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냐 축소냐… 패션업계, ‘지속가능’에 대한 엇갈린 행보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26.01.23 ∙ 조회수 3,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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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패션 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중장기 전략이자 생존 논리로 자리 잡았지만, 비재무적 가치로 평가되며 수익화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 패션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며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속도와 방향성은 기업마다 엇갈리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전략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며 성과를 내는 반면, 다른 일부는 시장 환경과 비용 부담 속에서 축소·재편을 선택하고 있다.


‘블랙야크’와 ‘나우’ 등을 운영하는 BYN블랙야크그룹(회장 강태선)은 ESG 전략팀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적용과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투명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를 제품에 적용하며, 관련 TFT(태스크포스팀)를 통해 자원 순환 기반의 순환 경제 패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무신사(대표 조만호 조남성)는 지속가능 전문 카테고리 ‘무신사 어스(MUSINSA EARTH)’와 ‘이구어스(29CM EARTH)’를 운영하며 플랫폼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큐레이션 방식을 '브랜드' 중심에서 개별 제품 단위로 확장한 결과, 지난해 합산 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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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어센틱 야상 다운 코트 화보(좌) / 무신사 어스·효성티앤씨 협업 컬렉션 화보(우)


반면 일부 기업은 지속가능성 추진력을 약화하거나 조직 구조를 재편하며 전담 조직을 축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패션 기업 A사는 전사적 효율화에 주력하는 차원에서 지속가능 전담 조직을 해산시켰다. 자사 친환경 브랜드와 패션 특화 ESG 경영 실현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매출을 정상화하고 흑자 전환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보고 전담 조직 대신 타 부서로 기능이 흡수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또 B 플랫폼은 자체 브랜드를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 전환해 지속가능 패션을 실현하는데 의미를 뒀지만, 환경친화적인 브랜드로 꾸준히 이끌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공정 과정 대비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자 리뉴얼 1년 만에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중심의 패션 기업에서 ESG는 여전히 비재무적 가치로 분류된다”라며 “결국 재무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업의 오너가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직접 챙겨야 할 영역”이라며 “지속가능 패션기업으로서 가치를 끌어올리고, 선진화된 ESG 문화를 사내에 전파하기 위해서는 그 만한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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