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 2025 현장 뜨거웠다” K-텍스타일, 글로벌로 확산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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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감 · 친환경 소재부터 AI 룩북까지, ‘프리뷰인서울(PIS) 2025’는 단순한 소재 박람회를 넘어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현장에서는 냉감 · 경량 · 지속가능성 · 탈중국 이슈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고, 디지털 전시 · 포럼 ·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로 참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K-패션과 함께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K-텍스타일’, 그 중심에 선 PIS 현장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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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가 주최한 ‘프리뷰인서울(PIS) 2025’가 전년대비 관람객이 7% 증가(총 14만8명)하며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올해 K-패션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초청 바이어는 전년대비 31%(180명 → 236명) 증가하고 해외 60개국에서 860명의 인원이 K-섬유를 발굴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특히 해외 바이어 비중은 아시아가 9% 이상 줄어들고 유럽·아메리카가 12% 이상 증가하며 ‘탈(脫)중국’에 기반한 소싱 전환 움직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해외 바이어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여한 중국 업체의 비중은 작년 576개사에서 261개사(45%)로, 올해 515개사에서 206개사(40%)로 줄어들었다. 


미국발(發) 관세의 영향으로 한국은 중국 · 베트남 · 일본 등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관세율을 확보하면서 소싱처를 한국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범용 원단은 중국이, 초고기능성 특화 원단은 일본이 선도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합리적인 가격대와 고품질의 아웃도어 · 애슬레저 · 스포츠웨어용 고기능성 소재가 바이어 및 참관객들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이었다.


脫중국 뚜렷, 한국 소싱처 발굴 움직임 포착


마이크로 파이버를 기반으로 한 에코 레더 · 퍼 · 스웨이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덕성인코(대표 정기훈)는 ‘뷰오리(Vuori)’ ‘나이키(Nike)’ ‘페리엘리스(Perry Ellis)’ 바이어와 상담을 통해 스포츠웨어, 스키웨어용 인조가죽, 소프트 터치가 강조된 고기능성 원단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다이마루 전문 업체 와이제이글로벌(대표 서국원)은 ‘아라찌아(Aritzia)’ ‘에이에스알브이(ASRV)’ ‘아크테릭스(ARC’TERYX)’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소싱 책임자들과 사전 매칭 상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고기능성 우븐과 니트 아이템에 니즈가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하이 게이지(high gauge) 니트와 엔지니어드(engineered) 자카르류에 대한 문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국내 명품 코트 서플라이어 예성텍스타일(대표 엄성일)은 ‘무스너클(Moose Knuckles)’ ‘러브쉑팬시(Loveshackfancy)’ ‘리포메이션(Reformation)’ 등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 상담을 진행했다. 고가 라인 특성상 소량 최소주문수량(MOQ)에 대한 수요가 있었으며 아우터와 가방지 아이템 위주로 활발한 논의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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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바이어 매칭 서비스)’ 신설, 2900건 상담


이처럼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해외 유명 글로벌 바이어와 만남이 가능했던 것은 올해 새롭게 도입한 ‘바이어 매칭 시스템(BMS)’ 덕분이다. 사전 매칭 1150건을 포함해 행사 기간에 약 2900건의 상담이 성사됐다. 사전 매칭을 통해 시간 엄수와 정시성 높은 상담이 성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김지훈 덕성인코 상무는 “바이어 매칭 시스템을 통해 사전 상담을 예약한 바이어들이 많이 방문했다. 첫날 예약된 건의 약 80%가 실제 상담으로 이어졌으며 해외 바이어뿐 아니라 국내 주요 브랜드 바이어도 찾아와 깊은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PIS 내 최대 규모의 공동부스를 구성해 선보인 효성티앤씨(대표 김치형)와 16개 협력사 관계자들도 “‘알로(Alo)’ ‘온(On)’ 아크테릭스 등 미주 및 유럽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바이어와 직접 상담한 점이 매우 뜻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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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핫한 소재 키워드는? ‘냉감 · 경량 · 지속가능성’


PIS 행사 내내 가장 핫한 키워드는 ‘냉감 · 경량 · 지속가능성’이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여름이 더욱 더워지고 기간 또한 길어지면서 러닝 · 애슬레저 · 스포츠웨어를 중심으로 한 냉감 원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기능성 원단을 중점적으로 선보인 부스 관계자들은 PIS에 방문한 바이어 10명 중 8명이 냉감 소재를 우선 찾는다고 답했다. 


효성과 공동관에서 부스를 운영한 대웅에프엔티(대표 박형규)는 러닝·스포츠웨어용 경량 · 스트레치 소재와 냉감 원단을 주력으로 선보이는 소재 업체다. 박시우 대웅에프엔티 부대표는 “여름이 길어지면서 여름용 기능성 원단이 중요해지고 있다. 냉감 소재는 계절과 상관없이 전 세계 바이어들의 공통된 니즈”라고 강조했다. 


또 나일론과 폴리 스판 기반의 애슬레저 · 스포츠웨어 원단을 공급하는 신창티앤씨의 이현빈 과장도 “냉감 소재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이다. 특히 해외 바이어는 환경 규제 강화로 리사이클 소재도 함께 찾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냉감 · 리사이클 소재는 앞으로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남율 대표 “스포츠 넘어 전 채널로 기능성 확산” 


신소재 전문 업체 더와이인터내셔널(대표 남율)도 더 길어진 여름과 더 짧아진 겨울에 대비해 다양한 소재를 PIS에서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서 열에너지 반사 기법을 활용한 시원한 소재와 우주복 충전재로 사용되는 초경량·고보온 ‘에어로겔’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소재에 관심을 보인 온을 비롯해 ‘콜롬비아(Columnia)’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등 글로벌 바이어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남 대표는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무더위 하면 대구가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이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계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감각 자체가 달라지면서 스포츠웨어에만 국한되던 여름 냉감 소재가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웨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겨울도 여름과 마찬가지로 변덕스러운 기후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무거운 아우터보다는 가벼우면서 보온성을 갖춘 제품이 선택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 직물 기업 스타이렘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에 비해 여름이 더 길고 덥다 보니 코트 원단 수요가 거의 사라졌다. 대신 얇고 가벼운 아우터와 통기성 있는 경량 원단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전했다. 냉감과 경량 소재에 대한 수요는 여름 스포츠웨어부터 F/W 아우터까지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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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어 “한국 기능성 원단 기술력 인상 깊어”


또 특정 시즌에 국한되지 않는 시즌리스 아이템, 글로벌 친환경 인증 GRS · OEKO-TEX · BLUE-SIGN · GOTS 등을 획득한 지속가능 원단, 팬시(Fancy) · 노벨티(Novelty) 자카르 및 프린트물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장을 방문한 뷰오리, 알로, 룰루레몬 등 글로벌 요가웨어 선두 브랜드 바이어들은 “국내 기능성 원단의 기술력과 대응 속도에 놀랐다. PIS의 다양한 부대행사 기획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답했다. 또 2회 연속 방문한 파타고니아 바이어는 “기존 거래처와도 깊이 있게 협업 아이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고 지난 시즌 놓쳤던 부족한 아이템을 PIS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평가했다. 


망고의 우븐 · 니트 소싱 담당자는 “그동안 ‘프리미에르비종’ ‘밀라노 우니카’ 등 유럽 전시회만 참가했었고 아시아에서는 ‘상하이 국제의류직물박람회(ITSA)’ 정도만 알고 있었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PIS를 처음 접했고 원하는 아이템을 대부분 확인해 필요한 샘플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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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인서울 내부 전경(이미지=구경효 기자)


AI 트렌드 분석 등 차별화된 부대행사 관심 높아


브랜드 매칭 · 상담뿐만 아니라 글로벌 포럼, 피칭 프로그램, 세미나, 도슨트 투어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업계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다룬 세미나는 행사 기간 중 17회 진행했으며 약 1300명이 참가했다. 특히 섬산련에서 진행한 한일패션테크와 KFDC의 AI 트렌드 분석 세미나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대형 공동관을 비롯해 트렌드 포럼관 이원화(Essence, Taste)와 고급 소재 특화관 ‘살롱 드 PIS(Salon de PIS)’와 섬유와 첨단 기술이 융합된 ‘테크스피어(TechSphere)’ 등 특별관 구성으로 미래지향형 섬유패션도 함께 소개했다. 테크스피어 특별관의 주요 콘텐츠를 설명해 주는 도슨트 투어를 5회 진행하며 약 100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해 보고 소재에 대한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하면서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생성형 AI 룩북 제작, 3D 가이드맵(e-Floor Map), 바이어 상담일지 및 참가업체 설문지 온라인화, 참가업체 디렉터리 온라인화 등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10년 이상 꾸준히 참가한 업체에 특별 클럽제(10 + CLUB)를 도입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작년과 다른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K-팝과 K-패션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가운데 PIS는 K-소재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질적 장(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를 기민하게 반영하며 ‘K-텍스타일’의 저력을 보여줬다.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소싱 · 비즈니스 · 네트워킹 · 트렌드 공유의 허브로 성장한 PIS는 앞으로도 한국 섬유산업이 미래를 선도하는 플랫폼이자 글로벌 패션 생태계를 연결하는 가교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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