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웨어 시장, ‘온라인’ 타고 핵심 전장으로 부상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
26.04.21 ∙ 조회수 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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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패션 시장에서 이너웨어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카테고리였다. 제작 공정이 까다롭고 착용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워낙 민감해, 일반 의류 브랜드들이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려운 '기술적 불모지'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국내 이너웨어 마켓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패션 산업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핵심 전장으로 급부상했다.


2025년 기준 국내 이너웨어 시장 규모는 약 2조 1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5년 간 매년 0.5%에서 1% 사이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내실을 다져왔다. 이러한 성장을 견인한 것은 '속옷의 정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속옷이 단순히 겉옷 안에 받쳐 입는 기능성 소모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브라탑을 아우터로 활용하거나 겉옷과 레이어드하는 등 이너웨어가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속옷과 겉옷의 경계가 옅어지는 착장의 변화가 시장의 판을 키운 셈이다.


시장이 뜨거워진 배경에는 이른바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흐름 속에 와이어 등으로 몸을 조이는 불편한 속옷 대신, 심리스(Seamless)나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편안한 속옷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다. 이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 바로 온라인 기반의 신흥 강자들이다.


베리시, 컴포트랩, 리브엑스 같은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탄생해 ‘심리스’라는 키워드를 선점하며 단기간에 시장의 리더로 올라섰다. 특히 연매출 800억 규모로 올라선 베리시는 이너웨어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어패럴 라인까지 확장하며 토털 패션 브랜드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 모델이 확고해지자, 업계 전체가 이너웨어의 비즈니스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통의 강자들도 반격에 나섰다. 1950년대를 전후로 시작된 비비안, BYC 등 1세대 기업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며 젊은 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비안과 그리티 같은 전통 이너웨어 기업들이 최근 선보인 ‘샌디즈’나 ‘오얏’ 등은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감성과 개성을 강조하며 신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 이종 산업 간의 경계 침범도 치열하다. 안다르, 젝시믹스 등 애슬레저 브랜드는 운동복 제작 노하우를 살려 언더웨어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며, 거대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이미 남녀 이너웨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 티르티르 오너였던 이유빈 대표가 이너웨어 브랜드 ‘마른파이브’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드는 등 자본력을 갖춘 외부 인사들의 진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결국 지금의 이너웨어 시장은 온라인화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고 진입 장벽이 낮아진 동시에,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패션의 영역으로 완전히 편입되었다. 단순히 편한 옷을 넘어 자신의 감도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 이너웨어 시장에서, 과연 어떤 브랜드가 2조 원대 시장의 최종 승기를 잡을지 패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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