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상장사 상반기 매출 5.6%↑ 영업익 5%↓ '글로벌 선점 기업만 선방'
2025년 상반기 패션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고전 중인 가운데 이커머스와 해외 수요를 선점한 기업만 대체로 선방했다. 패션 상장 49개사와 비상장 3개사로 총 52개사의 2025년 상반기 실적(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분석해 본 결과,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5.6%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평균 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패션기업 52개사 중 매출과 영업익 모두 상승한 회사는 이랜드월드,미스토홀딩스, 무신사, 에이피알, TP, 폰드그룹, 비비안, 감성코퍼레이션, 제로투세븐 9개사로 나타났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익이 상승한 회사는 LF, 웰크론, SG세계물산, 인디에프, 제이에스티나, 메디앙스, 진도 ,형지글로벌 8개사로 집계됐다.
매출은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회사는 영원무역홀딩스, 신성통상, 한세실업, 신원, 크리스에프앤씨, 형지엘리트, 에스티오, 에이유브랜즈 8개사다.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하락한 회사는 27개사(삼성물산, F&F홀딩스,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로 나왔다.
매출·영업익 모두 성장 9개사... 이랜드·에이피알·무신사 등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가장 좋았던 곳은 2분기 역대급 실적으로 화제가 되는 에이피알과 IPO를 앞두고 사업부 다각화에 나선 무신사를 비롯해 이랜드월드, 미스토홀딩스, TP, 폰드그룹 등으로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이들의 특징은 해외 시장 중심의 성장,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및 D2C 전략 강화,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있다.
에이피알은 2025년 2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78%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은 95% 증가, 영업이익은 149.4% 증가로 조사한 기업들 내에서 상승률 1순위를 기록했다. 이랜드월드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990개로 다양한 판매 경로가 원동력이었고 미스토홀딩스는 골프 사업 부문의 성장이 주효했다.
폰드그룹은 온라인 비중 강화와 쇼핑 편의성 개선,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를 통한 전개, ‘슈퍼드라이’ 아시아 지역 IP 인수 전략이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LF 등 패션 외 사업 강화 주효 '영업이익 상승'
매출 외형은 줄어들었지만 알짜 경영으로 영업이익에서는 상승을 해낸 회사도 있다. LF, 웰크론, SG세계물산, 인디에프, 제이에스티나 등이다. 비수익성 사업부를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하는 등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를 반영했다. 이들은 미래에 해외 판로 개척, 브랜드 리빌딩 등 매출 회복을 해내야 한다는 숙제도 함께 남아있다.
기업들 중에서는 LF가 비교적 선방했다. 매출액이 3.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0.7% 증가, 반기순기익이 34.7% 증가했다. 국내 패션 시장의 불황에도 고마진 상품군 확대, 광고비·재고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또 패션 외 뷰티, F&B, 금융업 등 다양한 사업군을 가지고 운영한 전략이 주효했다.
인디에프도 영업이익 상승을 보여줬다. 매출액이 1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9.9% 증가했다. 적자사업 구조조정, 매장 효율화로 비용을 크게 줄여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매출 확장 보다는 적자 축소와 이익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영원무역홀딩스·한세실업·크리스에프앤씨 등 영업익 감소
매출 외형을 키우는데 성공했지만 수익성 방어에 실패한 기업들이 있다. 영원무역홀딩스, 신성통상, 한세실업, 신원, 크리스에프앤씨 등이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프로모션 비용 상승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재고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할인과 마케팅으로 매출은 지켰지만 이익이 악화됐다. 이들은 재고 관리 고도화, 글로벌 시장 확대, 포트폴리오 재편을 과제로 안고 있다.
매출액 상승률과 영업이익 감소율 격차가 가장 컸던 크리스에프앤씨는 매출액 62.7% 상승, 영업이익 97.3% 감소를 기록했다. 골프 인구가 감소하면서 주력 사업인 골프웨어 시장 침체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024년 일본 하이패션 아웃도어 브랜드 ‘앤드원더’ 독점사업권을 확보하면서 발생한 비용 증가의 여파가 아직 남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F&F홀딩스·한섬 등 패션 대기업 실적 부진
매출과 영업익 모두 하락한 27개사는 52개사 중 절반이 넘는 수치로 올해 상반기 역시 힘들었다는 상황을 보여준다. 삼성물산은 영업익이 36.8%, 한섬은 38.4% 신세계인터내셔날은 90.3% 감소했다. 영업익 낙폭이 가장 컸던 회사는 지엔코(-417.1%), 좋은사람들(-292.3%), 에스제이그룹(-277.8%) 순이다. 이들 기업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 생산기지 신규 개척 등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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