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진 & 노유경 등 호흡 척척·성과 톡톡 한국판 '올슨 자매'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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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트렌드를 움직이는 한국판 '올슨 자매'가 떠오르고 있다. 요즘 감도를 정확히 포착하면서도 세심함과 날카로운 안목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드는 자매 브랜드 디렉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미스테리어스호텔' '레하' '베흐트'가 대표 주자다.
장르는 캐주얼, 컨템퍼러리 여성복, 주얼리로 서로 다르지만 뚜렷한 공통분모가 있다. 자매의 취향을 바탕으로 출발해 그들의 정체성을 제품으로 확장했으며, 그 미감을 사랑하는 팬덤이 단단히 형성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과시하며 디자이너 이자 브랜드로서의 위상과 볼륨을 키워 가고 있다.
둘이기에 가능한 분업도 힘을 보탠다. 한 명은 크리에이티브를, 다른 한 명은 운영·세일즈를 맡아 강점을 극대화하고, 가족이라는 신뢰는 빠른 합의와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성향의 차이는 약점이 아니라 동력이다. 일상과 업무가 맞닿은 생활 속에서 서로의 빈틈을 메우며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은 가족이어서 더 잘 통하는 '호흡 척척' 듀오 디자이너이며, 성과까지 뚜렷하게 나타내 '자매 경영'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노유진·노유경, 유이나·유한나, 정수연·정수민. 서로 다른 듯 닮은 자매 디렉터들은 오늘의 패션 신(Scene)을 견인하고 있다. 현재 핫한 자매 디렉터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자매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미스테리어스호텔'. 두 자매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은 오프라인 숍에는 오랜 시간 사용했던 흔적이 묻어난 재봉틀, 고풍스러운 옷장, 빈티지 감성의 다양한 의류와 오브제가 자리한다. 공간 자체가 브랜드의 취향과 아이덴티티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이 공간이 보여주듯이 시작점은 '빈티지'였다.
노유진·노유경 대표는 각자 서울 홍대에서 빈티지숍을 운영하다 2019년 수입 빈티지숍 'garce'를 함께 꾸리며 첫 동업에 나섰다. 그 무렵 '페미닌 캐주얼 디테일'의 커스터마이징 빈티지를 찾는 마니아층이 빠르게 늘었고, 두 사람은 더 많은 이가 즐길 수 있는 옷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브랜드 미스테리어스호텔이 론칭됐다.
두 디렉터는 "빈티지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라는 같은 뜻을 지녔다. 노유진 대표는 "빈티지는 세상에 하나뿐이잖아요. 손님들도 팔리면 아쉬워하는 아이템이 많았어요. 좋은 것, 예쁜 것을 더 많은 사람이 입고 경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브랜드를 론칭했고 그게 '미스테리어스호텔'이었죠. 이 브랜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예쁜 옷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에 있다.
전 제품 원사이즈가 기본이지만, 55부터 77까지 누구나 편하게 입도록 패턴과 여유분을 정교하게 설계해 핏과 활동성을 동시에 잡았다. 페미닌하면서도 과감한 디테일은 유지하고, 착용 경험은 넓힌 셈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친밀함은 온라인에서 팬덤으로 확장됐다.

동생인 노유경 대표는 SNS 팔로워가 17만명으로, 언니와 함께 코디·스타일링 팁을 꾸준히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키웠다. 그녀는 “옷 입는 걸 즐기다 보니 인스타그램에 스타일링 사진을 자연스럽게 올렸고, 어느 날은 언니와 콘텐츠를 함께 찍었는데 반응이 유독 뜨거웠어요. 팬이 늘고 우리 스타일을 참고하는 사람이 많아졌죠. 그 과정에서 빈티지숍 단골이 브랜드 고객으로 넘어온 경우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이제 그녀들은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자체몰과 오프라인 숍으로 인지도를 다져온 두 사람은 올해 5월 주요 플랫폼 입점을 시작으로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0만~20만원대의 메인 라인에 더해 더 많은 이가 접근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의 세컨드 브랜드도 준비 중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더 넓은 무대에서 ‘미스테리어스호텔’의 감성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들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파트너이자 가족이라는 점이 가장 장점인 것 같아요. 우리만의 무기로 더 많은 사람에게 ‘미스테리어스호텔’을 알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클래식하고 깔끔한 실루엣을 지향하는 여성복 브랜드 ‘레하’는 자매인 유한나·유이나 공동 대표가 이끈다. 두 사람은 안윤정 앙스모드 디자이너의 딸로, 패션 디자이너인 어머니의 영향 아래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패션을 접하며 성장했다.
자매는 모두 패션디자인과 의류학을 전공했다. 유이나 대표는 졸업 후 런던에서 여성복 디자인을 추가로 공부하며 여러 브랜드에서 인턴으로 실무 감각을 키웠고, 유한나 대표는 멀티브랜드 스토어를 운영하며 리테일 현장을 익히는 한편 해외 컬렉션과 패션위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폭넓게 접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브랜드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 레하를 공동으로 론칭하며 어머니의 길을 현대적으로 이었다. 계기는 분명했다. 유이나 대표가 런던에서 학업을 마친 뒤 영국 패션쇼에 초청돼 컬렉션을 준비하던 때 뉴욕에 머물던 유한나 대표가 그 컬렉션을 뉴욕 트레이드쇼에 소개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 시도를 통해 ‘SHOPBOP’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유통 채널에 선입점하는 성과를 냈고, 이는 국내에서 론칭하기 이전에 마련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됐다. 두 사람은 특히 여성의 내면적 권위와 태도에 꾸준히 주목해 왔고 ‘여성에게 당당하고 자신 있는 태도를 입히자’라는 철학을 공유하며 브랜드 전개에 속도를 냈다.

자매는 비슷한 감각과 취향을 공유하지만 성향은 상반된다. 성격이 정반대에 가까울 만큼 대비되지만, 그 차이가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녀는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각자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고, 그 다름 덕분에 아이디어가 더욱 확장되고 깊어지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오히려 가장 창의적인 것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서로가 영감을 많이 받는 스타일이라, 수많은 소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볼륨도 차근차근 넓혀 가는 중이다. 올해 3월과 6월 파리에서 프레젠테이션과 세일즈를 진행했고, 7월에는 도쿄 ‘미하라 야스히로’ 디자이너 쇼룸에서 세일즈를 하며 현지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매출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질에 충실한 브랜드,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을 가진 브랜드, 진짜로 ‘아름다운’ 브랜드. 그런 브랜드를 계속 만들어 가고 싶어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19년 론칭한 이후 매년 200%가 넘는 매출 성장률로 폭풍성장 중인 주얼리 브랜드 ‘베흐트’가 주목받고 있다. 심플하면서도 포인트가 되는 라인업과 잠실 롯데월드몰, 더현대서울 등 굵직한 유통에서 선보인 스토리를 녹인 그리너리 콘셉트 공간을 통해 견고한 팬덤을 쌓아가고 있다.
차분한 무드 속 굵직한 디테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베흐트의 성격은 브랜드를 이끄는 정수민·정수연 자매 대표의 첫인상과도 닮았다. 조용하고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도 강단 있는 눈빛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사람이 창업 전부터 주얼리·패션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을 것 같지만, 의외의 이력을 지녔다.
언니 정수민 대표는 9년 동안 자동차 엔지니어로, 동생 정수연 대표는 스타트업에서 4년간 뷰티 마케터로 일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전혀 다른 업무로 경력을 이어가다가 결국 ‘주얼리’라는 매개를 통해 자매에서 사업 파트너로 나아갔다. 전환의 실마리는 일상의 취향에서 비롯됐다. 학생 때 시험 기간에도 안경과 트레이닝복 대신 풀 세팅을 고집할 만큼 두 사람에게 주얼리는 ‘룩의 완성’을 이루는 필수였다.

이 남다른 애정이 창업의 첫 단추가 됐다. 지향점과 취향이 비슷했고, 각자의 목표치도 높았다. 이 공통분모가 긴 시간 브랜드를 견인한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정수민 대표는 “일에 있어 각자 집착하는 포인트가 있어요. 저는 배송이나 운영은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수연 대표는 아이디어나 기획 회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아요. 각자의 분야에서 반드시 해야 할 부분을 서로 잡아주고, 또 누구 하나 ‘여기까지만 할까?’라는 말을 하지 않죠.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향이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베흐트의 다음 스텝은 ‘확장’이다. 최근에는 주얼리를 넘어 시계를 출시하며 카테고리를 넓혔고, 국내에서 접점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도 모색 중이다. 관계의 결도 견고하다. 그는 “베흐트를 론칭한 뒤에도 여행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쉬며 새로운 것을 채울 준비를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즐겁게 생활하면서 주얼리 외에도 뷰티와 F&B(식음료) 등 다양한 영역도 함께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차분함 속 디테일로 존재감을 키워온 베흐트. 친구 같은 자매의 끈끈함과 일에 대한 집요함이 만들어 갈 다음 장에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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