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대표 "1세대 수입 패션 명가 代 이어간다"
에스제이듀코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149길 사옥 1층에 ‘메종에스제이149’를 선보였다. ‘에스.티.듀퐁파리’에서부터 ‘쟈딕앤볼테르’ ‘브로이어’ ‘이브살로몬’ 등 현재 전개하는 브랜드를 한데 모아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1993년부터 시작한 수입 패션 명가의 대를 잇겠다는 김선기 대표를 만났다.
![[클로즈업]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대표](https://www.fashionbiz.co.kr/images/articleImg/textImg/1764058019785-메인.jpg)
지난 11월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149길에 위치한 에스제이듀코 본사 1층에 ‘메종에스제이149’ 플래그십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1993년부터 수입 패션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자체 직영점을 열게 됐다. 기존에 사무실로 이용하던 1층 전체를 매장으로 꾸미고, 사무실은 옆 건물로 이전하는 등 에스제이듀코로서는 상당히 과감한 투자와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메종에스제이149는 각 브랜드들의 의류뿐 아니라 가방 · 슈즈 · 액세서리 등 토털 컬렉션을 조화롭게 구성했으며, 이곳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한정판 컬렉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또 VIP 라운지를 통해 고객 맞춤형 프라이빗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단순히 쇼핑을 넘어선 공간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백화점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인 리테일 비즈니스를 시작한 셈이다.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대표는 메종에스제이149 오픈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한다. “메종에스제이149는 트렌드보다 본질을 중시하는 프렌치 감성을 담은 공간”이라고 밝힌 그는 “시간이 흘러도 흔들리지 않는 품질과 진정성 있는 브랜드 가치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입사 25년 차’ 2023년부터 대표로서 전면 나서
2023년부터 부친인 김삼중 회장과 공동대표로서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하이엔드 패션을 다루는 기업답게 VIP 고객들과 좀 더 밀접하게 소통하고 그들이 쉬어 가는 공간을 만든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털털하고 위트 넘치는 그는 직원들과 거리감 없이 평소에도 자주 얘기를 나누면서 이 공간을 함께 기획했다.
김 대표는 이미 업계에 널리 알려진 2세 경영인이다. 김 회장의 장남으로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전산 전공)를 졸업하고 2001년 에스제이듀코 전산실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어느새 25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전산팀장, 면세사업부장, 듀퐁사업부장 및 ZV 사업부장, 유통전략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은 그는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해외 브랜드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전반에 관여해 왔다. 공동대표로 선임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에스제이듀코의 변화하는 미래’를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브랜드들과의 소통을 직접적으로 맡아오면서 현재도 파트너 회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티.듀퐁(S.T.Dupont)’을 비롯해 ‘쟈딕앤볼테르(Zadig&Voltaire)’ ‘브로이어(Breuer)’ ‘이브살로몬(Yves Salomon)’ 등의 계약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해 이들 브랜드들과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유지하도록 ‘지킴이’ 역할을 잘 수행했다. 최근 몇몇 해외 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이 기존에 파트너십을 바꾸는 것을 보고 좀 더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11월 초)에도 다음주에 있을 해외 출장 준비로 바빴던 그다.
![[클로즈업]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대표](https://www.fashionbiz.co.kr/images/articleImg/textImg/1764058322524-2 (2).jpg)
대기업 자본에 밀리지 않는 ‘장기 파트너십’ 관건
“프랑스로 출장을 가면 보통 2주일씩 묵으면서 파트너사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나누고, 그들의 원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더 잘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 회의를 많이 해요. 저희가 사실 대기업도 아니고, 그렇게 자본력으로 물량을 밀어붙일 수도 없기 때문에 되도록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과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이해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업무가 가장 중요하고 또 어렵기도 합니다.”
에스제이듀코는 1993년 프랑스 남성 럭셔리 브랜드 에스.티.듀퐁의 한국 공식 수입을 맡으면서 시작된 1세대 패션 수입 회사다. 이후에 프렌치 어포더블 럭셔리 쟈딕앤볼테르, 퍼를 중심으로 한 하이엔드 여성복 이브살로몬과 프랑스 컨템퍼러리 남성복 브로이어 등 다양한 프렌치 패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안착시키며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이 외에도 에스.티.듀퐁의 라이선스 브랜드로 남성 셔츠 브랜드 ‘에스.티.듀퐁클래식’을 전개해 자체 제작 브랜드로 전개 중이다. 현재 남성복 · 여성복 · 잡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입 · 제조 · 유통 · 판매 전 과정을 아우르며, 패션 브랜딩을 핵심 사업으로 삼아 패션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기업인 세중통상은 김삼중 회장이 1975년 설립해 50년째 이어지고 있다. 생활잡화 유통업을 시작으로 가정용 소형가전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다.
에스.티.듀퐁 32년, 쟈딕앤볼테르 19년 이상 ‘돈독’
김 대표는 “에스.티.듀퐁을 32년, 쟈딕앤볼테르는 19년 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국내에서 오랫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잘 운영하니 점차 신뢰관계가 견고해졌다”라고 말한다. 여전히 이들 브랜드가 국내에서 잘되니 사업권을 뺏어가려는 대기업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더 좋은 조건, 특히 미니멈 물량을 확대해 준다는 등의 조건을 제시해 이를 방어하느라 고역을 치를 때가 있다.
에스제이듀코는 ‘패션 전문 강소 기업’이라는 모토에 맞게 작고, 빠르고, 효율적인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 · 프리미엄아울렛 · 면세점을 포함해 오프라인 점포를 250여개를 전개 중이며, 자체몰 등 이커머스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15% 선까지 끌어 올렸다.
2026년에는 많은 것을 새롭게 시도하는 방향보다는 모든 측면에서 기존 활동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성적으로 진행되던 많은 것들을 재검토하고, 확보된 여유 자원을 몇 가지 활동에 집중해 브랜드의 돌파구를 만들어 내는 작업에 집중하겠다고 전한다.
![[클로즈업]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대표](https://www.fashionbiz.co.kr/images/articleImg/textImg/1764058140473-1 (2).jpg)
profile
김선기 대표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전산 전공
1997 건잠머리컴퓨터
2001 에스제이듀코 전산실 입사
2015 에스제이듀코 부사장
2023 ~ 현재 에스제이듀코 공동대표
대기업과 달리 브랜드 하나하나 집중도 높아
“대기업에는 대기업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우리와 가장 큰 차이는 어떤 브랜드가 됐건 대기업은 수많은 브랜드들 중 하나일 수밖에 없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리는 하나 하나의 브랜드에 더 집중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해외 브랜드의 경우 가족기업인 회사들이 많은데, 우리도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정서적 공감대가 매우 큽니다.”
에스제이듀코는 부자간에 함께 경영에 참여하면서 김 대표가 사업의 큰 전략적 틀을 잡으면 김 회장이 승인하는 구조다. 김 회장은 직접 재무 및 인사파트를 챙기고, 김 대표는 해외 업무를 중심으로 보고 있다. 회사에 입사한 지 25년이 됐지만 스스로 아직 경영자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김 대표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톱 레벨에서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구성원들과 소통을 통해 목표를 공감하고 달성 방안을 고민하고 집행하는 과정의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 대표는 에스제이듀코가 수입 1세대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재의 위상을 유지해 향후에도 한국 패션산업에 작게 나마 존재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 25년을 돌이켜볼 때, 신규 사업을 시작해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과정에서 크게 보람을 느꼈다. 예를 들어 2006년 쟈딕앤볼테르를 론칭할 당시 첫 매장 오픈 전날 밤에 매장에 들어가 태그작업 및 오픈 재고조사를 하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그날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작지만 강한 회사' 강점 높이고, 새로운 도전
에스제이듀코는 앞으로의 목표를 크게 3가지로 꼽는다. 기존 사업영역에서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하고, 장기간 운영해 온 브랜드들의 체질을 리뉴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패션경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틀에서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큰 틀에서는 ‘작지만 강한 회사’를 지향하고, 이를 통해서 새로운 시도에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별로 쟈딕앤볼테르와 에스.티.듀퐁을 투톱으로 키우면서 브로이어와 이브살로몬 등도 마켓 셰어를 넓혀 갈 계획이다. 2006년 파트너십을 맺고 전개하기 시작한 쟈딕앤볼테르는 신뢰 있는 관계를 유지하며 프랑스 본사와 윈윈하고 있다. 100% 수입으로 전개하기 때문에 본사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의류뿐만 아니라 핸드백, 슈즈, 액세서리 등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에스.티.듀퐁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다졌으며, 뉴엔진 브랜드인 브로이어는 좋은 소재, 합리적인 가격대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브살로몬은 작년에 론칭한 ‘퍼 중심의 여성 패션이다. 무스탕, 퍼, 토스카나 등 다양한 퍼 아이템을 선보이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하이엔드 마켓을 공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2026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패션 시장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라면서 “새해에도 효율 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라고 다가오는 2026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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