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컴퍼니 히스토리 26] 김지훈 대표의 락피쉬웨더웨어... 英 IP · 韓 제품력 · 中 소싱력 ‘3박자’
“영국의 IP, 한국의 제품력, 중국의 소싱력이 결합하면 천하무적입니다.” 김지훈 에이유브랜즈 대표에게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한 핵심 요소를 묻자 거침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를 실행에 옮기면서 에이유브랜즈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패션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첫 출발은 영국의 IP 확보였다. 2024년 1월 에이유브랜즈는 영국 본사인 젠나(Zennar Limited)의 지분 100%와 ‘락피쉬(Rockfish)’의 글로벌 상표권을 매입함으로써 전 세계 49개국에 대한 브랜드 사업 권리를 확보했다. 2010년 수입 · 라이선스 파트너로 시작해 2013년 한국 내 상표권 및 사업권 확보를 거쳐 마침내 글로벌 브랜드의 주인이 됐다.
브랜드 지식재산권(IP) 확보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락피쉬’의 제품력 강화에 나섰다. 장화 단일 아이템으로는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브랜드명을 ‘락피쉬웨더웨어(Rockfish weatherwear)’로 변경하고 라이프스타일 및 사계절 브랜드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이 전략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K-패션 세계관의 브랜드 중 잡화 중심 아이템을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패셔너블하게 풀어내는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했다.
또한 플래그십 중심의 유통 전략은 락피쉬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다. 1호 매장인 한남동을 시작으로 성수, 도산, 명동 등 소위 서울 핵심 패션 상권에 플래그십을 속속 꽂았다.
이러한 브랜딩 강화 전략은 올해 4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게 된 계기가 됐다. 공모가 1만6000원으로 시작한 에이유브랜즈의 주가는 9월 15일 기준 2만5000원으로 상승했으며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락피쉬의 성장 전략과 브랜드 가치에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IPO로 확보한 공모금을 발판으로 삼아 에이유브랜즈는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특히 중국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중국은 생산기지로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한 만큼 이곳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 규모와 성패가 좌우된다. 에이유브랜즈는 가장 먼저 조직 체계를 갖추고 글로벌 전략의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6월 말 설립된 합작법인 에이유브랜즈항저우트레이딩은 8월부터 출점에 속도를 냈다. 첫 매장은 선전에 위치한 MixC World로, 오픈하자마자 앵커 테넌트로 자리 잡았다. 연거푸 오픈한 베이징 산리툰 매장은 하루 매출 1500만원을 기록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9월에는 '중국의 성수동'으로 불리는 상하이 안푸루에 플래그십을 출점했고, 10월에는 '중국의 명동'인 난징시루에 대형 플래그십을 오픈한다. 이들 매장뿐만 아니라 올해 연말까지 청두, 항저우, 충칭 등에도 진출해 올해 총 8개 매장을 속도감 있게 전개할 계획이다.
온라인 채널 강화도 병행한다. 9월에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과 샤오훙슈의 공식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고, KOL(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정밀 타기팅 전략을 결합해 온 ·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리테일 시스템을 구축했다.
에이유브랜즈는 중국 매장의 성공적인 출발로 K-패션 세계관을 가진 글로벌 브랜드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확보했다. IPO 당시 공언했던 올해 해외 매출 목표 100억원은 8월 기준 이미 오더를 달성했으며, 공격적인 해외 출점을 통해 글로벌 성장과 성과를 증명하겠다고 전한다.
탄탄한 브랜딩이 뒷받침되자 국내 백화점의 러브콜도 이어져 신세계 부산센텀점, 더현대서울, 신세계 강남점 등 국내 A급 백화점 입점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만·태국·일본에도 매장을 오픈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에이유브랜즈는 올해 국내 8개, 해외 22개 등 적극적인 유통망 확대를 통해 브랜드의 성장 기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글로벌 내 입지도 더욱 키워갈 계획이다.
이 같은 자신감은 제품력을 가장 중시하는 김지훈 대표로부터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는 단순 CEO가 아닌 브랜드 오너로서 K-패션 세계관의 글로벌 확장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한국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환하는 첫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락피쉬웨더웨어와 같은 브랜드가 더 많이 늘어날수록 K-패션도 K-팝과 K-뷰티처럼 전 세계를 호령하는 그날이 성큼 다가올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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