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올 한 해 어떤 일이?" 2025 패션마켓 핫이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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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5년을 마무리하며 본지 <패션비즈>가 올 한 해를 되돌아보는 핫 이슈 10가지를 선정했다. 올해는 내수 시장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패션마켓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불황을 실감케 했다. 패션 대기업에서부터 중소업체까지 닫힌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 설상가상으로 날씨마저 예상을 빗나가면서 마른 장마와 늦더위로 시즌 매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로섬 게임’으로 평가된 올해 패션시장은 작년에 이어 54조원에 그쳤으며, 스포츠 · SPA · 핸드백 등 몇몇 복종만 성장세를 타고 나머지는 역성장을 면치 못한 암울한 한 해였다. 그렇지만 글로벌 마켓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 브랜드들은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어 고무적이다.
올해 가장 크게 이룬 성과라면 K-패션과 K-뷰티가 글로벌 무대에서 위상을 드높인 점이다.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시장을 휘어잡으며 K-패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유통의 변화도 인지된다. 백화점과 가두 대리점 등 정통적인 오프라인 매출이 약세인 대신 신유통 채널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유튜브쇼핑, 라이브쇼핑, 편의점 등을 들 수 있다.
브랜드뿐 아니라 인력에도 세대교체가 확실하게 일어나는 중이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부터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까지 1980~1990년대생 리더들의 대활약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패션마켓 전반에 AI가 스며들면서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경기침체 속에서 ‘유니클로’ ‘무신사스탠다드’ 등 SPA 브랜드와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가 인기를 끌었고, 합법적 유사품을 즐기는 듀프 소비가 확산됐다.
또 글로벌 인기 브랜드들이 한국에 직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으며, 트렌드로는 작년에 이어 ‘러닝코어’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러닝화와 러닝용품 브랜드들의 전성기를 맞았다. 더불어 라부부에서 케데헌까지 캐릭터의 인기가 절정이었다. 또한 개개인의 추구미가 다양해지면서 유행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금세 또 다른 트렌드로 바뀌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2025년 패션업계에서는 어떤 큰 변화들이 있었는지 10가지 이슈를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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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K-패션과 K-뷰티의 글로벌 공략이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가속화되는 한 해였다. K-패션 대표 주자였던 ‘3마(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마르디메크르디)’의 열풍은 작년에 비해 조용한 것 같아 보였지만 일본과 중화권,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주로 일본과 대만에 집중돼 있던 공략지를 아시아, 미주, 유럽 시장 등으로 적극 확장하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 하고하우스의 ‘마뗑킴’은 일본 오프라인 출점과 더불어 미국 아마존에 공식 입점해 북미 지역 공략을 시작했고, 불가리아와 체코 등 유럽 편집숍에도 진출했다. 특히 지난 10월 말에는 태국 유통 기업 센트럴그룹과 2030년까지 600억원 규모 유통 계약을 하며 화제를 모았다. 2024년 10월 홍콩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 지 1년 만의 성과다.
레이어의 ‘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지난 9월 대만에 오프라인 매장 2개를 포함해 홍콩, 방콕, 중국 등지에 7개점을 운영 중이다.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마르디메크르디’는 올 하반기부터 중화권 시장 운영을 모두 직영으로 전환했다. 지난 10월을 기준으로 기존 중국 시장 현지 유통 담당이었던 미스토홀딩스, 상하이 파트너 만토바와 계약 및 오프라인 매장 전개를 모두 종료했다. 이후로는 직접 현지에 지사를 세워 현지 유통 파트너와 협업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스노우피크어패럴’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젝시믹스’ 등 국내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대만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고 ‘안다르’ ‘ 던스트’ 등은 미주 시장 진출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 온라인과 일부 팝업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신예 브랜드들도 다양한 경로와 파트너를 통해 일본과 중국 등에 진출로를 모색 중이다.
기존 K-브랜드를 대표하던 ‘준지’ ‘송지오’ ‘솔리드옴므’ ‘타임’ ‘시스템’ 등 국내 컨템퍼러리 및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해외 공략 행보도 두드러졌다. 2023년 글로벌 전용 ‘타임파리’를 론칭한 한섬은 내년에 파리 생토노레 혹은 마레 지구에 플래그십을 오픈할 계획이다. ‘시스템’은 작년 6월 파리 마레 지구에 첫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으며, 시스템옴므는 내년 1월에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입점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준지는 작년 중국 베이징 SKP백화점과 상하이 릴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내며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장하고 있다. 작년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남성 플래그십을 연 송지오는 올해 여성 플래그십스토어를 추가로 오픈했고 내년에는 미국 뉴욕 플래그십 오픈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가장 품질 좋은 화장품은 한국에서 만든다”라는 말을 듣고 있는 K-뷰티의 인기는 더 뜨겁다. 단숨에 K-뷰티 빅3로 뛰어오른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한국 화장품의 자존심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헤라’ ‘애스트라’ ‘메이크온’ ‘코스알엑스’ 등과 더불어 ‘어뮤즈’ ‘아떼’ ‘조선미녀’ ‘달바’ 등 수많은 브랜드가 해외 시장 공략과 더불어 SNS에서 연일 핫이슈로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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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패션시장은 지난해보다 0.1% 하락한 53조7700억원 규모(추정치)로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올해는 내수 경기 침체 · 물가상승 ·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으며, 날씨마저 예상을 빗나가면서 패션 매출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은 늘어나는 데 비해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서 국내 패션산업에 전체적으로 안개가 드리워졌다.
그 결과 주요 패션기업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며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4590억원(-0.3%)에 영업이익 790억원(-37.8%), 한섬은 3분기 누적 매출 1조280억원(-2.0%)에 영업이익 250억원(-41.3%),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누적 매출 9232억원(-0.3%)에 영업이익 3억3400만원(-98.7%)을 기록하는 등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에 적신호가 켜지자 패션기업의 비용 감축과 인원 구조조정 등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으며, 주요 대기업은 인적 쇄신에 방점을 찍는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하는 등 대응책에 나서는 모습이다. 코오롱FnC부문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뼈아픈 결정을 하면서 업계 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뿐만 아니라 ‘JDX’ ‘UFC스포츠’를 전개하는 신한코리아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PAT’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독립문은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도 했다. 신한코리아는 조기졸업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중단하는 브랜드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섬이 여성 영캐주얼 ‘SJYP’를 중단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컷’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브랜드로 리론칭을 준비 중이다. 에스앤에이의 ‘컴젠’도 오프라인 유통을 빼고, 온라인으로만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올해 더네이쳐홀딩스의 ‘NFL’,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의 ‘미피키즈’가 라이선스 계약기간 종료와 함께 브랜드를 정리했으며,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코텔로’, 신원의 ‘마크엠’이 올해 사업을 접었다. LF의 니치향수 편집숍 ‘조보이’도 오프라인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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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계 리더십의 지형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1980년대생 CEO와 임원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산업 전반에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50·60대가 주축을 이루지만, 디지털 감각과 글로벌 감수성을 갖춘 젊은 리더들이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패션·뷰티 상장기업 48개, 비상장 3개사 총 51개 기업의 임원 평균 연령은 53.9세로 조사됐다. 40대 이하 비중은 25%를 넘어 젊은 임원 확대가 눈에 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1980년대생 대표들이 있으며, 오너 2세부터 자수성가형 창업자까지 다양한 젊은 리더가 공존한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36), 최준호 형지그룹 부회장(41), 조만호 무신사 대표(42), 이수연 젝시믹스 대표(43), 김지훈 에이유브랜즈 대표(44),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45) 등 젊은 CEO들은 브랜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메인스트림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패션 대기업을 중심으로 30~40대 임원 비중과 여성 임원 비율도 함께 늘어나면서, 조직 전반의 연령 구조도 변하고 있다. 2024년 45개 패션 상장기업 임원 보수 조사에서는 5억원 이상을 받는 임원은 56명으로 집계됐으며, 조직이 젊어지고 있는 만큼 회장, 대표, 상무 직급뿐 아니라 실장, 부장, 차장급에서도 억대 연봉자가 증가하고 있다.
윤윤수 · 성기학 회장 등 창업주가 기업 철학의 뿌리를 지키는 한편 1980년대생 리더들은 데이터와 콘텐츠를 무기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노련한 1세대’ 기업가와 ‘혁신형 2세대’ CEO가 공존하는 전환기 속에서 패션 산업의 미래는 더욱 역동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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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으로 백화점 매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유튜브 쇼핑’ 등 신유통 채널이 비상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을 겨냥한 북촌과 광장시장 등이 새로운 쇼핑 상권으로 주목받으며 패션 업계의 유통 지형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뷰티를 넘어 패션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택하고, 카테고리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말∙속옷류 중심이던 편의점 패션이 재킷, 셔츠, 맨투맨, 슬랙스 등 일상복까지 확장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GS25는 무신사와 손잡고 올해부터 5000개 점포에서 ‘무신사스탠다드’ 전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패딩, 티셔츠, 팬츠, 벨트 등 15종 이상의 품목과 더불어 무신사 뷰티 PB ‘위찌’ 제품을 함께 판매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업계 최초로 캐시미어 니트를 출시해 소비를 이끌었다. 지난 10월 세븐일레븐은 3만원대로 구성한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 6종을 출시했으며 기존 코튼 티셔츠, 양말, 언더웨어 등을 확대 운영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CU는 캐릭터 전문 기업 산리오와 협업한 아동용 공군모자와 성인용 초경량 패딩, 1만원 미만 소용량 화장품 등 가성비 패션∙뷰티 아이템 판매에 돌입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유튜브 쇼핑’에서 선보인 제휴 프로그램이 패션 브랜드 및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새로운 매출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쿠팡’ ‘올리브영’ ‘지그재그’ ‘에이블리’ ‘퀸잇’ 등 제휴사 제품을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영상에 태그해 소비자가 구매하면, 제휴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수익 창출 수단이다. 국내 도입 1년 만에 가입자 수 2만5000몀을 돌파하고, 올해 10월 기준 95만개 이상의 영상에 제품이 태그돼 수익이 창출된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권에서는 한국 고유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서촌∙북촌’, 전통과 글로벌이 교차하는 ‘광장시장’이 패션 핵심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촌과 북촌에는 최근 ‘아디다스’ ‘더일마’ ‘와이레스’ ‘르라보’ 등 패션 · 뷰티 · 향수 브랜드들이 들어서며 소비자 유입을 촉진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서울 주요 상권 대비 저렴한 임차료는 물론 MZ세대 및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잡기 위한 브랜드들의 ‘넥스트 매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 소매업과 F&B 중심인 광장시장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K-브랜드의 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마뗑킴’ ‘세터’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코닥’ ‘오프뷰티’ ‘플리츠마마’ 등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들이 속속 들어서며 국내외 고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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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러닝을 위한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아웃도어와 캐주얼 브랜드까지 전 시즌에 걸쳐 러닝 관련 제품을 내놓았고, 마라톤 · 10K · 트레일러닝 등 각종 대회가 매달 이어지며 러닝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러닝 DNA’를 지닌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인기 러닝화는 출시와 동시에 품절돼 웃돈을 얹은 리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브랜드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진다.
아디다스그룹의 ‘아디다스’는 ‘아디제로’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러닝 제품군 매출이 30% 이상 확대됐다. ‘울트라부스트’ 라인도 아시아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으며 일본과 한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14%)을 기록했다. 국내 직진출로 이슈몰이를 했던 온코리아의 ‘온(On)’도 지난 11월 더현대서울과 잠실 롯데월드몰에 연이어 매장을 오픈하며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했다.
조이웍스앤코의 ‘호카’는 올해 상반기 매출 188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성과를 넘어섰다. 여기에 미국 퍼포먼스 러닝화 브랜드 ‘써코니’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고 프리미엄 러닝웨어 ‘새티스파이’의 국내 독점 전개도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안정화로 유명한 런컬렉션의 ‘브룩스’는 서울 올림픽공원에 문을 연 ‘판매하지 않는 쇼룸’ 2호점에서 구매전환율 90% 이상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2배인 160억원으로 잡았다.
해외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도 ‘풀라르’ ‘컨텐트먼트’ ‘러닝라이프’ 등 국내 러닝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브랜드도 존재감을 키워 가고 있다. 유통 채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플릿러너 · 굿러너컴퍼니 · 온유어마크 · 레이스먼트 · 아웃오브올 · 37디그리스 등 러닝 전문 편집숍을 넘어 주요 백화점, 무신사 · EQL · 크림 · 쿠팡 등 대형 온 · 오프라인 플랫폼까지 러닝 카테고리를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러닝 시장의 판도가 2026년에는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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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불경기로 인해 ‘가심비+가성비’소비가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듀프 컬처를 비롯해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중고 마켓 · 리커머스, SPA, 다이소 등 불황 속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소득이 낮은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듀프’ 소비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였다. 듀프(Dupe)는 복제품(Duplicate)의 줄임말로, 고가 브랜드의 디자인 또는 기능을 살짝 변형한 저가 모방 제품을 의미한다. 소규모 브랜드뿐만 아니라 SPA 브랜드와 대형 유통 업체 등이 ‘샤넬’ ‘구찌’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 디자인과 유사한 상품을 속속 선보이면서 고객을 끌어들였다.
브랜드 제품을 아울렛보다 더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PR)’ 시장도 규모가 지속 확대되며 그야말로 활황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의 ‘NC픽스’, 신세계백화점의 ‘팩토리스토어’, 현대백화점의 ‘오프웍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희소성 있는 이월 상품을 최대 80% 할인 폭으로 내놔 고물가 시대에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세컨드 핸드’로 불리는 중고 패션에 대한 고객 관심도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에 따라 중고 카테고리에 대한 영향력이 패션 업계 전반을 넘어 플랫폼 시장까지 확산됐고, 희소성 있는 제품을 찾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이 맞물리며 연평균 30% 이상(패션) 성장했다.
특히 올해 플랫폼 업계에서는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들이 거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세웠고, 패션 버티컬업계에서는 무신사에서 신규 서비스로 선보인 ‘무신사유즈드’를 비롯해 ‘차란’ ‘후루츠패밀리’ 등이 입지를 넓혔다.
이 밖에도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사로잡은 SPA와 ‘다이소’ ‘미니소’ ‘요요소’ 등 폭넓은 카테고리와 고객 접근성을 앞세운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점도 상승세를 달렸다. 특히 대형 패션 업체들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이 이어진 반면, SPA 시장은 지속 성장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니클로’를 주축으로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무신사스탠다드’ 등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업계에서는 올해 SPA 시장이 2조9800억원대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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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시장에 글로벌 브랜드들이 속속 직진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CK캘빈클라인’ ‘톰브라운’ ‘버켄스탁’ ‘폴렌느’와 패스트패션 ‘쉬인’이 국내에 직진출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는 스포츠와 아웃도어, 캐주얼 브랜드의 직진출과 함께 직수입 체제로 전환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스포츠와 아웃도어 분야에서 직진출 선언 브랜드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 하반기까지 확정된 브랜드만 5개로, ‘온’ ‘골드윈’ ‘알로’ ‘아크테릭스’ ‘뉴발란스’가 대표적이다. 2023년 10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온코리아는 온라인 자사몰과 일부 홀세일러를 통해 유통하다가 지난 11월에는 더현대서울과 롯데월드몰에 직영점을 냈다.
작년 말 직진출 소식을 알린 골드윈코리아도 9월과 11월에 각각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신세계 센텀시티에 매장을 열며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나섰다. 올해 직진출한 알로요가코리아는 직진출 전부터 주요 상권 조사에 들어가 직진출 후 반년 만인 7월부터 매장 오픈에 속도를 냈다. 도산 플래그십스토어,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한남스토어 등 빠르게 유통 확장에 나섰다.
수입 아웃도어 시장을 뒤흔든 주역 아크테릭스는 9월 1일 자로 한국 내 사업을 직진출 형태로 전환했다. 이랜드월드와 2030년까지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한 뉴발란스는 일찌감치 직진출 선언을 마쳤다. 지난 6월 한국 법인 뉴발란스코리아의 존재를 알리고, 2027년 1월 1일부터 국내 사업 전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캐주얼 부문에서는 2023년 ‘슈프림’, 작년 ‘팔라스’에 이어 올해는 스투시가 공식적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스투시의 한국 지사인 코리아트라이브는 온라인만 전개하고, 오프라인은 카시나에 맡겼던 기존 형태에서 직진출로 사업 형태를 전환하면서 6개월 만에 새로운 직영점(스투시 서울 챕터)을 열었다. 여성 캐주얼 ‘브랜디멜빌’은 미국 본사가 지난 1월 국내에 매장을 오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외에 클락스코리아의 ‘클락스’도 지난 6월 브랜드 탄생 200주년을 맞아 직진출 체제로 전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협업을 끝내고 작년 9월 직진출한 ‘바이레도’ 지사 푸치코리아는 올 상반기 첫 대형 팝업을 열고 직진출 체제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또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를 설립한 ‘테무’는 국내 현지화 작업을 부지런히 진행 중이다.
최근 직진출과 더불어 직수입 체계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러닝’ ‘트레일러닝’ 등 커뮤니티가 탄탄한 복종의 경우 올해 빠르게 직수입 전환으로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을 맞추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 ‘몬츄라’ 등이 일부 라이선스 체계에서 100% 직수입으로 전환했고, ‘살레와’ ‘피크퍼포먼스’ ‘하글로프스’ 등의 브랜드는 올해 직수입으로 국내에 재도전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패션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이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단순한 도입 단계를 넘어, 자체 학습이 가능한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매달 새롭고 정교한 글로벌 AI 툴이 등장하면서 패션 업계의 기술 도입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패션기업이 가장 활발히 AI를 활용하는 분야는 마케팅과 운영 관리 부문이다. 상품 사진 촬영, 이미지 보정, 상세페이지 제작, SNS 콘텐츠 기획 등 상품 관련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AI의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고급스러운 감도를 중시하는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AI 생성 이미지를 활용해도 품질상 큰 문제가 없을 만큼 툴의 수준이 향상됐다.
포토 스튜디오나 촬영 에이전시도 AI 보정 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촬영 후 기본 보정 과정을 AI가 수행해 납품 시간을 단축하는 식이다. AI가 기존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지만,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보조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 제품은 디테일과 카테고리가 매우 다양해 타 산업보다 AI 적용이 까다롭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한 제품군을 중심으로 콘텐츠 생성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상세페이지나 영상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도 AI 기반 자동화가 확산 중이다. 상품 이미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상세페이지를 생성하고, 프롬프트만으로도 해당 상품에 맞는 영상이나 보이스 콘텐츠를 제안하는 등 효율적으로 SNS 운영을 돕고 있다.
AI는 콘텐츠 제작을 넘어 패션 밸류체인 전반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위조상품 탐지, 재고 기반 생산 관리, 트렌드 예측, 물류 자동 분류 등 디자인부터 생산·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AI 기술이 접목된다. 특히 물류 부문에서는 관리 인력을 최소화하고 자동화 설비 중심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패션업계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무 효율화, 비용 절감, 빠른 시장 대응이라는 세 가지 목표 아래 다양한 AI 솔루션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각 사의 내부 시스템을 새롭게 재구축하며, AI가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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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트렌드를 관통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캐릭터 IP’의 폭발적 성장이다. ‘라부부’ ‘케데헌’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등 대표 캐릭터들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꾸며, IP 비즈니스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고 있다.
대표 주자인 라부부는 전 연령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블랙핑크 리사 · 로제, 가수 이영지 등 셀럽들이 SNS에서 잇따라 인증 숏을 올리자 국내 수요가 폭증해 일부 제품은 리셀 시장에서 정가의 10배 이상 거래되기도 했다.
라부부의 흥행은 제조사 팝마트의 기업가치 급등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기준 시가총액이 약 55조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캐릭터 IP 산업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팝마트는 인형과 키링을 넘어 영화·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넷플릭스의 ‘케이팝데몬헌터스’도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다. 공개 이후 19주 연속 톱10을 유지했고, OST는 빌보드 상위권에 오르는 등 멀티플랫폼 흥행을 이끌었다. 케이팝과 캐릭터 IP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포맷이 전 세계 팬덤을 사로잡으며, 콘텐츠 산업 내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이들 캐릭터는 패션 · 유통 · 테마파크 등 다양한 산업과 협업하며 세계관을 제품 기획에 녹여냈다. 에버랜드와 에잇세컨즈 등 브랜드와 협업해 오프라인 테마존을 조성하고, 관련 상품을 선보이자 오픈런과 완판이 이어졌다. 캐릭터가 단순한 ‘소비 아이템’에서 ‘경험 콘텐츠’로 진화한 셈이다.
캐릭터 IP의 파급력은 개별 흥행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라부부 현상은 완구·잡화 제조업의 주문 급증과 신규 브랜드 진입을 촉발했고, 케데헌은 전통 굿즈와 한복 디자인 등 K-패션과 K-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를 끌어올렸다. 제품 소비가 경험과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된 지금, 캐릭터 IP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산업 구조를 바꾸는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했다. 다만 유행 주기가 짧은 특성상, 지속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여전히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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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시장의 유행 주기가 그 어느 때보다 짧아졌다. 숏폼 콘텐츠와 알고리즘의 확산, SNS 매거진의 등장,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트렌드는 순식간에 확산되고, 유행의 볼륨은 커진 반면 지속 기간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소비자 개개인의 개성을 반영한 ‘추구미’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2025년 패션 트렌드는 거대한 혁명보다는 색감의 변화와 취향의 세분화로 나타났다. 그 중심에는 ‘모카무스’ ‘말차코어’ ‘보호시크’ 등이 있었다. 팬톤이 제시한 올해의 컬러 ‘모카무스’는 2025년 감성의 정점을 상징한다. 가장 오래가는 유행인 동시에 가장 넓은 범주로 퍼진 트렌드다.
다음은 그린의 귀환이 이어졌다. 네온의 쨍한 초록이 아니라,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톤이다. 말차코어가 그 예인데 지속가능성, 웰니스, 자연친화의 키워드를 담은 컬러 무드다. 수입 브랜드 ‘이자벨마랑’부터 국내 브랜드 ‘던스트’까지 생동감을 더하는 올리브 컬러 계열의 제품 판매가 빠르게 늘었다.
보호시크는 보헤미안과 시크를 결합한 스타일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실루엣, 자연 소재, 레이어드, 빈티지와 도시적인 세련됨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끌로에’ 등의 수입 브랜드부터 ‘솔티페블’ 등의 국내 브랜드까지 세련된 빈티지를 제시하며 여성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외에도 ‘워크웨어’ ‘플레어 진’ ‘란제리룩’ ‘발레코어’ ‘애니멀 프린트’ ‘믹스매치’ ‘폴카 도트’ 등의 유행이 짧게 지나갔다. 2026년 런웨이를 들여다보면 올해와는 또 다른 흐름이 전개된다. 관능적인 무드의 ‘부두아’, 코발트 블루와 선샤인 옐로 등의 ‘원색 팔레트’, 레트로한 럭비 셔츠가 보이는 ‘프레피 무드’ 등 올해와는 전혀 다른 공통점이라고는 없는 요소들로 가득했다.
변화 주기가 짧아진 트렌드 속에서 ‘추구미’는 과연 개성의 영역일까? 결국 ‘추구미’는 빠른 유행의 원인이자 결과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색, 형태, 무드를 실험하며 ‘나만의 미’를 찾아간다. 브랜드는 이러한 ‘개인화된 감성’을 반영하기 위해 컬렉션이 아닌 한 시즌 안에서도 수차례 드롭을 전개하곤 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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