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리포트] 갭그룹, 어패럴 넘어 뷰티 · 잡화 카테고리 확장

정해순 해외통신원 (haesoon@styleintelligence.com)
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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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올드네이비 등 아메리칸 캐주얼 어패럴 브랜드를 소유한 갭그룹이 뷰티, 잡화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잡화와 뷰티로의 확장은 카테고리 확립을 통해 궁극적으로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서 갭그룹을 부활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동시에 어패럴 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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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그룹(CEO 리처드 딕슨, Gap Inc)이 뷰티와 잡화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지난 2년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주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최대 브랜드(56% 매출 비중)인 ‘올드네이비’에서 새로운 뷰티와 잡화 상품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가을 시즌부터 올드네이비는 매장 내에 뷰티상품 코너를 신설하는 한편 새로운 핸드백을 론칭했다. 내년부터는 그룹 내의 다른 브랜드도 적합한 뷰티 및 잡화 카테고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물론 갭그룹은 이미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핸드백 · 벨트 · 양말 · 캡 등의 잡화도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개발해서 비중 있는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갭그룹은 코어 상품인 어패럴을 넘어서 뷰티와 잡화를 강화하면서 사업을 늘리는 한편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해서 궁극적으로 아이코닉한 아메리칸 캐주얼 리테일러로 다시금 부상하는 것이 목표다. 


올드네이비 ~ 갭, 뷰티 잡화 상품 본격 개발  


올드네이비는 현재 화장품 브랜드가 없다. 갭은 제이하나, 머지, 코바 등의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상품을 팔고 있지만 비중과 존재감은 미미하다. 갭그룹은 뷰티와 퍼스널케어(body care, hair care, oral care 등) 부문을 본격적으로 개발해서 그룹 내에서 규모를 키우는 것은 물론 전체 뷰티 마켓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한다.


이처럼 뷰티 부문에 주저 없이 뛰어드는 것은 고객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부 조사에 의하면 올드네이비 고객의 70%가 올드네이비 체인에서 뷰티 상품을 사겠다고 답했고 갭과 올드네이비의 많은 고객이 뷰티 리테일러인 ‘얼타(Ulta Beauty)’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갭 방문객 38.1%, 올드네이비 방문객 42.2%가 얼타에서도 쇼핑한 것으로 나타났다(Gap Inc 내부 조사).


이렇게 교차 쇼핑(갭/올드네이비×얼타)하는 고객층에 고무된 갭그룹은 이를 수익화하기 위해서 뷰티 리테일러 교차 고객이 많은 올드네이비에서 뷰티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2025년 가을 시즌부터 폭넓은 영역의 뷰티 상품을 출시하는데, 상품은 올드네이비의 PB 브랜드와 함께 다른 뷰티 브랜드(Mario Badescu, e.l.f., TonyMoly, Mixik 등)도 포함했다. 뷰티 상품은 미국 내 올드네이비 150개 매장에서 제공하며, 이 중 45개 매장은 뷰티 전문 판매원을 갖춘 숍인숍 형태다. 내년에는 갭이 PB 향수를 론칭하는 등 뷰티 상품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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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고객 유치 위한 도구로 뷰티 강화 


뷰티는 갭그룹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 되기도 한다. 청소년을 매장으로 유입하게 하는 데 뷰티 상품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10대는 미국 뷰티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메이크업 상품에 2조1000억원, 스킨케어 상품에 2조3800억원, 향수에 2조3800억원을 지출한다(BCG, 2025). 특히 뷰티 지출의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이 주목된다. 2023년 10대 뷰티 부문 지출은 23%나 성장했는데, 이는 전체 뷰티 시장 매출 성장(9%)의 두 배 이상이다(BCG). 대부분(85%)의 10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뷰티 상품을 쇼핑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결국 갭그룹은 뷰티 부문을 강화하면서 어린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여 뷰티는 물론 최종적으로 의류를 구매할 수 있는 고객으로 개발하려는 의도다.


또한 뷰티 구매 트렌드가 ‘고급에서 대중적인 뷰티 상품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갭그룹에는 큰 이점이 된다. 2025년 상반기 동안 미국 내 프레스티지 뷰티 매출은 2% 성장한 22조4000억원 규모인 것에 비해 매스 뷰티 매출은 4%나 성장해서 4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Circana).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효용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비싼 제품이 품질이 더 좋은 제품이라고 믿는 미국 소비자는 전체의 14%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Circana). 갭그룹에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다.


올드네이비, 3개 레인지 핸드백 라인 론칭


갭그룹은 뷰티와 함께 잡화에도 중점을 둔다. 잡화는 어패럴의 자연스럽고 손쉬운 확장으로 볼 수 있으며, 고객에게 전체 룩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첫 번째 시도로 올드네이비는 9월 초 새로운 핸드백 컬렉션(Reimagined Handbag Collection)을 온 · 오프라인을 통해 출시했다. 야심 찬 이번 컬렉션은 여러 디자이너 스타일에서 영감을 가져와서 올드네이비의 독특한 스타일 버전으로 제공됐다. 깔끔한 라인, 훌륭한 프로포션, 개선된 소재 등을 강조하는 리얼 라이프를 위한 핸드백이다. 총 3개의 레인지(The Carie Style, The Prep Style, The Romantic Style)로 구성되며 가격은 3만5000 ~ 6만3000원 선이다.


갭은 아직 핸드백 컬렉션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잡화를 시험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러기지로 잘 알려진 브랜드, 베이스(Beis)와 협업했는데 백팩과 러기지 등의 잡화를 포함한 25피스의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갭은 한정판의 러기지와 백에 대한 시장과 고객 반응을 확인했다. 가격대는 잡화가 17만9000 ~ 52만9000원, 한정판 러기지는 40만3000 ~ 54만3000원, 백팩은 17만9000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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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잡화 시장, 2028년 21조6000억 규모  


미국의 잡화 시장(주얼리, 핸드백, 시계, 안경, 소형 가죽상품 등)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규모가 2028년까지 21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2023 ~ 2028년 연평균 성장률이 8.29%에 이른다(researchandmarkets.com). 미국 어패럴 시장의 동기간(2023 ~ 2028) 연평균 성장률이 3%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2.8배나 높은 수치다(Euromonitor).


또한 어려운 거시경제 상황과 패션산업에 닥친 럭셔리의 부진도 갭그룹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사람들은 럭셔리의 디자이너 핸드백에서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좀 더 ‘접근 가능한 가격 + 트렌드에 맞는 스타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으며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럭셔리 잡화 브랜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다.


결국 잡화산업에서는 폭넓은 고객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패션성 있는 잡화의 니즈가 강한 상황이다. 여기에 갭그룹이 저렴한 가격과 앞서가는 패션을 결합한 잡화 상품에 집중하면 매스마켓에서 강력한 파워 리테일러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취임한 리처드 딕슨, 갭그룹 회복 견인


1990년대에 인기의 정점을 찍은 후 2000년대 이후 갭의 하락은 계속됐다. ‘자라’같이 민첩한 기획과 운영으로 트렌디한 스타일을 제공하는 패션 기업에 자리를 뺏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CEO들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면서 회복을 시도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결국 2001년부터 2021년까지 갭은 2000개 매장을 철수했으며 연매출은 4조90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한때 혁신적인 브랜드로 아메리칸 캐주얼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갭은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갭그룹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23년 취임한 새로운 CEO인 리처드 딕슨(Richard Dickson)의 리더십에 따른 것으로 그가 경영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6개 분기 연속 매출이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20년 만에 최고 마진(gross margin, 41.3%)을 기록했다. 또한 당기순이익은 2022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갭의 주가도 딕슨이 오기 전 2023년 최저가 대비 2025년 3.4배나 증가했다.


갭그룹이 뷰티와 잡화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전략은 환영받고 있다. 거의 비슷비슷한 리테일 환경에서 차별화를 도모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어패럴 이상으로 확장하는 것은 수익채널의 확대를 넘어서 기존 고객과의 연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뷰티 부문 신설은 젊은 층을 유입할 수 있는 기회이며 잡화를 추가하는 것은 열망적 소비자를 갭과 올드네이비 등으로 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잡화와 뷰티로의 확장은 단지 상품을 늘리는 것을 넘어서 카테고리를 확립해서 궁극적으로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서 갭그룹의 부활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동시에 갭그룹은 어패럴 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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