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F&F 결정이 Key, '5조 대어' 테일러메이드 누구 손에?
2조1000억원에 넘어간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가 4년 만에 5조원대 ‘빅딜’의 주인공이 됐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F&F와의 분쟁이 이번 M&A의 주요 사건으로 떠올랐다. 이번 인수전의 흐름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인수 당시보다 몸값이 많이 오른 테일러메이드를 두고 벌어지는 현재 F&F와 센트로이드PE의 입장을 짚어봤다.
불과 4년 만에 2조에서 5조대로 몸값이 뛴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두고 최근 3개월간 엎치락뒤치락 인수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 빅딜의 중심에는 2021년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이하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당시 5537억원 자금을 대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F&F(회장 김창수)가 있다.
당시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F&F는 현재 투자자이자 원매자로서, 4조원 미만에 인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 8월에 이뤄진 예비입찰에 참여한 주요 국가의 글로벌 PEP(Private Equity Partnership)와 기업 중 일부 후보가 4조원 이상을 써 내고 일부 원매자들이 본격 실사에 돌입하면서, 우선매수권을 주장하고 있는 F&F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센트로이드PE와 F&F는 현재 테일러메이드를 놓고 분쟁하고 있다. 6월 중순 센트로이드PE가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 등 핵심 권리를 갖고 있는 F&F의 동의 없이 테일러메이드 매각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F&F는 이후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임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줬다. 센트로이드PE 측도 우선매수권 행사를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F-센트로이드PE 분쟁 상태, 관전 포인트는?
8월 중순경 매각을 추진 중인 센트로이드PE, 매각 주관사 JP모건과 제프리스가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베인캐피털을 비롯해 중동의 스포츠 중계 사업권을 보유한 기업, 인도 사모펀드, 글로벌 소재 기업 등이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중동에서도 LIV골프인베스트먼트와 사우디스포츠채널(SSC) 등이 이름을 올렸다(블랙스톤도 참여했다고 알려졌으나, 직접 경영권 인수 검토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힘).
반면 F&F와 컨소시엄을 고려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앨캐터톤과 중국 율리스포츠는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센트로이드PE는 본입찰 진행에 앞서 추가로 제안을 꾸준히 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2~3개월 정도 남은 본입찰 전까지 인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F&F는 우선협상대상자가 4조원 미만 가격을 제시하면, 원매자로서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같은 가격으로 인수할 계획이었다. 4조원이 넘으면 투자자 입장에서 다른 출자자와 함께 매각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물론 자금을 조달해 우선매수권 행사를 결정할 수도 있다.
인수전 향방은 F&F 손에, 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도
그렇다면 F&F는 매각 측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2주 기한 내에 우선매수권 행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 현재 F&F의 보유 현금은 많지 않다. 최상위 지배회사인 F&F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약 1850억원(개별 약 500억원), F&F의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 약 1265억원(개별 약 887억원)이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 재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F&F는 최근 우호적인 재무적 투자자(FI)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내용으로는 F&F가 컨소시엄 형태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해 우선매수권 행사 단계에서 단독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해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FI의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제공할 담보나, 이후 감수해야 할 고금리 이자비용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일부에서는 F&F가 전략적 투자를 감행할 당시 환율과 현재 환율 차이가 커 비용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2024년 기준 영업이익이 4507억원에 달하는 F&F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한다면 하는’ 김창수 회장, 글로벌 페이즈 열 수 있나
센트로이드PE 입장에서는 M&A 과정을 마무리하고도 우선매수권을 가진 F&F의 존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F&F의 결정에 따라서 수월하게 인수가 완료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막대한 실사 비용을 들여 마친 인수 과정이 의미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F&F는 자금 조달에 성공해 우선매수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게 될까. 만약 우여곡절 끝에 인수를 확정 지은 후에는 골프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든 글로벌 시장에서 테일러메이드의 가치를 또 어떻게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성공한다면 그동안 국내 및 아시아 패션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 온 김창수 회장과 F&F의 새로운 패션 비즈니스 페이즈가 글로벌 시장을 향해 열리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매우 큰 상황이다. 그만큼 패션 업계는 물론 투자 시장에서도 F&F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테일러메이드’ 매각 및 인수 관련 주요 타임라인
2021년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 2조1000억원에 인수. 당시 F&F가 자금5537억원을 대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우선매수권 확보
2025년 6월 중순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 매각 절차 공식 착수하며 예비입찰 공고
2025년 7월 21일 F&F가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임해 ‘테일러메이드’ 인수 검토 공식화
2025년 7월 29일 F&F, 테일러메이드홀딩스 이사회 내 자사 지명 이사 사임. 경영권 이해상충 차단 조치
2025년 7월 말~8월 초 ‘테일러메이드’ 매각가 3조~5조원대 거론. 글로벌 SI·FI 예비입찰 참여 의사 표명
2025년 8월 중순 F&F, 우호적 재무 투자자(FI) 확보 위해 스틱크레딧 등과 협의 중이라고 알려짐
2025년 8월 말 센트로이드·LP 측, F&F를 펀드에서 제명하는 방안 검토 중으로 알려짐
∨ F&F는 매각 절차가 사전동의권 위반이라고 주장
∨ 센트로이드PE 측은 GP(업무집행조합원, 펀드 운영 관리 주체, 센트로이드PE)와 LP(유한책임조합원, 자금 공급자, F&F)의 인수전 참여 권한을 언급하며 ‘사전동의권’에 대한 F&F의 해석이 틀렸다고 지적
2025년 9월 현재 예비입찰 마감. 본입찰 진행 예정. F&F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및 법적 대응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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