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학생복 업계, 생태계 위협 속 ‘등골 브레이커’로 찍힌 교복 실상은?

홍수정 기자 (hsj@fashionbiz.co.kr)
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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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5학년도부터 시행된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 10년 넘게 제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교복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 이면의 학생복 업체의 애로사항을 살펴봤다.


[월요기획] 학생복 업계, 생태계 위협 속 ‘등골 브레이커’로 찍힌 교복 실상은? 168-Image

AI 생성 이미지


지난 2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을 ‘등골 브레이커’라고 지칭하며 교복 가격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교복 가격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매년 새 학기마다 학부모들은 ‘교복이 비싸다’라는 불만을 제기해 왔고, 이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교복 가격 안정을 위해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가 시행됐다. 


해당 제도는 학교장이 입찰을 통해 선정된 학생복 대리점과 계약을 하고 교복 구매를 주관하는 방식으로, ‘고품질 교복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자’라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교육부는 교복 가격 개선 방안을 발표했으며, 정장형 교복을 폐지하고 생활복 또는 체육복으로 전환하는 권고를 내렸다. 


이와 함께 일부 소비자들은 ‘교복 가격이 비싼 이유가 학생복 업계의 과도한 이윤 때문 아니냐’라며 의문을 제기했으나 학생복 업계는 정부가 지적한 교복 가격과 품목 선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오해가 계속되는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다. 



교복값 60만원? 실제는 ‘절반’ 정도 수준


학생복 업계 관계자 A씨는 이번 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A씨는 “이번에 교복값이 60만원이라고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전국 중·고등학교 교복 구매는 교육청에서 결정한 상한가 이내에서 나라장터를 통해 2단계 최저가 입찰제로 운영되고 있다. 2026년도 상한가는 동·하복 6pcs를 기준으로 17개 시·도 평균 34만원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60만원이라는 금액은 학부모가 동·하복 세트에 선택 품목인 여벌을 추가로 구매했거나, 국·공립을 제외한 특수목적 학교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특히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5년도 동·하복 6pcs 기준 전국 상한가 평균은 28만2309원이며, 2026년 전국 상한가 평균은 34만4566원이다. 이에 따라 12년간 교복값 인상률은 약 22% 수준에 그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리점주 마진 25%… 일반 브랜드 대비 낮아


A씨는 “학생복 품목 선정도 학교와 학부모 재량이다. 또한 낙찰된 학생복 대리점주는 나라장터를 통해 지정된 소상공인으로, 학생복 브랜드 및 생산업체로부터 완사입 형태로 제품을 들여와 학생들에게 공급한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 과정에서 대리점주의 평균 마진은 약 25% 수준으로, 일반 패션 브랜드의 평균 마진이 30%대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제기되는 학생복 관련 문제 중 하나는 ‘품질’이다. 학생복은 공인인증기관의 품질 인증과 국산 섬유제품 인증을 받을 경우 낙찰 과정에서 가산점이 부여되기 때문에 사용되는 소재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돼 있다.


학생복 업계 관계자 B씨는 “교복에 사용되는 원단은 대표적인 학생복 브랜드들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어 브랜드별 원단 품질이 다르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꼬집었다. 


소재 등 품질 문제 억울, 상향 평준화된 실정


그러면서 “다만 교복 제작 과정에서는 ‘시간 문제’가 늘 걸림돌로 작용한다. 학교와 대리점 간 낙찰 계약이 통상 8월경에 이뤄지는데, 이후에야 학생복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납기는 다음 해 2월경이기 때문에 원단 발주부터 1~2차 완제품 생산까지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촉박한 일정이지만 이마저도 비교적 나은 상황이다. 낙찰 시기는 교육부의 ‘권고 사항’에 불과해 모든 학교가 8월에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지역별 8월 입찰 마감 평균 비중은 서울 22%, 인천 24%, 경기 41%로 수도권 학교에서도 8월 내 입찰 마감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복 업체는 생산 기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납기 기한을 지켜야 한다. 입학식 이전까지 제품 납품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대리점이 ‘지연배상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계는 초단기 생산 공정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업계는 사투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학생복 변화 시도에 대해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학생복 생산업체와 대리점주가 소상공인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이들이 입게 될 피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학교·학부모-학생복 업계 ‘3자 커뮤니케이션’ 필요


A씨는 “학생복 업계도 교복이 생활복 중심으로 변화하는 제도에 대해 수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정책이 한 번에 바뀔 경우 재고 부담은 물론 소재에 맞는 봉제 기계를 전면 교체해야 해 비용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또한 학생복 생산의 중심인 국내 봉제산업은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봉제 기술자들이 기계를 모두 교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제도가 일시에 바뀔 경우 국내 봉제산업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어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상호 입장을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B씨는 “정부와 학생, 학부모, 학교 관계자, 학생복 브랜드 및 대리점 등 관련 주체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2월 말 교육부가 주최한 교복제도 개선 현장간담회는 ‘속 빈 강정’이었다. 간담회에는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학생, 학부모, 학교장 등이 참여했는데 정작 학생복 업계 관계자들은 초대를 받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계속해서 학령 인구가 줄어들어 생태계가 무너질까 봐 우려하는 학생복 업계가 이번 교복값 논란 이후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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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 기자  hsj@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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