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패션 대기업, 3분기 부진 털고 "실적 반등에 안간힘"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25.11.24 ∙ 조회수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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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마켓 마켓을 이끄는 패션 대기업들이 상반기 부진을 3분기에도 털지 못하고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 따른 소비 감소가 극도로 심해졌으며, 계절적인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적자전환하는 곳도 생겼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패션 대기업들은 4분기에 올인하며 마지막 반등을 노리고 있다.


[월요기획]  패션 대기업, 3분기 부진 털고


올해 상반기를 암울하게 보냈던 패션 대기업들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3분기에 희망을 걸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악화가 패션 시장 전체를 덮치면서 소비심리는 계속해서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늦더위 등 계절적 요인과 여행 · 레저생활 등 소비 분산, 기업들마다 해외 진출 및 신규 브랜드 론칭 등으로 투자가 늘어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삼성물산패션부문, F&F,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 패션 대기업 중 누구도 불황을 비껴가지 못했다. 그나마 F&F가 역성장을 면하고 소폭 성장을 이뤄 고무적이다. 코오롱FnC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며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월요기획]  패션 대기업, 3분기 부진 털고


삼성, 3분기 누적 영업익 38% ↓ 매출은 유지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은 올해 3분기 매출이 44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2.9% 떨어진 120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3분기 누계 실적을 보면 매출이 1조4590억으로 전년동기대비 0.3% 줄고, 영업이익은 790억원으로 37.8% 감소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의 더딘 회복세에도 매출은 전년동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프로모션 확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올해 수입상품 판매 호조가 매출을 유지한 비결로 꼽았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영국 신발 브랜드 ‘핏플랍’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현재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신세계 강남점, 현대 목동점 등 1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자체 플랫폼 SSF샵에서도 단숨에 인기 브랜드로 등극하며 매출 효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2026년 여성복 ‘마쥬’와 ‘산드로’의 새로운 파트너로서 여성복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컨템퍼러리 브랜드가 국내에서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는 점을 반영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전한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수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선이다. 여기에 새해에 성공적인 추가 브랜드 론칭이 이뤄진다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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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플랍


‘3분기 주춤’ LF, 던스트ㆍ헤지스 글로벌화 적극 나서


LF(대표 오규식 김상균)는 올해 3분기 매출은 3986억원,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 70% 감소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846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905억원으로 매출은 8%, 영업이익은 9.6% 줄어들었다.


LF 관계자는 “재고 효율화 등으로 패션 사업 실적은 개선됐지만, 코람코자산신탁의 전년도 일회성 자산매각 차익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전했다. LF는 자회사 시티닷츠에서 운영하는 ‘던스트’가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매출 성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던스트는 지난해 상반기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F/W 시즌부터 티몰글로벌, 도우인샵, 샤오홍슈샵 등 중국 내수 플랫폼에서 온라인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으며, 상하이 대표 쇼핑 지역인 화이하이중루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2030세대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헤지스는 중국, 대만,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성적이 좋아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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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스트


‘매출은 선방, 수익은 못 잡아’ 한섬도 3Q 누적 영업익 41%


한섬(대표 김민덕)은 올 3분기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했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매출은 3096억원으로 1.5% 줄고, 당기순이익은 18억원으로 63.2% 하락했다. 매출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실적으로 봐도 매출은 전년보다 2% 줄어든 1조280억원, 영업이익은 41.3% 하락한 250억원을 올려 부진한 상황이다.


한섬 측은 “F/W 시즌이 시작되는 9월까지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단가가 높은 간절기 아우터류 수요가 둔화돼 매출이 떨어졌다”라며 “시즌 매출 감소와 원가 상승 영향 등에 따라 영업이익도 하락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프랑스 파리와 태국 방콕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에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여성복 ‘타임’은 글로벌 컬렉션 ‘타임파리’를 통해 2024년 2월부터 3회 연속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했으며, 파리 현지 라사마리텐백화점에서 팝업을 진행하는 등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시스템’의 글로벌 컬렉션인 ‘시스템파리’는 파리패션위크에서 꾸준히 패션쇼를 진행하며 글로벌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갤러리라파예트 오스만백화점 팝업 행사를 진행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갤러리라파예트 남성관에 정식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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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2030년 2조 달성 목표, 라이프스타일 확장 관건


더불어 지난 9월에는 태국 ‘엠초이스&민트 2025 어워드 패션쇼’를 진행하며 아시아 마켓에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도 중점 전략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올해 8월 미국 타임리스 럭셔리 브랜드 ‘닐리로탄’을 국내에 론칭해 현대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열었으며, 이탈리아 프리미엄 아웃도어 ‘텐씨’는 9월에 론칭해 더현대서울에 1호점을 냈다.

 

한섬은 자체 브랜드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해외패션 포트폴리오 확대,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영역 확장을 성장 전략으로 삼아 2030년 연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인 타임과 시스템 등의 글로벌 패션 시장 공략과 함께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3Q 누적 영업익 99% 떨어져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김덕주)은 3분기 매출액 3104억원(+4.9%),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춘 수입 패션 부문은 신규 유망 브랜드 유치 등을 통해 매출이 12.1% 성장했다. 코스메틱 부문은 수입과 자체 브랜드가 고르게 성장하며 역대 3분기 최대 매출액인 1111억원(+16.7%)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 코스메틱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국내 패션의 매출 감소 영향과 함께 코스메틱 사업의 글로벌 투자가 증가해 손실을 기록했으나 10월부터 시작된 이른 추위 등 패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4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어든 9232억원, 영업이익은 98.7% 떨어진 3억3400만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2026년 정기 인사를 통해 김덕주 신임 대표가 새롭게 맡게 되면서 좀 더 효율적이며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패션본부장을 맡았던 김 대표는 패션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위기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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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김덕주 대표 주축 4인 대표 체제 ‘책임경영’ 강화


김덕주 대표를 주축으로 한 4인 대표 체제를 구축해 사업분야별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스메틱1 부문과 코스메틱2 부문은 각각 1980년생 서민성 대표와 1985년생 이승민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자주 부문은 기존 뷰티·라이프스타일 부문 대표를 지낸 김홍극 대표가 맡아서 관장하고 있다.


패션 사업은 계속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면서 턴어라운드를 노린다. 올해 여성복 ‘지컷’의 오프라인 사업을 중단하면서 F/W 시즌에 25~34세 여성을 타깃으로 한 일상 속 믹스&매치 콘셉트의 ‘자아’를 론칭했다. 뷰티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반해 패션 사업은 다소 위축돼 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계속해서 패션 부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4월 미국의 ‘앙팡리쉬데프리메’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6월에는 일본의 3D 니트웨어 ‘CFCL’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내년 S/S 시즌부터 스위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아크리스’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더불어 지난해 ‘더로우’ ‘에르뎀’ ‘피비파일로’ 등 글로벌 인기 브랜드도 전개하면서 패션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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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녹스웨어


코오롱FnC 3분기 누계 영업손실 98억 ‘비상 경영’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은 올해 3분기 매출이 2276억원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65억원으로 지난해(149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위기의식을 느낀 코오롱FnC는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올해 코오롱FnC의 3분기 누계 실적은 매출 7869억(-6.4%), 영업손실 96억원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 지속적으로 노크하면서 반등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중국에서 매출 호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안타스포츠와 설립한 현지법인인 코오롱스포츠차이나 매출은 3분기 84% 증가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성장률은 92%로 집계됐다.


또 새롭게 론칭하는 ‘헬리녹스웨어’가 상품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있다. 코오롱FnC가 갖고 있는 아웃도어 상품에 대한 노하우, 라이선스 브랜드 경험을 토대로 조기 안착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의류 컬렉션을 뛰어넘어 기어와 웨어가 공존하고, 일상과 아웃도어를 연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계획이다. 헬리녹스웨어는 올 하반기에는 자사몰 중심으로 운영을 이어가며, 새해에는 플래그십스토어를 포함해 백화점 등에 오프라인 점포 10여 곳을 오픈할 계획이다.


코오롱FnC부문은 최근 2026 임원 인사를 통해 김민태 신임 대표를 내정했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2019년부터 3년간 코오롱FnC CFO를 지낸 바 있어 패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재무뿐 아니라 새로운 패션 사업을 빌드업하는 데 적임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월요기획]  패션 대기업, 3분기 부진 털고

MLB


F&F 3분기 호실적, 중국법인 두 자릿수 성장 지속


한편 F&F(대표 김창수)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8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2% 증가해 호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같은 4743억원으로 5.2%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로 봐도 여타 다른 대기업들 보다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F&F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587억원(0.7% ↑), 영업이익은 3357억원(1.6%↑) 오름세를 보였다.


F&F는 내수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중국 법인의 매출 성장률이 전체적인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중국법인 성장률은 ‘MLB’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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