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소비 트렌드 겨냥한 'K-오프 프라이스' 급부상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ff-Price Store)가 소비자들의 흐르는 발길을 붙잡고 있다. ‘NC픽스’ ‘팩토리스토어’ ‘오프웍스’ 등 가성비 전략은 물론 고객 특성에 맞춘 브랜드 구성 등 특화 전략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국내 주요 유통 업체들의 OPR 사업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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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장기화 시대, ‘합리적인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존 아울렛보다 더 큰 할인 폭으로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가 쇼핑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랜드리테일(대표 조일성 · 황성윤)의 ‘NC픽스’, 신세계백화점(대표 박주형)의 ‘팩토리스토어’,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영)의 ‘오프웍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가성비를 토대로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더불어 신규 오픈, 카테고리 확장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는 미국에서 출발한 유통 형태로, 다양한 해외 브랜드 이월 상품을 직접 들여와 큰 폭으로 상시 할인 판매하는 매장이다. 단순 할인을 넘어 희소성 있는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층부터 MZ세대까지 남녀노소 소비자 니즈를 적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태생적으로 재고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OPR 사업이 존재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급속한 트렌드 변화에 따라 재고를 신속히 처분하고 현금화해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OPR 시장의 성장 동력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은 이미 530조원(올해 전망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2033년까지 103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TJ맥스’라는 명확한 업계 모델도 존재한다”라며 “고물가 시대 국내 OPR 시장은 가성비 소비 확산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이랜드뿐만 아니라 신세계나 현대 등 주요 유통사들이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어 거래 규모가 단기간 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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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NC픽스, ‘100% 직매입’으로 최저가 실현
국내 대형 유통업계 처음으로 OPR 모델을 도입한 기업은 이랜드리테일이다. 이랜드는 2013년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NC픽스’를 선보였는데, ‘100% 직매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이자벨마랑’ ‘산드로’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의 이월∙재고 상품을 상시 50~80% 할인 폭으로 내놓고, 슈퍼 프라이스존에선 최대 9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NC픽스는 중간 벤더사를 끼지 않고 매입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내부에서 담당해 할인율을 높였다. 내부 MD들이 직접 바잉해 제품을 들여오면, 이를 바로 자사 채널 매장에서 소개하는 형태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협력해 전 상품 정품 검수를 거치고 있어 가품 리스크도 적다.
매장은 송파 · 강서 · 천호 등 서울권을 비롯해 분당(미금)과 동수원 등 경기권 포함 10개점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송파점은 지난 3월 기존 매장 대비 2배 이상 확장해 530㎡(약 160평) 규모로 리뉴얼 오픈했는데, 이와 함께 브랜드 및 상품 수도 대폭 확대했다. NC픽스는 평균 240개 이상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4000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 중이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 9월 전 매장이 전년 동기대비 70% 성장했으며, 송파점과 강서점이 주요 점포로 자리 잡아 다수의 단골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송파 매장은 확장 후 고객 유입이 크게 늘어 올 9월 기준 매출이 2.5배 늘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도심형 아울렛 경쟁력 강화를 위해 NC픽스를 확대 운영하며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라며 “오프라인 유입 콘텐츠화가 OPR 사업의 핵심 방향으로, 상품 매입 규모를 확대하고 추가 출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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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진출 임박’ 팩토리스토어, 해외부터 K-패션까지
신세계백화점도 팩토리스토어를 앞세워 OPR 카테고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팩토리스토어는 2017년 경기 고양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권, 경기권, 부산권, 충청권, 경북권, 호남권 등 전국에서 다수의 점포를 운영하며 올 10월 기준 19개점까지 확대했다. 해외 브랜드들의 재고를 대량 사입하고, 국내 K-패션 상품도 함께 들여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브랜드 가치와 합리적 가격대를 추구하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팩토리스토어 단일 거래액으로만 전년대비 20% 성장한 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양점, 강남점, 센텀시티점(부산 해운대)에서 높은 성과를 만들어냈으며 상위 매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직매입 판매와 위탁 판매를 병행 중이며, 500개에 달하는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가(최초 가격) 대비 30~80% 수준으로 할인해 선보이고 있다. ‘버버리’ ‘몽클레르’ ‘피어오브갓’ 등 해외 브랜드는 물론 ‘와릿이즌’ ‘브라운브레스’ 등 국내 영 타깃 브랜드와 라이스타일 상품까지 다채로운 상품 구성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19개 매장 운영’ 지난해 거래액 1000억 돌파
팩토리스토어의 주요 전략은 ‘국내외 양방향 확장’이다. 글로벌 브랜드는 한국에서 이미지 훼손 없이 판매하고, 국내에서 판매가 부진한 K-상품은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의 하나로 라오스 코라오그룹과 손잡고 내년 중 대형 쇼핑몰 ‘콕콕 메가몰’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입점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외 점포 추가 출점을 통한 양적인 성장과 영세 패션업체 브랜드 재고 사입 및 기부 등 CSR 활동 등을 병행하려 한다”라며 “패션 카테고리 중심에서 코스메틱 · 식품 · 슈즈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장르로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진출도 꾸준히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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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오프웍스, 신규 비중 40% ‘앵커 테넌트’로
현대백화점은 2019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프웍스(OFF WORKS)’를 오픈하고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시장에 발을 디뎠다. 후발주자임에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구매자 가운데 신규 고객 비중이 30~4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울렛 내 핵심 점포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대문점을 공개한 이후 파이브가든(2020년 8월), 송도점(2021년 11월), 스페이스원점(2022년 4월), 대전점(2024년 3월), 커넥트현대 청주(2025년 6월) 등 순차적으로 출점했다. 올해까지 꾸준히 매장을 확대한 결과 10월 기준 총 6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오프웍스에서는 ‘가니’ ‘아미’ ‘메종키츠네’ ‘막스마라’ ‘겐조’ 등 인기 해외 패션 브랜드 100여 개를 다루고 있으며, 이월상품뿐 아니라 신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월상품 할인율은 최초 판매가 대비 40~80%로 형성했으며, 신상품은 15~25%가량 저렴하다. 직매입과 위탁 판매를 함께 운영하고, 위탁 판매의 경우 임대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프웍스는 아울렛 내에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앵커 테넌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라며 “현대백화점 주요 유통 플랫폼 가운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차별화 전략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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