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리포트] 아르마니 누가 인수할까?

9월 초 세상을 떠난 아르마니의 패션하우스(Giorgio Armani S.p.A./Armani Group)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생전에 아르마니는 자신의 (이탈리아)회사를 절대로 프랑스의 대기업에게 팔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9/12일 공개된 그의 유언에 따르면 아르마니 재단(아르마니 그룹을 소유)은 그룹의 지분을 18개월 내에 매각할 것을 요구하면서 프랑스 기업인 LVMH, 로레알(L’Oreal), 에실로룩조티카(EssilorLuxottica, 프랑스에서 상장)에게 그 우선권을 주라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개된 유서는 지난 3월 작성된 것으로 주요 내용은 아르마니 재단의 상속과 매각 관련이다. 이에 따르면 아르마니 재단은 디자이너의 오른팔이었던 레오 델오코(Leo Dell’Orco)와 함께 아르마니의 가족들(세 명의 조카와 여동생)이 상속하게 되며 이들은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 아르마니 사후 18개월 내에 15%의 지분을 1차로 매각한 후 3년-5년 내에 동일한 바이어에게 30%-45%를 2차 매각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또한 재단은 최소한 30%의 지분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2차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는 상장도 고려해야 한다. 아르마니는 유서를 통해 3개 기업(LVMH, 로레알, 에실로룩조티카)을 우선 매각 대상으로 꼽았다. 로레알과 에실로룩조티카는 각각 화장품과 안경부문에서 아르마니의 사업 파트너이며 LVMH는 No1 럭셔리 기업으로 1990년대 후반 아르마니의 지분 인수(20%)를 협의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로레알과 에실로룩조티카, LVMH는 모두 아르마니의 유언에 존경을 표하면서 고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VMH가 아르마니를 인수하는데 가장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함께 일하게 된나면 LVMH는 아르마니 브랜드와 그 운영을 세계적으로 더욱 강화할 것’ 이라고 밝힘으로써 향후 LVMH의 아르마니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아르마니 그룹의 가치는 11조 4000억원(€7bn)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럭셔리 사기업으로 알려진다(Financial Times).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형기업이 전략적으로 아르마니 그룹을 인수하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유는 아르마니가 광범위한 가격대의 브랜드와 다양한 업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아르마니 브랜드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아르마니는 아래로는 A7의 스포츠웨어와 캐주얼라인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부터 위로는 오트쿠튀르, 인 아르마니 프리베(Armani Prive)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한 패션과 뷰티부터 레스토랑, 호텔, 홈상품, 심지어 극장까지 여러 부문을 운영 중이다.

인수기업측에서 아르마니가 운영하는 모든 부문과 브랜드에 관심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현재 인수사로 유력시 되는 LVMH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인수한다 하더라도 아르마니의 폭넓은 가격대의 레인지를 모두 포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이 아르마니 그룹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지만 LVMH의 특성상 하이엔드 레인지에 포커스를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르마니가 유언을 통해 꼽은 우선 매각 대상 3개 기업은 모두 아르마니 브랜드의 미래와 디자이너의 레가시를 보전해 줄 재정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연 어느 기업이 아르마니를 인수할 것인지 그리고 향후 인수사의 경영 아래서 아르마니는 어떻게 업그레이드 될지 패션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르마니 그룹은 1975년 밀라노에서 창립됐으며 연매출 규모는 4조 4000억원€2.7bn, 2024년)에 이르며 세계적으로 623개의 독립 매장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