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新 전쟁터, 이젠 러시아?
이런 가운데 러시아 패션마켓도 급속도로 발전과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보수적이던 유통부문에 럭셔리 브랜드들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신유통이 앞다퉈 등장하고있는 것. 붉은광장에 위치한 <굼(GUM)>과 <트레치코프스키 프로이에스트(Tretrykovsky Proezd)>를 비롯 <쑴(TSUM)> <크로커스 시티몰(Krokus City Mall)> <마네쉬(Manezh)> 등이 새로운 럭셔리 리테일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럭셔리 대명사인 「크리스찬디올」 「루이뷔통」 「프라다」는 물론 「막스마라」 「마리나리날디」 「휴고보스」 등도 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공격적인 러시아 매장 오픈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유럽 시장내의 실패 경험이 있는 「막스앤스팬서」를 비롯한 영국의 리테일러들 역시 러시아 마켓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으며, 유럽내의 다른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루이뷔통」에서 「막스앤스펜서」까지
러시아 소비시장은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이내에 다시 두 배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성장 요인으로는 세금 인하로 인해 현금 유동이 활발해진 것. 고유가로 인한 오일 달러가 생활의 안정에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러시아는 이미 과포화 상태인 다른 유럽 미국 그리고 아시아 시장을 제치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신소비 시장으로서 많은 리테일러들의 공격적 마케팅의 대상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중심은 모스크바, 그리고 그 중심에 붉은광장이 있다. 지리적으로 그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러시아 심장부의 위용을 드러내는 장소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붉은색의 벽돌과 19세기의 정치적인 힘으로 대표되는 크렘린궁전, 그리고 러시안 정교회의 아이콘인 바실성당과 90년대 볼셰비키 혁명의 리더인 레닌의 무덤까지 러시아의 모든 것이 이곳 붉은광장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지금 붉은광장은 ‘자본주의의 중심’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모스크바의 새로운 혁명의 무대가 되고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중심 모스크바의 <굼>
가장 유명한 럭셔리 쇼핑몰인 <굼>은 붉은광장을 가로질러 크렘린궁전과 닿아있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건물은 19세기 말에 지어진 프렌치 임페리얼 스타일로서 러시아혁명이 일어나기 20여년 전에 지어진 것이다. 보통 백화점으로 묘사되는 이곳은 실제로 3개의 층이 길게 늘어선 아케이드 형태를 띠는 쇼핑몰.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형편없는 싸구려 관광 기념품을 판매하던 곳이었다. 현재는 Bosco di Ciliegi(최대 주주:mikhail kusnirovich(미하이유 쿠스니로비치)) 소유로 바뀌면서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던 이곳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복구가 거의 끝난 상태이며 유럽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러시아 마켓의 핵으로 변모했다.
최고의 프라임 로케이션은 붉은광장과 직접 닿아 있는 그라운드 플로어이다. 「크리스찬디올」, 2002년 직영매장을 연 「루이뷔통」을 시작으로 「프라다」, 이탈리아 남성복의 대명사 「코르넬리아니(Corneliani)」 「막스마라」 「마리나리날디」 「휴고보스」 「에스티로더」 그리고 레닌의 무덤 첫 자락에서 「라펠라」를 만날 수 있다. 건물 내부에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세계 거대기업들의 프리미어 리그를 보는 듯 친숙한 브랜드 이름들을 볼 수 있다. 「게리 웨버」 「에스카다」 「카샤렐」 「아디다스」 「나이키」 「리복」 등이 줄지어 있다.
‘붉은광장’은 세계 일류 브랜드 집합소?
1991년 소비에트연합 붕괴 이후 서구의 유명 브랜드와 리테일러들은 1억4천5백만명이라는 러시아의 인구를 바탕으로 그들의 잠재된 시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1998년 루블(러시아의 화폐 단위)의 붕괴 이후 외부로부터의 투자가 약간 주춤해지기는 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굼>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 아케이드에 대한 투자가 홍수처럼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굼>을 따라 약 3백70m를 가다 보면 부유한 러시안들의 과시적 소비를 엿볼 수 있는 <트레치코프스키 프로이에스트>를 만날 수 있다. 1백40m되는 통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끝에 높은 아치 형태의 화려한 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그 건물의 웅장함이 아니라 양쪽으로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부티크들 때문이다. 「프라다」 「구치」 「돌체앤가바나」 「아르마니」가 있고 반대편에 「로베르토카발리」 「이브생로랑」 「토즈」 등의 브랜드와 「페라리(Ferrari)」와 같은 자동차 쇼룸도 갖추고 있다.
과시소비 주도 <트레치코프스키 프로이에스트>
이런 세계 최고 브랜드들의 라인업보다 놀랄만한 것은 단순히 일렬로 늘어선 것처럼 보이는 이 공간이 사실은 복잡한 구조로 하나의 숍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돌체앤가바나」로 들어가면 오른편 통로로 「아르마니」와 이어지고, 다시 왼쪽으로 나 있는 문을 통해 들어가면 「페라리」의 쇼룸이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반대 방향에 줄지어 서 있는 매장들을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쇼핑 공간에서 각 매장간에 연결돼 있는 통로를 통해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영하 15℃를 넘나드는 겨울의 혹독한 날씨를 고려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고품격 쇼핑 공간이라는 인식도 함께 가지게 했다. <트레치코프스키 프로이에스트>는 프리드만 가족 소유인 머큐리(Mercury)사에 의해 경영된다. 이들은 현재 러시아의 새로운 거대 리테일러로 뜨고 있으며 러시아 내에서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독점에 가깝게 마켓을 장악하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한 러시아 럭셔리 브랜드의 수입은 3년이 채 지나지않은 지난해까지 거의 모든 유명 브랜드를 러시아 시장에 가져 다 놓았고, 그것을 장악하고 있는 <굼>의 경우 세일즈가 2003년 1·4분기에는 27억3천만루블로 46.5%까지 치솟았다고 러시안 어카운팅 스탠더드가 발표했다. 반면 순이익은 2002년에 비해 15.9% 증가한 4억9백80만루블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머큐리사, 거대 리테일러로 부상
AT Kearney에 따르면 러시아 시장은 외국 리테일러들이 투자하기에 가장 매력적이면서 가장 발전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며 ‘Emerging Market Priorities for Global Retailer’에서 밝힌 바 있다. 또 그들은 러시아의 전통적인 위험 요소였던 경제·정치적 문제들이 점점 해결되고 있고 안정세를 보인다면서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해 세계 각국과 곧 활발한 무역활동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국내 브랜드는 물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도 그들의 첫 스토어를 오픈 한 후 첫해부터 성공적인 마켓을 계속 수행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이외의 대도시들에서도 점차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리테일 성장률이 30%까지 이르는 것이다.
머큐리사에 의해 경영되는 또다른 백화점은 <쑴>. 볼쇼이극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붉은광장과는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전통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리테일러다. 최근 재공사를 마치고 영국의 셀프리지(Selfridge), 하비 니콜스(Harvey Nicols), 헤로드(Harrods)에 뒤지지 않는 패션 브랜드의 라인업을 마쳤다. 새로 구성된 패션 플로어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알렉산더매퀸(Alexander McQueen)」 「돌체앤가바나」의 키즈 웨어, 「마크제이콥스(Mark Jacobs)」 「미우미우(MiuMiu)」 등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더욱 눈여겨 볼만한 점은 러시아의 럭셔리 시장이 아웃 오브 타운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
디자이너 브랜드 한 자리에 <쑴>
모스크바에서 20㎞ 떨어진 곳에는 미국 Aras Agalarov사에 의해 운영되는 <크로커스 시티몰>이라 불리는 럭셔리 쇼핑몰이 있는데, 이곳은 수영장까지 만들어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미국의 유명 배우인 제니퍼 로페즈(Jenniper Lopez)의 「제이 로(J-Lo)」 부티크를 오픈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오픈한 지 2년 만에 넘쳐 나는 방문객 수 때문에 보안 가드들에 의해 한번에 출입할 수 있는 인원 수가 제한되고있을 정도.
반면 미들 마켓의 패션 시장도 수많은 리테일러들에게 열려 있으며 가능성도 충분히 제시되고 있다. 러시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중산층의 생활이 안정되면서 소비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최대 패션 리테일러인 「막스앤스펜서」도 러시아에 프랜차이즈 형태를 띤 매장을 올해 안에 5개 이상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는 20개의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나이키」의 경우도 러시아 마켓에서의 성장에 힘입어 유럽 내에서만 4%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는 등 많은 브랜드들에게 러시아 시장의 미들 마켓이 신흥시장으로 우뚝 솟아 오른 것이다.
「캘빈클라인진」 「망고」도 활약 기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러시아의 혹독한 날씨를 고려해 지하에 신세대 복합몰을 구축한 <마네쉬> 쇼핑센터는 1980년대식의 유행에 뒤진 듯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미들 마켓 최고의 라인업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액세서라이즈(Accessorize)」 「캘빈클라인진(Clavin Klein Jeans)」 「카렌 밀란(Karen Milen)」 「망고(Mango)」 등의 친숙하면서도 최강의 리테일을 포진해 두었다.
세계적인 가구 및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스웨덴의 이케아(IKEA)는 별로 비싸지 않은 가격과 독특한 유럽식 디자인, 그리고 러시아 소비자의 소비성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2백㎡가 넘는 <메가몰>을 탄생시키며 중상위층의 소비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
지금 러시아 시장은 변하고 있다. 많은 명품 브랜드와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값을 치를 수 있는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지만, 아직 스토어의 기본적인 비주얼과 머천다이징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그들은 영국에 베이스를 둔 에이전시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노력하고 있다.
VMD와 머천다이징 취약 지적도
또한 <굼>의 경우 엄청난 규모와 화려한 브랜드들을 자랑하고 있지만 패션 전문지식을 가진 적합한 인력 수급이 부족하고 고객을 위한 매장 위치도, 혹은 리스트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는 쇼핑몰로써 고객들이 최대한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선진국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심지어 모스크바 시내 중심에도 아직 소비에 참여하기에는 소득이 턱없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경제 상황은 그 어느 때 보다 활력을 띠고 있다.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아 현금 거래로 이뤄지고 있지만 패션과 관련된 산업 자체도 성장추세다.
뿐만 아니라 인구 1억4천만명이 넘는 러시아는 최대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러시아의 혁명. 세계는 지금 그 혁명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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