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윤 | 브랜드워커파트너스 공동대표 "목표 달성 위한 리더의 의사결정"
![[칼럼] 이윤 | 브랜드워커파트너스 공동대표](https://www.fashionbiz.co.kr/images/articleImg/textImg/1762160527527-이윤_칼럼헤드 (6).jpg)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자는 사실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자신의 견해에서 출발한다.”
피터 드러커의 이 말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실전적 통찰이다. ‘사실’은 언제나 해석의 산물이다. 그 자체로는 어떤 결정도 보장하지 않는다. 시장조사 데이터, 고객 설문, 매출 추이 등을 맹신하는 순간 리더는 과거의 성공 공식을 반복하게 된다.
과학자는 관찰된 현상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한다. 경영자에게도 이 과정이 똑같이 필요하다. 리더의 견해는 직감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가설로 구조화돼야 한다.
① 견해가 아닌 ‘검증 가능한 가설’로 출발해야 한다. 패션 시장은 늘 불확실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구매 패턴이 급변했고, MZ세대의 가치소비는 브랜드의 윤리성까지 평가한다. 이런 환경에서 ‘데이터가 이렇게 말하니 이렇게 하자’는 결정은 늦고, 얕다. 반면 ‘우리가 세운 가설이 맞는가?’를 끊임없이 검증하는 기업은 시장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자라는 신상품의 성공 예측을 ‘트렌드 예측’이 아니라 ‘가설 검증’으로 다룬다. 소량 생산 – 매장 테스트 – 즉시 피드백 – 생산 조정의 순환 구조를 통해 견해를 실험으로 바꾸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방식은 단순히 ‘빠른 공급망’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가설’을 중심에 둔 경영철학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가설 검증형 의사결정으로 성장했다. 무신사는 매출 데이터보다 커뮤니티 반응, 리뷰, 브랜드 언급량을 핵심 지표로 삼았다. ‘무엇이 팔릴까?’보다 ‘왜 이 브랜드가 지금 선택받는가?’를 묻는 접근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은 ‘트렌드 리포트’와 ‘시장조사’ 등 이미 지난 계절의 데이터를 붙잡고 있다.
② 평균이 아니라 본질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리더들은 종종 ‘시장 평균치’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평균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평균적인 고객’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패션산업의 성공은 평균이 아니라, 차별화된 소수의 강력한 지지층에서 비롯된다.
파타고니아는 평균적인 소비자보다 ‘환경에 진심인 고객’을 선택했다. 그 결과 다른 브랜드가 세일에 매달릴 때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역발상 캠페인으로 오히려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것이 바로 ‘핵심 가치’와 ‘핵심 고객’을 기준으로 한 결정이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는 리더는 ‘평균’이 아닌 ‘핵심 고객’과 ‘핵심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의사결정을 검증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경영자의 사고 습관이자 판단 기준이다.
③ 데이터보다 질문이 중요하다. 결국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을 보게 하는 질문’이다. 리더의 의사결정은 자신이 세운 견해를 현실과 대조하며 다듬는 실험이다. 많은 리더가 데이터를 모으지만, 정작 ‘무엇을 묻는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는 “올바른 질문이 절반의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질문이 명확할수록 판단은 깊어진다.
‘이 결정은 우리 브랜드의 본질과 일치하는가?’
‘지금의 선택이 3년 뒤에도 옳을까?’
‘이 결정으로 고객이 우리를 더 신뢰하게 될까?’
좋은 판단은 데이터에서 나오지 않는다. 질문에서 시작된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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