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제친 '아베크롬비'? 한때 몰락했던 브랜드가 다시 뜬 이유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26.01.07 ∙ 조회수 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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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제친 '아베크롬비'? 한때 몰락했던 브랜드가 다시 뜬 이유 3-Image

사진설명=아베크롬비앤피치


한때 상징적인 인기를 누렸던 ‘아베크롬비앤피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0년대 초반 한국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던 이 브랜드는 이후 ‘몰락한 브랜드’라는 평가 속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리브랜딩 이후 글로벌 Z세대를 중심으로 트렌드 아이콘으로 재부상하며 실적과 주가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아베크롬비앤피치는 2010년대 초반 인종·외모 차별 논란에 휘말리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날씬하고 잘생긴 백인만을 위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당시 CEO였던 마이크 제프리스의 외모 관련 발언이 논란을 키우며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17년이다. 프랜 호로위츠가 CEO로 취임하면서 전면적인 리브랜딩에 착수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마케팅 메시지부터 제품 디자인, 매장 경험 전반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동시에 디지털 전환과 SNS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핵심 타깃으로 삼았다.


한번 몰락한 브랜드?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 제쳤다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아메리칸 캐주얼’로 브랜드를 재정의한 이후, 아베크롬비앤피치는 다시 상승 궤도에 올랐고 이는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2023년 아베크롬비앤피치의 연간 주가 상승률은 285%를 기록하며, 같은 해 나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233%를 넘어섰다. 패션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로, 투자 시장에서도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


이 같은 상승세는 2025년에도 이어졌다. 아베크롬비앤피치는 2025 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13억 달러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한 수치로, 12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업계에서는 2025년 연간 매출을 약 52억 달러(약 7조 5342억) 수준으로 추정하며, 회사 역사상 최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Z세대를 확실히 장악한 아베크롬비앤피치는 다시금 아시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전반에서 트렌드의 중심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베크롬비앤피치만의 자유로운 아메리칸 무드, Y2K 스타일이 아시아 Z세대의 취향과 맞아떨어졌고, 관련 스타일링 팁이 SNS에 화제가 되면서 브랜드의 두 번째 전성기를 현실화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친 '아베크롬비'? 한때 몰락했던 브랜드가 다시 뜬 이유 1508-Image

사진설명=아베크롬비앤피치 관련 국내 SNS 캡처 이미지


Y2K 트렌드 타고 한국, 중국 등 아시아도 '주목'


이에 힘입어 이 브랜드는 베이징과 난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캐주얼 중심의 신규 콘셉트 매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고, 홍콩에는 코즈웨이베이와 샤틴에 대형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는 등 중국 M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Y2K 스타일과 핀터레스트 코디가 유행하면서 아베크롬비앤피치와 산하 브랜드 ‘홀리스터’의 퍼 후드 집업, 패딩 등 대표 아이템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도 아베크롬비의 집업 제품은 10만원대 이상의 고가인 점,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는 희소성으로 주목받았고, 특히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노는 언니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시 회자되며 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는 공식 유통망이 없어 직구와 빈티지 구매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베크롬비앤피치는 2013년 서울 청담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지만, 브랜드 이미지 악화 여파로 2017년 한국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2017년 한국 사업 철수 -> 빈티지 제품 거래량 ↑


대표적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관련 검색량과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번개장터에서는 ‘홀리스터’가 키워드 검색량 증가 1위를 기록했으며, 전주 대비 검색량이 약 22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 중심으로 홀리스터 패딩과 퍼 후드 집업이 ‘역주행’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바이럴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아베크롬비가 다시 유행한다’는 주제의 콘텐츠는 조회수 270만회를 넘겼고, 미국 홀리스터 매장에서 직접 착용한 패딩 리뷰 영상 역시 5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한때 ‘시대에 뒤처진 브랜드’로 평가받던 아베크롬비앤피치는 다시 트렌드의 중심에 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브랜드 중 하나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과거 회상에 기댄 반짝 재부상이 아닌 만큼, 향후 행보와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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