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베시용, 론칭 첫 해 단일 상품 1만족 판매… 올해는 3배 간다
김현수 인턴기자 (laceup@fashionbiz.co.kr)
25.10.30 ∙ 조회수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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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베시용 레이싱 트레이너
2024년 론칭한 수제화 브랜드가 단일 상품을 1만족 이상 판매했다. 데베시용(대표 오원석)의 수제화 브랜드 ‘데베시용(DÉVIATION)’에서 발매한 레이싱 트레이너가 그 주인공이다. 이 모델은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JJJ자운드’의 관심을 비롯해 글로벌 편집숍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레이싱 트레이너는 독일군 트레이너를 기반으로 하되 히든레이스 구조와 날렵한 실루엣, 끈 스토퍼 디테일을 적용해 브랜드만의 균형감 있는 미학을 담았다. 2024년 2월 출시 이후 1만족 이상 판매되며 ‘도버스트리트마켓(Dover Street Market)’, ‘하입비스트(Hypebeast)’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입점 연락을 받았다.
캐나다 몬트리올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JJJ자운드'측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비롯해 호주, 일본, 홍콩, 영국, 대만 등 해외 편집숍들의 입점 제안이 이어졌다. 이 모델은 브랜드 방향성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준 전환점이 됐다. 국내 수제화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해외 고객 비중이 30%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익숙한 것의 재해석에서 시작한 수제화
데베시용의 정체성은 익숙한 것을 새롭게 재정의해 전달하는 데 있다. 이러한 철학은 브랜드명 ‘데베시용(DÉVIATION)’의 뜻인 ‘일탈’에 그대로 녹아 있으며,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공장에서 배운 제작의 감각과 구조적 실험정신을 디자인 전반에 반영한다.
브랜드는 시즌제 생산 대신 드롭 방식으로 제품을 선보인다.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계절과 분위기에 맞게 2~3개의 신상품을 발매하는 형태다. 이는 상업적 주기보다 자유로운 창작을 우선시하는 브랜드의 의지를 반영한다. 발매 시 디자인의 근원이 된 빈티지 아카이브와 레퍼런스를 공개해 기획 의도를 설명하고, 그 맥락을 이해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국내 시장 내 유사 제품이 넘치는 가운데, 데베시용은 모든 요소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제품의 형태나 구조, 소재의 조합까지 그들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일탈을 표현한다. 결국 데베시용의 디자인은 새로운 유행을 쫓기보다, 익숙한 것 속에서 독창성을 증명하려는 한 브랜드의 태도를 보여준다.
데베시용의 주 고객층은 취향이 명확한 25~35세다. 인스타그램 DM,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고객과 활발히 소통하며, 소비자가 제품의 스토리와 철학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소비자 피드백을 제품 개발에 직접 반영하는 점도 브랜드의 강점이다. 이러한 접근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데베시용 원더 룩북
평범하지 않은 삶이 만든 브랜드
오원석 데베시용 대표의 행보는 브랜드의 뜻인 일탈과 닮아 있다. 편집숍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가 하면, 축구 선수의 꿈을 펼치기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기도 했다. 3년간 머물던 영국 런던 브릭레인 거리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개성과 스타일을 관찰하며 부츠나 가죽 신발이 만들어내는 스타일의 힘을 체감해 제화라는 분야에 흥미를 느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수제화 제작에 대해 알아보던 중 TV프로그램 ‘다큐멘터리3일’을 통해 성수동 제화 현장을 접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 성동구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으며 제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홍대 공방에서 심화 과정을 배우고, 공장에 들어가 보조로 일하며 제화의 전 과정을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몸으로 익혔다. ‘왜 이 구조를 택했는가’ ‘이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제품의 본질을 이해했고, 그 수년간의 경험이 지금의 데베시용을 만든 토대가 됐다.
성수동에서 부산까지, 생산 체계의 다양화
현재 데베시용의 수제화 라인은 모두 성수동 공장에서 제작한다. 이 공장은 브랜드의 첫 시절부터 함께해온 동반자로, 데베시용의 주문이 오히려 공장 운영의 위기를 넘기는 계기가 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랜 협업 속에서 쌓인 신뢰와 노하우는 데베시용이 추구하는 정교함의 토대가 됐다.
브랜드는 수제화의 가치를 빠른 소비보다 희소성과 정성 그리고 가치 있는 제작 과정에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빠른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도 병행 중이다. 최근에는 기성화 라인인 DV에센셜(DV ESSENTIALS)을 부산에서 준비하며 생산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3일 이내 배송이 가능한 패스트라인 서비스도 최근 론칭했다.
빠른 검수와 피드백이 가능한 국내 생산의 강점을 기반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지만, 중국 공장이 가진 규모의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향후 브랜드의 성장에 따라 자체 생산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데베시용 로고
10억 매출의 시작 그 이후의 확장
2024년 정식 론칭 첫해 데베시용은 1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현재 ‘무신사, 29CM, 이큐엘, 크림’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있으며, 오프라인 쇼룸과 기성화 라인 출시에 맞춰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유튜브 시딩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유튜버 협업을 통한 제품 노출 확대와 함께 국내 의류 브랜드와 협업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브랜드 메시지를 확산시키고자 한다.
해외로는 홍콩 ‘HBX’, 대만 ‘플레인미(plain-me)’, 덴마크 ‘카모(KAMO)’ 등 글로벌 편집숍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전개도 이어가고 있다. 위와 같은 확장을 통해 2025년에는 전년 대비 3배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오 대표는 “데베시용은 제품을 통해 태도와 시선을 제안하고, 사람들의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브랜드를 지향한다”라며 “신발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사람의 기분과 관점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데베시용의 행보가 한국 수제화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현수 인턴기자 laceup@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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