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켓에서 300억 대박? '시즌리스' 여성복 강자로 떠올라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25.11.05 ∙ 조회수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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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전문기업 시즌리스가 주목받고 있다. 블로그 마켓에서 시작해 연매출 300억원대로 성장한 ‘시에’를 비롯해 이 회사 신규 브랜드인 ‘포유온’ ‘희사’까지 가세하며 여성 컨템퍼러리 마켓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앞으로 해외 진출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로 보폭을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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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리스(대표 김태희)가 여성복 이머징 마켓의 강자로 부상했다. 대표 브랜드 ‘시에’는 2020년 론칭해 현재 연매출 300억원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김태희 대표의 견고한 팬덤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현재는 여성 컨템퍼러리 조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주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시즌리스는 시에를 넘어 ‘포유온’과 ‘희사’ 등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해 데일리웨어와 주얼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시에 단일 브랜드로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세컨드 브랜드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단독 팝업 등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면서, 시즌리스 전체 매출이 4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특히 지난해 시에의 실적은 오프라인 2개점과 온라인에서 거둔 결과다. 현재 오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고, 해외 진출은 아직 시동 단계여서 향후 성장 여지는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 본사는 물류를 포함해 직원이 약 100명이며, 최근 서울 강남구에 6층 규모 단독 사옥으로 이전했다.


이처럼 시에를 중심으로 강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게 된 시즌리스의 출발점은 김 대표가 대학 시절 운영한 블로그였다. 옷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즐거움을 발견한 김 대표는 그 경험을 꾸준히 기록하며 소비자와의 첫 소통 창구를 만들었고, 그 접점을 성실하게 키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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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론칭 시에, 5년 만에 300억대 돌파 


김 대표는 “옷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에는 짧은 바지만 주야장천 입는 사람이었다”라며 “그러다 매장에서 일하다 보니 여러 옷을 입어볼 기회가 많이 생겨 그때 처음으로 셔츠와 펜슬 스커트 같은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 봤는데, 단순히 겉모습만 바뀐 게 아니라 자세부터 말투와 내 태도까지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 발견이 너무 즐거워서 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고, 경험을 그대로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줬다. 그 작은 소통의 공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시에의 시작이 됐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2016년 브랜드 ‘더실루엣’을 론칭했다. 초창기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쇼룸을 열어 블로그 시절부터 이어진 팬덤과 직접 만나며 접점을 넓혔고, 2020년에는 시에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시에와 시즌리스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주목할 요소는 ‘고객과의 스킨십’이다. 2018년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태희 대표는 오프라인과 라이브 방송을 오가며 최전선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고 있다. 현재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매출 규모도 커졌지만, 오히려 더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과 만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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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대표, 온 · 오프라인 최전선서 ‘소통’


대표적으로 20만 팔로워를 보유한 개인 SNS에서 시즌리스 제품으로 스타일링한 일상을 공유하고, DM과 댓글로 친근하게 소통한다. 별도의 스타일링 계정을 운영해 전문 팁을 전하고, 다양한 고객의 스타일링도 팬덤과 함께 소개하며 투트랙으로 소통을 이어간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라이브 방송’이다. 브랜드 초반부터 자신의 채널로 신뢰를 쌓은 그는 현재 유튜브쇼핑과 SSF샵을 통해 라이브를 다각화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이전한 신사옥에는 한 층을 통째로 라이브 전용 스튜디오로 마련했다.


라이브 방송에 김 대표의 콘텐츠 결을 녹여 진행하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 영향인지 매주 수만 명이 꾸준히 시청할 만큼 호응이 높다.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방송이 제일 귀한 시간”이라는 김 대표는 “이를 통해 판매하거나 신상품 성과가 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이미 갖고 있는 우리의 스테디셀러를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더 멋지게 입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매 시즌 방송이든 SNS든 새로운 스타일링 방법을 제안한다. 


라이브 방송서 ‘잭팟’ 30분 만에 매출 16억


이 같은 접근은 신뢰로 이어졌고, 실적으로도 확인됐다. 지난 3월에는 라이브 방송만으로 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9월 SSF샵 입점 기념 라이브에서는 30분 만에 16억원을 달성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주문량은 1만4000건으로, 초당 1건에 달하는 판매 속도를 보였다.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실용적 디자인, 지속적인 스타일링 팁과 소통, 고객 피드백의 즉각적인 제품 반영이 시에가 신뢰를 얻는 이유다. 시즌리스는 ‘고객을 뮤즈로 삼는다’를 운영 철학으로 삼을 정도로 고객 니즈와 의견을 의사결정의 최우선에 둔다.


김 대표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건 우리에게 회의 안건이 아니라 숨 쉬듯 당연한 일상”이라며 “어떤 미팅이든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어제 고객 한 분이 이런 말씀 하셨어요’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라고 전했다. “나도 매일 우리 옷을 입고 생활하면서 ‘이 부분은 조금 더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점을 계속 피드백한다”라고 밝힌 그는 “다만 내 생각이나 팀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고, ‘우리 고객이라면 어떻게 느낄까?’라는 질문이 항상 최종 결정을 이끈다. 그 마음이야말로 우리 옷을 세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차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의견 듣고, 피드백은 패턴으로 반영 ‘척척’


현장의 의견은 곧바로 패턴에 반영된다. 주머니 위치나 핀턱 간격 같은 요소도 8분의 1인치 단위로 조정해 체형에 이상적인 핏을 찾는다. 이런 디테일이 주는 미묘한 차이와 분위기를 정확히 전하기 위해 올해부터 오프라인 접점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현재 시에는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 판교점, 플래그십스토어 ‘시에서울’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첫 플래그십을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열어 의류, 가방, 슈즈 등 전체 라인업을 선보였고 자사 주얼리 브랜드 ‘희사’는 숍인숍으로 입점해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 성수동에서 팝업을 진행했으며, 내년 초에는 서울 외 지역에서도 팝업을 열 계획이다.


내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더현대서울과 도산공원 일대 플래그십을 통해 해외 고객 비율이 유의미하게 늘고 있고, 일본 · 중국 등 대형 편집몰에서도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보여주기식 확장보다 각국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통 방식부터 설계하며 진출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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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리스 넥스트? 옷 넘어 라이프 전반 확장


2018년부터 쉼 없이 달려오며 팬덤과 매출을 함께 끌어올렸지만,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자사 브랜드 포유온은 데일리웨어에서 시작해 니트와 가방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성장했고, 앞으로 볼륨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주얼리 브랜드 희사는 섬세한 세공과 스토리를 강화해 팬덤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시에 내 라인으로 운영 중인 ‘루’는 인큐베이팅을 거쳐 단독 브랜드로 출발하기 위해 준비한다. 옷을 넘어 일상 전반을 기분 좋게 만드는 도전을 하고 싶다는 김 대표는 이를 위한 구체적 프로젝트도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계획 실행을 뒷받침하고자 올해 본사 조직도 재편했다. 신설 부서를 두고 인력을 확충했으며,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해 체계를 정밀하게 완성했다.



INTERVIEW WITH

“시즌리스 모든 브랜드, 고객을 뮤즈로 삼아”

김태희 l 시즌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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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리스의 모든 브랜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고객을 뮤즈로 삼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옷을 개발할 때, 고객의 ‘일상의 한 장면’을 상상하며 촉감, 실루엣, 분위기까지 고려하며 만든다. 그렇게 탄생한 옷이 고객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순간,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한 고객이 시에의 오랜 시그니처 아이템인 ‘8월 드레스’에 대해 “이 옷만 입으면 사람들이 저에게 친절해져요”라고 말하는 것을 전해 들은 적 있다. 그럴 때마다, ‘아, 이게 우리가 하려던 일이구나’ 싶다. 옷 한 벌이 나를 대하는 세상의 태도를 바꾸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만드는 가장 주체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정성을 다해 옷을 만드는 이유다.


시즌리스의 궁극적인 비전은 긍정적인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만든 옷 한 벌이 한 사람의 태도를 바꾸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를 주며, 궁극적으로 삶을 더 주체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믿고 있다. 


고객이 언제든 믿고 찾아와 편안하게 머무르며, 익숙한 안정감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상에 필요한 것을 편안하게 고를 수도 있고, 가끔은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며 설렘을 느낄 수도 있는, 그런 일상 속 일부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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