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패션 시리즈] 119레오, 폐방화복 업사이클링해 영업이익 절반 기부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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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가 패션 시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이면서도 실현하기 어려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관련된 연재를 진행한다.


그동안 <패션비즈>는 브랜드나 기업이 보여주는 재무적 정량 지표나 트렌드를 끌어내는 마케팅 파워와 그것을 성공시키는 사람들에 주목해 패션 시장을 조명해 왔다.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을 이룩하기 위해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 사람을 찾아 이들의 철학과 지향점을 공유하려 한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소방관이 입었던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해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방화복에서 아라미드 단섬유를 추출해 재사용하며 순환경제를 만들어 가고 있는 ‘119레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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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해 다시 소방관을 돕는 기업이 있다. 119레오(대표 이승우)가 그 주인공으로, 이 기업은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해 가방 · 카드지갑 · 키링 · 의류 등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소방관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 제품 제작에 그치지 않고 폐방화복에서 첨단소재인 ‘아라미드(Aramid)’를 추출해 재사용하는 등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16년 건국대학교 창업 동아리에서 출발한 119레오는 소방관 처우 개선을 목표로 폐방화복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년 동안은 전액 기부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18년 이승우 대표가 본격적으로 회사를 설립하며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레스큐 이치 아더(Rescue Each Other)’라는 의미를 담은 119레오의 브랜드명처럼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라는 가치 아래,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암 투병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소방관을 위해 사용한다. 기부금을 확대하기 위해 실적을 내는 데 힘을 실은 결과 지난해 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동안 누적 기부금 1억7000만원을 달성한 만큼 올해는 누적 기부금 2억원을 넘긴다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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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기부금 2억원 목표’ 암 투병, PTSD 등 지원 확대 


핵심 사업은 내구연한이 지난 방화복을 활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일이다. 업사이클링 과정은 소방서에서 폐방화복을 수거하고, 자활센터에서 방화복 세탁과 분해를 진행한 후 원단을 수작업으로 봉제해 제품이 완성되는 구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대적 디자인에 디테일을 가미한 활용도 높은 아이템들을 꾸준히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히어로 메신저백’ ‘챌린저백’ ‘스톤백팩’ 등 가방류를 비롯해 ‘소방호스 카드지갑’ ‘볼드 카드지갑’ ‘방화복 팔찌’ ‘몽글 양말’ ‘영웅의 집 키링’ 등이 대표적이다. 메인 카테고리인 가방류는 미니 사이즈부터 빅 사이즈까지 평균 10만~20만원대로 구성해 스타일 수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방벌 키링’ 등 키링 품목이 어린이부터 5060세대까지 전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며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제품 제작을 넘어 방화복의 주 소재인 아라미드 재생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119레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방화복을 아라미드 단섬유로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라미드는 섭씨 500도 이상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과 강도를 가진 고기능성 소재로, 119레오는 방화복을 그대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이 아닌 아라미드 섬유 단계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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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O926 백팩·소방벌 키링·볼드·소방호스 카드지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방화복 주 소재 ‘아라미드’ 섬유로 되돌려 경쟁력↑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아라미드 리사이클링 공장을 오픈했는데, 이곳에서는 연 20톤 규모의 재생 아라미드 PCR-A(Post Consumer Recycle - Aramid)를 생산하고 있다. PCR-A 소재는 새 아라미드 섬유와 비교했을 때 금액은 40% 정도 저렴하고, 성능은 90% 우수하다. 또 재활용 단일 소재만으로도 방적과 방직이 가능해 리사이클 100% 원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생산 규모를 확대해 향후 3~4년 안으로 양산형 소비가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방관 지원 범위도 더 넓힌다. 기존에는 암 투병 소방관 지원에 국한돼 있었으나 소방관 공상추정법이 통과된 이후 소방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극복, 주거 환경 개선 등 사회적 활동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승우 119레오 대표는 “업무 중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겪은 소방관을 위해 국제 주거복지 비영리단체인 한국해비타트와 협업해 집 내부의 턱을 없애고 화장실에 안전바를 설치하는 등 거주 공간을 베이어프리(Barrier Free)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라며 “이 밖에도 한림화상재단, 대한항공,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등 다양한 기관∙기업과 활발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꾸준히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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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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