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후 페그렉 대표 "페그렉 감성으로 주얼리 넘어 패션 확장"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26.04.09 ∙ 조회수 752
Copy Link

[인터뷰] 김지후 페그렉 대표

김지후 페그렉 대표(사진-구경효 기자)


“페그렉(Peg Leg)은 의족이라는 뜻인데, 걸어갈 때 몸을 지탱해 주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그런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페그렉 주얼리를 착용함으로써 착용자에게 작은 힘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됐으면 한다. 목걸이 하나만으로도 기죽지 않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주얼리를 만들고 싶다.”


김지후 페그렉 대표의 말이다. 2023년 주얼리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페그렉’은 첫 룩북 공개 직후 스타일리스트들의 협찬 문의가 쏟아지며 단숨에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이후 에스파와 (여자)아이들 등 K-팝 셀럽들이 착용한 주얼리로 알려지며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 


K-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흐름과 맞물리며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이 이어졌다. 브랜드의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2023년 처음으로 참가한 트레이드쇼에서 해외 수출 계약을 성사했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7개의 편집숍에 입점해 있다. 또 미국, 프랑스, 홍콩 등 다양한 국가에서 입점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신생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인 속도다. 


K-팝 셀럽 착용 후 급상승, 단숨에 글로벌까지



이처럼 주얼리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낸 김지후 대표는 의외의 이력을 갖고 있다. 디자인이나 주얼리를 전공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성악을 전공했다. 언뜻 패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고, 유학을 준비하는 시기에 자신의 표현 욕구를 좀 더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는 길을 고민하게 됐다.


그 고민의 끝에서 선택한 것이 바로 ‘창작’이었다. 취미로 시작한 일러스트 작업은 점차 본격적인 창작 활동으로 이어졌고 작가로 활동하며 출판까지 준비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획을 접게 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진로를 돌아보게 됐다. 그 시기를 지나며 김 대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분명했다. 


그녀는 “워라밸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며 “일과 휴식이 분리된 삶보다는 일 자체가 즐거워 계속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패션 창업이 나의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론칭 전 그는 쇼핑몰에서 일하며 촬영, 기획, 운영 등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했다. 이후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 보자’라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기준을 세웠다. 가장 자신 있는 손 스케치를 기반으로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했고, 그 스케치에서 출발해 페그렉의 첫 컬렉션이 완성됐다.


[인터뷰] 김지후 페그렉 대표


성악 전공 출신 주얼리 디렉터 ‘신선함’ 승부



아이러니하게도 패션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은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정해진 패턴이나 방식에 얽매이기보다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형태를 자유롭게 시도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실루엣이 나오기도 한다”라며 “그 ‘날것’ 같은 감각이 오히려 신선한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유로운 창작 방식은 디자인 영감에서도 드러난다. 특정 영화의 장면이나 책 속 문장처럼 감정적인 순간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세포의 구조나 빛이 반사될 때 나타나는 색감과 형태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유니크한 형태의 액세서리로 구현된다.


이 같은 독창성 때문일까. 국내 유통 채널에서도 빠르게 러브콜이 이어졌다. 현재 백화점 팝업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팝업은 6개월에서 1년까지 장기 운영될 만큼 반응이 좋다.


팝업 성과 굿, 4050세대 워크인 고객도 잡아


이러한 반응은 매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루 최대 800만~1000만원, 주간 기준 4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존 팬덤 고객뿐 아니라 워크인 고객과 40~50대 소비자까지 유입되며 고객층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한편 페그렉은 주얼리 브랜드이지만 최근 의류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2025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아드베스’와 협업해 주얼리뿐 아니라 의류 디자인과 패션쇼 기획 전반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당시 완성도 높은 의류와 독창적인 콘셉트의 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페그렉은 자체 브랜드에서 의류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2025년 8월 첫 의류 라인을 론칭했다. 주얼리를 구매한 고객들이 “어떤 옷과 매치하면 좋을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고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토털 스타일링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페그렉스러움’ 살려 라이프스타일 영역 확장


동시에 ‘페그렉스러움’을 살린 가방을 비롯해 다양한 잡화와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올해는 해외 비즈니스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꾸준히 온·오프라인 리오더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정규 매장 입점과 팝업스토어 운영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조급하기보다 차근차근 일본 시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