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라이브·쇼핑까지’ 현장 투입된 패션 AI 솔루션 3
AI 기술은 더 이상 ‘도입 검토 대상’이 아니라 패션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실사용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촬영 없는 룩북으로 콘텐츠 제작 구조를 바꾸는 라온버드의 ‘라온젠’, AI 기술로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는 사맛디의 ‘사맛디’, 라이브 · 숏폼을 AI로 최적화해 커머스 운영 효율을 높이는 모비두의 ‘소스’까지, 패션계 전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패션 AI 기업을 만나봤다.

AI 솔루션 3(라온젠, 사맛디, 소스)
패션업계에 AI를 접목하는 업무 영역이 넓어지면서 현장에서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솔루션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라온버드’ ‘사맛디’ ‘모비두’는 현재 패션업계 실무자들 사이에서 유망주로 꼽히는 곳이다. 이들 업체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일까.
먼저 패션 AI 솔루션 기업 라온버드(대표 천세욱)의 핵심 솔루션인 ‘라온젠(LaonGEN)’은 상품 이미지를 기반으로 룩북과 모델 컷을 생성하는 패션 특화 AI다. 사용자는 의류 이미지를 업로드한 뒤 원하는 분위기를 텍스트로 입력하거나 레퍼런스 이미지를 추가하면 된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모델, 배경, 무드를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한다. 솔루션의 핵심은 의류 변형의 최소화다. 패턴, 질감, 실루엣이 변형될 경우 곧바로 CS 이슈로 이어지는 패션 산업 특성을 고려해 실제 고객에게 노출되는 판매용 이미지의 안정적인 퀄리티 구현에 집중했다.
라온젠은 ‘B2C 웹 서비스’와 ‘B2B 기업용 솔루션’으로 나뉜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프로젝트당 최대 4장의 AI 룩북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며, 장당 이용 금액은 1000원이다. 기업용 솔루션은 최대 18장 생성할 수 있고 다중 큐 처리 구조를 지원해 대량 생성 환경에서도 실무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5년 약 15만장의 이미지를 생성했으며, 올해는 100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라온버드, 파트너사 10배 증가 · 이미지 생성량 100만장 확대 전망
실제 국내 대형 벤더사 및 패션 브랜드에서도 업무에 라온젠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샘플 제작 이전 단계에서 AI 룩북과 영상을 통해 완성 제품의 방향성을 바로 보여주면서 브랜드 측이 즉각적으로 콘셉트와 무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브랜드 반응을 빠르게 확인한 뒤 생산에 돌입할 수 있어 불필요한 샘플 제작과 의사결정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LF의 경우 작년 10월 헤지스의 신규 라인인 ‘헤지스키즈’의 디지털 룩북을 라온버드와 협업해 제작했다. 기존 촬영 중심 룩북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 이미지 생성 기술만으로 브랜드 전개를 시작한 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라온버드는 룩북 서비스를 넘어 AI 기술을 패션 기업 전반의 의사결정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지 룩북 서비스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 중인 기업 고객 전용 ‘영상 콘텐츠 생성 서비스’를 비롯해 고객사 레거시 상품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추천·기획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LF ‘헤지스키즈’ 등 실제 적용 사례 늘어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왔던 기획 영역을 데이터 기반으로 보완하는 방식이 가능해지며 그동안 축적해 놓고 활용하지 못했던 레거시 데이터가 실질적인 기획 자산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라온버드는 AI를 단순한 콘텐츠 제작 도구가 아닌 패션 기업의 기획 · 검증 · 콘셉트 도출 과정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토털 AI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유료 고객사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라온버드는 2026년 기업 고객 수가 전년대비 10~1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매출 200억~1000억원대 규모의 패션 기업들이 핵심 고객군으로 자리 잡았으며, 동시에 100억원 미만의 중소 브랜드들도 경량화된 라온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이미지로 감성 읽어내는 패션 AI ‘사맛디’
사맛디(대표 서철우)는 패션의 감성과 취향을 인식하는 자체 개발 비전 AI를 기반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채널 모두를 공략하고 있다. 사맛디의 강점은 패션 특화 인식 AI 기술 ‘사맛디 OAS’와 자연스러운 가상 착장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사맛디 VTON’이다.
사맛디 OAS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의류의 종류 · 실루엣 · 스타일 · 무드 등 패션 속성을 자동 태깅(Tagging)하고 이를 정량화된 데이터로 변환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착용한 의류 이미지를 분석해 ‘클래식’ ‘모던’ ‘캐주얼’ 등 맥락적 언어로 스타일을 해석하고 이를 추천과 설명에 활용한다.
사맛디 VTON은 사용자와 상품의 이미지를 활용해 현실적인 수준의 자연스러운 가상 착장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실착하지 않아도 상품 착용 모습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두 기술은 ‘스마트 미러(Smart Mirror)’와 ‘라이브 레커그니션(Live Recognition 이하 LR)’ 솔루션으로 구현된다. 오프라인 현장에서 카메라로 고객을 인식한 뒤 착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무신사 · LF · 현대百’ 등과 협업 눈길
이처럼 사맛디는 자체 AI 기술과 글로벌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결합해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고객의 감성을 이해하는 경험형 패션 AI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 강점을 바탕으로 작년 다양한 브랜드 및 리테일러와 여러 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 ‘AI 분석 톤앤매너 패션 스타일링 제안 서비스’를 선보였다. 천호점 내 입점 브랜드 DB 정보를 연동해 사맛디 스마트미러를 통해 제품명과 상품 금액, 매장 위치, 세일 정보 등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여기에 AI로 분석한 스타일링 결과지를 카카오톡으로도 받아볼 수 있어 쇼핑 편의성을 제공했고 구매 전환 유도로 연결했다.
또 무신사 소담상회 팝업 입구와 매장 내에 고객들이 스마트미러와 LR을 통해 자신의 패션 취향과 스타일을 분석하고 개인화된 추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함께 상품별 QR코드를 통해 무신사 온라인스토어와 연동돼 고객들은 현장에서 바로 모바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가상 피팅’ 결합 스마트 미러 상용화 예정
사맛디는 AI 솔루션 제공을 넘어, 브랜드의 IT 파트너로서 글로벌 브랜드 ‘바버’ ‘아떼바네사브루노’ 자사몰 구축 · 운영과 ‘에트로’ ‘모스키노’ 코리아 백엔드 연동까지 수행하며 기술 검증과 수익 구조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지난 1월 구글 프리미어 파트너인 TPCG와 MOU를 체결했으며, 자사 AI 기반 가상 룩북 서비스 ‘옷똑 AI 스튜디오’도 상용화할 예정이다. 3월에는 바버 온라인 커머스 위젯을 론칭하고 가상 피팅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무신사 성수 소담상회에 배치된 스마트 미러에는 사맛디 VTON과 결합한 업데이트를 진행해 본격적인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다.

모비두, AI로 ‘라이브커머스’ 운영 단가 낮춘다
모비두(대표 이윤희)는 자사몰 환경에서 라이브를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B2B 서비스 ‘소스라이브’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원스톱 커머스 솔루션 기업이다. 올해는 AI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라이브커머스와 숏폼, AI 챗봇과 AI 쇼호스트 등 솔루션 범위를 확장해 고객사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운영 단가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모비두는 소스라이브 외에도 △라이브커머스 특화 광고 ‘소스애드’ △콘텐츠 제작 ‘소스메이커스’ △숏폼 커머스 솔루션 ‘소스클립’ △숏폼 광고 자동화 ‘클립부스터’ △AI 숏폼 추출 ‘쇼킷’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솔루션 ‘소스링크’ △AI 기반 풀퍼널 분석 ‘소스애널리틱스’ 등 커머스 성장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월 540건 이상의 라이브 방송을 안정적으로 송출하며, 국내 라이브커머스 트래픽의 약 20%를 처리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AI 기술을 솔루션과 결합해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라이브 종료 후 재송출되는 ‘리라이브(ReLIVE)’에 AI 챗봇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라이브 당시 쇼호스트 발언 내용과 상품 정보 등 고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AI가 실시간으로 답변하면서 고객 리텐션이 증가하고 있다. AI를 통해 무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고객사는 재방송에 따른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전체 고객사가 진행하는 방송의 25% 이상이 현재 리라이브로 진행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숏폼 편집 등 AI 기술로 구현
최근 AI 보이스 기능도 추가했다. 브랜드의 톤앤매너에 맞춘 특색 있는 목소리를 타입캐스트(Typecast) API를 활용해 구현했다. 방송 관리자가 소스라이브 어드민에서 사전에 대본을 입력하거나 라이브 방송 중 송출하고 싶은 문구를 입력하면 즉시 고품질 AI 음성으로 변환해 송출할 수 있다. 빠른 응답 속도와 자연스러운 음성 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라이브 환경에서도 끊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숏폼 커머스 영역에서는 AI 기반 숏폼 추출 솔루션 쇼킷이 있다. 매일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브랜드는 매번 다른 형태의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사가 제작한 롱폼과 라이브 영상에서 원하는 구간(상품 정보, 가격 할인)을 설정해 자동 추출해 20~30초 숏폼으로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5년 전년대비 전체 고객사는 약 30% 증가했으며, 특히 패션 카테고리 매출 비중은 17% 이상 성장했다. 2025년 패션 라이브커머스 방송 수는 전년대비 71% 증가한 1449회에 달했으며, 같은 기간 시청자 수는 약 2900만명에서 3400만명으로, 시청 시간은 39만 시간에서 47만 시간으로 각각 19%씩 증가했다.
AI 기술은 이미 패션 산업 현장에 들어왔다. 제작 효율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정교화하며, 운영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산업 전반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AI 활용 여부는 이제 패션 기업의 실행 속도와 수익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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