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리포트] 에르메스도 못 버틴 명품 시장… 유럽 소비재, 최악의 실적

이영지 해외통신원 (yj270513@gmail.com)
26.05.15 ∙ 조회수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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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명품 기업과 자동차 제조업체, 호텔들이 이번 실적 발표 시즌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소비재 부문은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과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LVMH와 케링 그룹도 중동 전쟁으로 주요 쇼핑 중심지인 두바이의 매출이 감소하고, 전세계적으로 소비자 신뢰도(consumer confidence·가계의 경제 전망과 소비·지출 의향을 나타내는 지표)가 하락하면서 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킨백과 같은 초고가 희소성 모델을 앞세워 전통적으로 높은 회복력을 보여온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조차 매출 감소 여파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메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41억 유로(약 7조 1615억 원)로, 고정 환율 기준으로는 2025년 대비 6% 증가했다. 그러나 변동 환율 기준으로는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국(+17%)과 일본(+10%)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의 보합세를 포함한 아시아(일본 제외 +2%), 유럽(프랑스 -3%), 중동을 포함한 기타 지역(-6%)에서 변동성이 컸다.


호텔·고급 자동차 업계도 고전


호텔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란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은 글로벌 호텔 운영사 소피텔의 모회사 아코르(Accor)는 중동 지역에서 연초 호조를 보였으나, 전쟁 발발 이후 흐름이 끊겼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객실의 약 3%를 차지하는 아랍에미리트(UAE) 호텔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지속되는 관세 영향에 더해 중동 전쟁까지 기존의 난관에 부담을 더했기 때문이다. '푸조'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미국 사업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투자자들의 의문을 받고 있다. ‘페라리’는 중동 부유층 고객들의 구매 연기로 1분기 차량 인도량이 감소하며 높은 수익성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오랫동안 지연된 무역 협정을 신속히 비준하지 않을 경우 EU산 자동차와 트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결과도 일부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신모델 출시와 견조한 주문량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으며, BMW는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르쉐는 전기차에서 벗어나 일반 자동차 생산으로 대대적인 전환을 추진한 이후 견실한 수익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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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클레르’ 또한 아시아 지역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아디다스 역시 애슬레저, 레트로 축구 유니폼, 축구 용품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소비자 구매력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몽클레르 그룹은 2026년 1분기 매출 8억8,060만 유로(약 1조5381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고정 환율 기준으로 12% 증가한 수치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5%)를 크게 웃돌며 명품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다. 아시아(+22%)의 강세뿐 아니라 미국(+7%)의 선전도 두드러졌으며, 전쟁 여파가 있었던 중동(+1%)을 포함해도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향후 유럽의 전반적인 매출 전망은 여전히 신중하다. 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한 데다 유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 마게시 쿠마르는 이번 시즌 유럽에서는 에너지,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만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루어졌으며, 소비재 부문 전반에서는 하향 조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두 애널리스트는 “전환점이 곧바로 나타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만큼, 유럽의 명품 브랜드와 자동차 제조업체, 호텔 업계는 여전히 하방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영지 해외통신원  yj2705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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