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유니클로 잡아라” K-SPA 4강 구도 속 초접전

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
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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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지난해 한국 매출 1조원을 회복하며 다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토종 SPA도 존재감 확보에 나섰다.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무신사스탠다드’ 등 K-SPA 4강 구도를 형성한 이들은 단순히 가성비 경쟁을 넘어 브랜드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질적인 차원의 경험을 승부수로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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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유니클로를 잡아라.” 단순히 합리적인 가격만으로는 지갑을 열지 않는 고객으로 인해 국내 SPA 브랜드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색적인 협업과 디지털 콘텐츠, 오프라인 공간 등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 각자만의 전략으로 K-SPA의 정체성을 확보하며 고객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TOPTEN10)’은 경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쿨에어’와 ‘온에어’ 등 시즌별 핵심 아이템 중심 전략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9700억원의 매출과 약 690개의 매장으로 마감했다. 올해는 전략적인 매장 이동과 지역별 특색을 살린 신규 스토어 오픈을 이어가며 8월 기준 약 620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주요 상권 중심의 도심형 매장 운영과 자사몰 리뉴얼을 통해 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다. 


탑텐은 지난 2012년 론칭해 키즈 라인부터 성인 라인까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에이지리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1020 소비층부터 가족 단위 고객까지 각 타깃에 맞는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감정적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스타일링 콘텐츠 등을 통해 젊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가족 방문객이 많은 매장의 경우 라이브러리 공간이나 어린이 전용 독립 놀이공간을 조성했다. 


지난해 9700억 기록 탑텐, ‘에이지리스’ 브랜드로 


이와 함께 고객과의 감성적인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매장 구성에도 힘쓰고 있다. 제주 연북점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현무암 카운터’를 비롯해 제주의 멸종위기종을 담은 한정판 티셔츠를 선보였다. 또 강동·마곡점의 ‘리틀 라이브러리’와 ‘플레이그라운드’, 스타필드 하남점 ‘향기 책갈피 체험존’ 등 단순히 구매만 하는 의류 중심의 매장 운영에서 벗어나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조성했다. 


영업과 물류 부문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수요를 예측하고 리오더를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상품 기획과 생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장별 물량 배분(RT)과 영수증 분석에도 AI를 도입해 재고 효율성을 높였다. 추후에는 데이터 분석 기반 기획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S/S 시즌에는 이르게 시작한 여름과 처서가 지나도 지속된 무더위로 접촉 냉감 원단과 흡습·속건을 갖춘 쿨에어 라인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가벼운 착용감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홈웨어부터 오피스웨어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주요했다. F/W 시즌에는 베스트셀러인 ‘온에어’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활동성을 강화하고 지난해보다 기능성과 핏을 개선한 경량 아우터를 주력으로 제안한다. 


탑텐은 추후에도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핵심 상권 중심의 선택적 출점을 이어가며 매장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는 자사몰을 리뉴얼하고 디지털 채널 전략 고도화를 지속한다. 또 쿨에어와 온에어 등 시즌별 핵심 아이템 중심 전략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가격 경쟁을 넘어 가치와 경험을 선도하는 K-SPA의 대표 주자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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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000억 목표’ 스파오, 상반기 성장세 이어가


이랜드월드(대표 조동주)의 SPA 브랜드 ‘스파오(SPAO)’는 합리적인 가격의 고기능성 제품, 다채로운 협업, 성인 아이템 디자인을 키즈로 확장한 ‘미니미’ 아이템 등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며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000억원의 매출로 마감했으며 올해는 매출 7000억원과 유통망 200개점을 목표로 한다. 이번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10% 성장한 매출로 마감했다. 


스파오는 이랜드에서 2009년 론칭한 국내 SPA 브랜드로, 고품질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 실제로 이를 위해 2010년부터 자체 냉감 소재 ‘쿨테크’를 개발해 여름용 의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올해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상품 대신 5만원 이하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쿨 트리코트 셋업’을 선보여 많은 호응을 받았다. 


소량으로 시장 반응을 먼저 테스트하고 이후 해외 파트너사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판매 단가를 낮췄다. 또 연간 80만건에 달하는 온라인 리뷰를 AI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하나의 리뷰에 담긴 다양한 의견(소재, 색상, 착용감 등)을 분류하고 카테고리로 나눠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 


캐릭터 IP부터 스포츠 구단까지… 다채로운 협업


또 캐릭터 IP, 스포츠, 팝 아티스트 등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며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 유치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특히 매장을 통한 IP 체험, 굿즈 발매, SNS 콘텐츠 확산 등의 방식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파오 컬래버셀’이라는 전담 조직을 구성해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상품화해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게임 IP ‘피크민(Pikmin)’과 협업했고, 5월에는 프로 야구구단 ‘두산베어스’, 캐릭터 IP ‘가나디’와 협업했다. 6월에는 팝 아티스트로 유명한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협업했고 8월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헌터×헌터’와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하며 호응을 얻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 모두 단순 판매 플랫폼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전달하는 허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의 경우 1020 남성은 ‘무신사’, 1020 여성은 ‘지그재그’, 3050 남녀는 네이버로 타깃층을 구분해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공식 홈페이지 리뉴얼을 통해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베이직 상품 관련 콘텐츠를 더욱 강화한다. 


한편 스파오는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키즈 라인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성인과 동일한 디자인의 미니미 콘셉트로 2020년 단독 매장을 처음 오픈한 이후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700억원으로 마감했으며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 키즈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고 ‘에이지리스 베이직’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콘텐츠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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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감성’ 살린 에잇세컨즈, 글로벌 GO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의 캐주얼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K-패션의 감성을 살린 콘텐츠와 상품 기획력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기존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했던 방향에서, 필리핀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 지난 7월에는 필리핀에 첫 매장을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지난 2012년에 론칭한 에잇세컨즈는 9월 기준 국내 81개 유통망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비중은 25:75 수준으로 온라인에서는 실제 착용 고객 중심의 스타일링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는 인테리어 개편을 통해 고객 경험 개선과 브랜드 체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점포 수 확대보다는 효율점을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한다. 


에잇세컨즈는 주 고객층인 2535세대와의 감정적 연결 강화를 위해 인플루언서, 아티스트, 디자이너, 캐릭터 IP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파트너와 협업해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상품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고 핵심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7월 필리핀 첫 매장 오픈, 해외 유통망 공략


지난해에는 인기 밴드 데이식스(DAY6)와, 지난 9월에는 싱어송라이터 우즈(WOODZ)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4월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과 손잡고 콘셉트스토어를 열고 컬래버 상품을 출시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가격 경쟁력만이 아닌 상품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와 경험, 빠르고 효율적인 운영에 집중하는 것.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국내 SPA 시장은 가성비 경쟁을 넘어 브랜드 경험과 수익성 중심으로 진행 중”이라며 “에잇세컨즈는 최신 트렌드를 빠르고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상품 데이터를 분류·분석·기획하고, 이를 속도 있게 실행할 수 있는 소싱/생산 협력사들과 파트너십 강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K-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해외 유통처를 꾸준히 발굴하고, 국내에서는 핵심 상권의 매장을 거점 삼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전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콘텐츠와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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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스탠다드, 올해 말까지 30개점 ‘고속 성장’


무신사(대표 조만호 · 박준모)의 모던 베이식 캐주얼웨어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MUSINSA STANDARD)’는 2030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팬덤을 확대해 가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19개 매장을 운영했던 무신사스탠다드는 올해 8월 기준 총 29개점으로 오프라인스토어를 대폭 늘렸다. 올해 말까지 30호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매장을 찾은 누적 방문객 수는 1300만명에 달한다. 


서울의 홍대·강남·성수·명동·한남 등 주요 지역과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 등 지방 핵심 상권에 로드숍을 오픈하고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내 숍인숍 등 다양한 형태로 매장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2030 젊은 고객층과의 거리를 좁히고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됐다. 또 뷰티, 잡화, 홈 등으로 카테고리와 상품 수를 확대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전 과정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남점에서는 매달 새로운 주제의 오프라인 팝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진행한 우먼 언더웨어 팝업에서는 전문 컨설턴트의 1:1 프라이빗 피팅 서비스, 휴식 공간 및 포토존 조성, 단독 할인 혜택 제공 등 소비자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상반기 누적 방문객 1300만↑, 글로벌 소비자 공략


온 · 오프라인 연계를 중심으로 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도 고도화하고 있다.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이후 온라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 무신사 앱과 연계해 △무신사 회원 적립금 지급, 오프라인 구매 내역 온라인 연동, 상품 후기 작성 등 다양한 O4O 서비스를 제공해 양 채널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상반기 동안 매장 내 큐알코드를 통해 플랫폼에 신규 가입한 회원 수는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서울 강남, 명동, 성수, 한남, 홍대 등 주요 상권에 글로벌 특화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장 택스 리펀드, 무인 환전기, 외국어 안내 방송, 캐리어 보관, 다국어 브로슈어 제공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특화 매장(강남 · 명동 · 성수 · 한남 · 홍대) 5곳의 중국인 관광객 합산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12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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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빠르게 반영… 버뮤다 팬츠 ‘대박’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제품 디자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과 트렌디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진행한 ‘SPA 브랜드 만족도 조사’에서는 20대 소비자들에게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며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트렌드를 반영해 7가지였던 ‘버뮤다팬츠’ 스타일을 40가지로 대폭 늘렸다. 해당 상품은 전년대비 9배 이상 증가해 19만장 넘게 판매됐다. 추후에는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도 함께 공략할 계획이다. 이번 하반기에는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 출점하고 지역별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숍인숍’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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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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