기농에 대해 맛이 없다는 오해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유기농 이름표를 붙인 특수 야채들이 먼저 국내에 출시됐기 때문이다”며 “제대로 유기농 웰빙 음식을 선보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또 그는 갤러리아백화점 등 백화점 푸드코트 및 대기업 푸드 관련 컨설턴트로 활약중이다. 지난해 CJ에서 전개하는 ‘델쿠치나’의 컨설팅을 비롯해 애경 AK Duty Free숍의 카페 ‘Tea9’, SK의 「프레시니스버거」 등 컨설팅을 진행하며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기농 누들바 등 국내 최초 선두주자

그는 푸드와 푸드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네이밍 또한 눈길을 끈다. 레스토랑은 곧 브랜딩과 직결되며 네이밍에 아이템의 중심과 원작자의 의도가 충분히 설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기농을 컨셉으로 ‘마켓오’를 오픈했으며 슬로 푸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느리게걷기’를 선보였다. 처음 ‘느리게걷기’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슬로 푸드와 도산공원 앞이라는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졌다.

이처럼 그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식문화 스타일은 빠른 트렌드를 읽어내는 그만의 분석력으로 평가된다. 그는 “스타일리스트는 트렌드를 남들보다 빨리 읽는 사람이지 천재가 아니다. 트렌드는 미니멀한 것과 화려함이 계속 반복된다. 시기를 타고 같은 흐름을 가고 있다면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트렌드에 반보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앞선 것은 너무 느린 것과 같다. 이제 반보만 앞서는 것을 할 수 있는 절제능력이 생겼다”고 말한다. 또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이 바로 내가 스타일리스트와 컨설턴트로 활동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스타파스타’ ‘휴’ 등 새로운 장르를 펼친 후 대부분 팔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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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가 주요 업무는 푸드 컨설팅이자 곧 아트디렉션이다. 하나의 컨셉을 잡고 그것을 비즈니스로 풀어가는 것이다”며 “단지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오픈하는 식당은 성공하기 어렵다. 대량생산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스타일리스트는 예쁘게만 제안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또 그는 “컨설턴트와 사기꾼의 차이는 돈을 사용해서 돈을 들어오게 하느냐, 그냥 쓰고 마느냐의 차이다. 자기 돈을 써본 사람은 컨설팅도 할 수 있다. 내 돈을 써보고 그 결과물이 어떠했는지의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젊은 시절에 다양한 경험으로 내 돈을 아끼지 않고 써봤다. 그 경험이 내가 컨설턴트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즉 나의 실패를 바탕으로 타인의 돈을 벌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이제 한국 식문화를 대중화+글로벌화로

그는 음식 컨셉과 맞는 레스토랑의 브랜딩부터 음식레시피 음식집기 그릇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일관되게 총괄한다. 4인을 위한 식탁이냐, 6인을 위한 식탁이냐에 따라 집기모양과 의자모양 또한 달라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서 꼼꼼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또 무엇보다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다. 시장을 바라보는 분석적인 사고와 눈으로 소비자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그는 패션사업을 통해 트렌드에 민감한 것을 그의 최고 장점으로 꼽는다.

노 대표는 이제 새로운 대중 음식문화를 글로벌로 확산시킨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동안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의 하이엔드를 위한 식문화를 제공했지만 대기업과 손잡고 큰 비즈니스를 펼치겠다는 의지다. 그는 “이젠 김치찌개처럼 한국 대중 음식을 새로운 버전으로 전세계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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