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봉제의 벽...교복 업체들, 해외 생산 확대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5.09.24 ∙ 조회수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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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봉제산업은 오랜 기간 지속된 고령화와 신규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봉제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이미 60대를 넘어섰으며, 숙련 기술은 뛰어나지만 대규모 물량 소화에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신규 인력 유입도 거의 없어 산업 전반의 인력 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교복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복은 학사 일정에 맞춰 반드시 제때 공급돼야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국내 봉제 인력으로 인해 특정 시기에 물량이 집중되면서, 메인 봉제공장뿐만 아니라 소규모 공장을 한시적으로 가동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제품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국내 업계 전반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교복 형태의 변화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정장형 교복이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야구점퍼·후드·맨투맨·카라 티셔츠 등 ‘편한 교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정장형 교복은 기술적 난도가 높아 국내 숙련공 중심으로 제작돼 왔지만, 편한 교복이나 체육복은 스포츠웨어·기성복과 유사해 해외 생산에도 적합하다. 교복 업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생산 거점에서 위탁 봉제를 진행해 왔다.
국내 교복업체들은 일찌감치 해외 생산 기지를 활용해 왔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봉제 거점을 통한 위탁 생산은 이제 업계의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의존해온 봉제 인프라가 교복 제조에도 적용되면서 품질과 기술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해외 생산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공장은 규모와 효율 면에서 강점을 지니지만 학교별 맞춤형 수요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교복의 특성상 현지 기획과 관리 역량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봉제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 관리력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교복업체들이 해외 생산을 병행하면서도 여전히 강조하는 부분은 축적된 생산 경험이다. 수십 년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생산하며 쌓아온 봉제 기술과 품질 관리 체계는 교복 제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국적 의류 기업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온 경험은 교복 시장에서도 내구성·디테일·마감 품질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교복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이 매일 사용하는 생활복이자 학교의 상징이다. 따라서 브랜드가 쌓아온 글로벌 수준의 제조 노하우는 해외 생산이라는 변화를 선택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업계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교복을 포함한 국내 봉제산업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 양성, 근로환경 개선, 생산 효율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복 시장은 학생들의 안전과 신뢰와 직결되는 특수성을 지닌 만큼 단순한 원가 절감보다 품질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업체들이 결국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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