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 컬러 · 소재 올 체인지” 남성 셔츠 마켓 재편 어떻게?

국내 남성 셔츠 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전통적인 드레스 셔츠 수요가 줄어든 반면 개성 있는 컬러와 디자인을 앞세운 캐주얼 셔츠 수요가 늘어나면서 셔츠 업계가 분주해졌다. 관리의 편의성과 기능을 결합한 제품군 등 셔츠의 선택 기준을 바꾼 셔츠 리더 3인방을 만났다.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던 남성 셔츠 마켓에 ‘올 체인지’를 내세우며 돌파구를 찾은 브랜드들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정장 스타일링의 기본 아이템으로 인식됐던 드레스 셔츠를 최근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캐주얼화, 출퇴근 복장, 아우터 대용 등 활용 범위를 확장하며 신성장동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셔츠 리딩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능성 소재 개발을 통해 드레스 셔츠의 실용성을 높이거나, 클래식 셔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컬러와 디자인 중심의 캐주얼 셔츠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닥스셔츠, 클래식 + 기능성 ‘모던 클래식’ 앞세워
트라이본즈(대표 구본순 · 구본진)의 ‘닥스셔츠’는 2026 S/S 시즌 콘셉트를 ‘테이트 모던(TATE MODERN – Urban Regeneration in London)’으로 제시했다. 1994년 런던의 낡은 발전소를 현대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테이트 모던 프로젝트에서 영감받아 클래식한 셔츠에 현대적 기능성과 혁신을 더한 ‘모던 클래식’을 표현했다.
대표 제품은 시그니처 화이트 드레스 셔츠다. 이 제품은 물세탁이 가능하고 세탁 후 다림질 하지 않아도 착용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베스트셀러다. 드레스 셔츠의 단점으로 꼽히던 관리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제품은 울 혼방 캐주얼 체크 셔츠다. 닥스셔츠 고유의 하우스 체크 패턴에 울 소재의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손세탁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클래식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닥스셔츠의 체크 셔츠는 울 소재 특유의 탄탄함으로 아우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네 가지 핏 세분화 통해 체형별 맞춤형 제안
핏 구성은 네 가지로 세분화했다. 레귤러핏은 50~60대 일반 체형을 위해, 컴포트 슬림핏은 체형을 관리하는 고객을 위해 준비했다. 더 마른 체형 고객에게는 슬림핏을, 여유 있는 착용감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세미 오버핏을 제안한다.
제작 과정에서는 완성도를 강조한다. 입체 패턴과 봉제 방식을 적용해 좌우 균형을 유지하고 특정 부위에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여러 차례의 시침과 피니싱 공정을 추가해 착용감을 개선했다. 또한 암홀과 칼라 부분에 특수 처리를 적용해 구김을 최소화하고 깔끔한 실루엣을 유지하도록 했다.
닥스셔츠의 핵심 고객층은 50~60대다. 단골 고객은 목적 구매 비율이 높아 한번 방문하면 두 벌 이상 구매하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면 100% 소재보다 구김이 적고 관리가 쉬운 기능성 소재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예작, 기능성 소재로 드레스 셔츠 경쟁력 강화
형지I&C(대표 최혜원)의 남성 토털 이너웨어 브랜드‘예작’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소재 기술력이 강점이다. 소재별 특성을 고려한 패턴 설계와 재단, 봉제, 심지 세팅 등 제작 공정을 세분화해 소재에 최적화한 셔츠를 구현한다. 이는 셔츠 브랜드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반영한 전략이다.
이번 2026 S/S 시즌 콘셉트는 ‘어보브 더 셔츠(Above the Shirts)’로 설정했다. 전통적인 셔츠의 개념을 넘어 소재 혁신을 결합한 ‘아트 오브 패브릭 셔츠(Art of Fabric Shirts)’를 제안한다.
대표 제품은 ‘어보브 더 리넨 라인(Above the Linen Line)’으로 천연 리넨 특유의 통기성과 경량성을 유지하면서도 세탁 편의성과 구김 개선, 스트레치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리넨 셔츠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관리 부담을 줄이고 여름 셔츠의 실용성을 높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통망 10% 확장, 이너웨어 토털 브랜드로 확장
예작의 핏 구성은 레귤러핏과 슬림핏 두 가지다. 레귤러핏은 40~50대 고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루엣을 제안하며, 슬림핏은 좀 더 젊은 30~40대를 겨냥한 디자인이다.
브랜드 구성의 약 80%가 셔츠 카테고리일 만큼 셔츠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S/S 시즌에 티셔츠와 니트 등 캐주얼 아이템을 주력으로 스타일링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한 솔리드 컬러 위주에서 패턴물, 스트라이프, 컬러 블로킹 등 다양한 조직과 패턴물 구성으로 디자인을 다양화했다.
현재 예작의 주요 소비층은 40~50대이며 흥미로운 점은 구매자의 60%가 여성 고객이라는 점이다. 배우자나 가족을 위한 선물 수요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페라로밀라노, 개성 있는 컬러로 판매율 100% 달성
슈페리어(대표 김대환)의 컨템퍼러리 남성복 브랜드 ‘페라로밀라노’는 이탈리안 감성을 기반으로 한다. 토털 브랜드지만 셔츠 품목에서 캐주얼 셔츠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셔츠 상품 수를 늘려가고 있다.
김영한 페라로밀라노 디자인실 실장은 최근 셔츠 시장에 대해 “어덜트 캐주얼 시장에서는 한동안 셔츠 품목에 대한 주목도가 낮았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셔츠 판매율이 상위권을 기록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따뜻해진 날씨의 영향으로 재킷 대신 아우터로 셔츠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품이 크거나 두께감이 있는 아우터형 셔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페라로밀라노는 셔츠 아이템 수와 컬러 수를 확대하고 있다.
가격 · 소재 폭을 넓혀 다양한 선택권 제공
대표 제품은 투톤 리넨 셔츠다. 두 가지 원사를 혼합해 깊이 있는 색감을 구현했으며 재킷 안에 입었을 때 칼라가 무너지지 않도록 연구를 통해 구조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민트와 핑크 등 원색 계열의 개성 강한 컬러도 장점이다. 지난 시즌에서는 레드와 블루 컬러 셔츠가 판매율 100%를 기록하며 높은 반응을 얻었다.
핏은 기존 슬림핏 중심에서 최근에는 릴렉스 핏으로 확장했다. 가격대는 반소매 셔츠 약 14만원부터 리넨 셔츠 25만원으로 구성해 선택권을 넓혔다. 김 실장은 “다른 브랜드에서는 보기 어려운 컬러감이 있는 셔츠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며 “비비드 컬러와 자체 개발 프린트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력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주요 소비자는 40~50대로 ‘목은 가늘어지고 배는 나오는’ 소비자 평균 체형에 맞춰 아래에서 두 번째 버튼홀을 가로로 제작해 착용감을 개선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기울였다. 브랜드 고유의 트로피컬 혹은 도트 프린트로 포인트를 주는 셔츠로 감각적인 3040세대를 공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셔츠 시장이 단일 카테고리에서 세분된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주요 셔츠 브랜드의 핵심 고객층이 40~60대에 집중된 만큼 디자인, 핏, 스타일링 제안을 통해 20~40대 고객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라는 분석이다.
결국 셔츠 시장의 다음 성장 국면은 젊은 소비자의 선택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전략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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