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첫 크루즈 컬렉션 공개

홍수정 기자 (hsj@fashionbiz.co.kr)
26.05.29 ∙ 조회수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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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첫 크루즈 컬렉션 공개 3-Image


LVMH그룹(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펜디(FENDI)'가 쇼트 패션 필름 '비욘드 더 미러(Beyond the Mirror)'를 통해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Maria Grazia Chiuri)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의 첫 번째 2027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키우리가 펜디에서 이어가고 있는 새로운 비전과 작업 방식을 영상의 서사 안에 담아낸다.


이번 필름은 1977년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펜디의 첫 레디 투 웨어 컬렉션 론칭을 위해 제작을 의뢰한 자크 드 바쉐르(Jacques de Bascher)의 패션 필름 'Histoire d’Eau'에 대한 오마주에서 출발한다. 패션 역사상 최초의 패션 필름으로 여겨지는 이 작품을 키우리는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불러오며, 펜디의 헤리티지와 새로운 비전을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다.


필름 속 주인공 수지(Suzie)는 로마의 건축적 공간을 가로지르며 현실과 꿈, 기억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징적 인물로 등장한다. 컬렉션의 의상들은 빛과 그림자, 대리석과 계단, 절제된 움직임 속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패션을 의복의 영역을 넘어 움직이는 이미지와 서사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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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을 통해 공개된 이번 컬렉션은 키우리가 생각하는 펜디 워드로브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한다. 키우리는 제작 과정과 소재의 품질, 형태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남성과 여성을 위한 워드로브를 완성했다. 패션을 단순히 옷을 입는 방식이 아닌,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컬렉션 전반에 반영됐다.


키우리는 이번 컬렉션에서 ‘부르주아지(bourgeoisie)’라는 개념을 현대적으로 확장한다. 이는 특정 계층을 의미하기보다, 다양한 신체와 세대, 태도와 욕망이 교차하는 폭넓은 범주로 해석된다. 셔츠와 팬츠는 하나의 피스처럼 보이도록 구성되어 필요에 따라 분리하고 다시 조합할 수 있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유연한 워드로브를 제안한다.



액세서리와 의상은 소재와 장인정신에 대한 실험을 공유한다. 키우리는 펜디의 유산이 담긴 양피지(Parchment) 소재를 재해석해 다시 돌아온 바게트 백의 스터드 장식 블랙 레더와 조합했다. 의상에서는 양피지가 하나의 컬러로 확장되며, 블랙과의 대비를 통해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컬렉션 전반에는 익숙한 의복의 문법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도가 담겼다. 레더 플라스트론(가슴 장식)을 더한 조젯 드레스는 섬세한 소재와 구조적인 디테일의 대비를 통해 드레스의 인상을 새롭게 정의한다. 트렌치코트는 퍼 스트라이프로 재구성되고, 쐐기 형태의 스터드 장식으로 강조된다. 광택 있는 레더와 매트한 패브릭의 대비는 재킷과 코트에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하며, 실버 레이스와 시퀸(Sequin) 자수로 완성된 드레스는 은은한 빛을 더한다.


또한 컬렉션에 등장하는 ‘생명의 나무(The Tree of Life)’ 모티프는 자연과 인간, 이성과 공존을 상기시키는 상징으로 제시된다. 이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자신의 모토로 선택한 “Less I, more us”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으며, 펜디 2027 크루즈 컬렉션이 말하고자 하는 동시대적 워드로브와 공존의 의미를 함축한다.

홍수정 기자  hsj@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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