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장 수주 성과’ 서울시-무신사, 1만 브랜드·봉제업체 잇는다

서울시·무신사 업무협약(MOU) 체결식(사진=이지은 기자)
서울시(시장 오세훈)이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5일(오늘) 오전 10시 무신사 성동구 성수동 본사에서 서울 패션봉제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최근 K-패션의 주요 매출 채널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많은 신진 브랜드가 브랜딩·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성장의 한계를 겪고 있다. 또 중국·베트남 등 해외 저임금 국가로 의류 생산이 이동하며 서울 봉제업체들은 일감 감소로 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서울 봉제업체의 86%가 4인 이하 영세 규모이며, 종사자의 80%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지역사회연구원 자료에서도 봉제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책으로 ‘일감 수주 지원’이 꼽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무신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신진 브랜드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육성하고, 디자이너와 서울시 내 우수 봉제 장인 간 일감 연계에 나선다.
협약 주요 내용은 ▲ 무신사 플랫폼 입점 브랜드(약 1만개)와 서울 봉제업체 간 일감 연계 플랫폼 활성화 ▲ 서울시 X 무신사 차세대 유망 K-패션 브랜드 30개 공동 육성 ▲ 패션봉제산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상생 협력 사업 추진 등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 박준모 무신사 대표이사, 이혜인 서울패션허브 센터장, 김규순 엘리제레 대표 등 관계자 12명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봉제업계 최대 애로사항인 ‘일감 부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디자이너–봉제업체 간 연결을 효율화하기 위한 원스톱 일감 연계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중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시·무신사 업무협약(MOU) 체결식(사진=이지은 기자)
서울시와 무신사는 내년 초 성장 잠재력이 높은 브랜드 30곳을 공동 선정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주기 성장을 함께한다. 서울시는 브랜드 기초 역량 강화를 위해 3억원을 투자하고, 신진 브랜드의 시제품 제작 지원에 브랜드당 5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동남아에서 급증하는 무단 상표 도용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IP 출원도 돕는다.
서울시는 그동안 봉제산업 일감 연계 기반 마련을 위해 우수 샘플·패턴·봉제업체 1015개 DB를 수합·검증하고, 디자이너–봉제업체 간 연결 시스템을 준비해왔다. 또 우수 봉제 업체인 엘리제레와 서울패션허브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총 7000장 규모의 수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서울패션허브는 동대문을 거점으로 국내 패션산업을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디자이너–봉제업체 간 일감 연계, 국내 생산 기반 확보, 브랜드 육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일감 매칭 및 브랜드 육성 사업의 실질적 인프라로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김규순 엘리제레 대표는 “현재 봉제업체는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대금 문제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자리를 떠나 생산력이 저하되고 지출이 늘어나 문을 닫는 공장은 물론, 국내에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일감들마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이번 무신사와의 직접 거래는 봉제업체의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찾아가는 컨설팅' 검색부터 의뢰까지 원스톱 지원
내년에는 이를 한 단계 확장해 디자이너 누구나 손쉽게 봉제업체 검색·상담·일감 의뢰까지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상반기 중 구축할 방침이다. 무신사는 1만개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를 홍보해 일감 연계 플랫폼 확산을 이끌 예정이다.
아울러 ‘찾아가는 의류 제조 코디네이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월 1회 무신사 스튜디오를 방문해 입주 신진 브랜드 대상으로 국내 제조 상담을 진행하고, 최적의 봉제업체를 지속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국내 브랜드가 숙련된 제조 장인을 만나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면 K-패션의 퀄리티가 한층 높아지고, 산업 전반의 신뢰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무신사와 서울시가 힘을 합쳐 차세대 유망 브랜드를 함께 발굴하고, 기초 역량 교육을 비롯해 마케팅 지원 등 브랜드 육성을 위한 전주기 성장 지원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K-패션의 경쟁력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봉제 장인의 정교한 기술력이 결합될 때 완성된다”라며 “지속가능한 패션 생태계가 공고해지고, 서울 패션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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