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전략적 성공 기술(14) 지속 가능한 경영의 조건
1981년부터 2001년까지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이끌었던 잭 웰치는 ‘경영의 전설’로 불렸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GE의 시가총액은 약 20배 증가했고, 공격적인 구조조정과 성과주의는 주주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 주었다. 당시 언론과 경영학 교과서는 그를 ‘뉴트론 잭(Neutron Jack)’이라 부르며, 냉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로 묘사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연구 결과는 잭 웰치의 리더십을 ‘숫자 중심의 단기성과 모델’로 규정하며, 그것이 결국 GE의 몰락을 부른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겉으로는 엄청난 성공처럼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신뢰’ ‘안정’ ‘장기 비전’이라는 조직의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잭 웰치의 경영 방식은 ‘20-70-10’ 규칙으로 상징된다. 즉 상위 20% 인재에게는 파격적인 보상을, 중간 70%는 유지 및 관리를, 하위 10%는 매년 퇴출했다. 이 방식은 초기에는 경쟁심과 성과 압박을 극대화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이 드러났다.
첫째는 ‘심리적 안전망의 붕괴’다. 직원들은 실수를 피하기 위해 혁신보다 자기보호에 몰두했다. 둘째는 ‘내부 신뢰 약화’다. 동료가 협력자가 아니라 경쟁자로 인식되면서 정보 공유와 시너지가 줄었다. 셋째는 ‘고객 가치 희생’이다. 단기 수익을 위해 제품 개발 주기가 단축되면서 품질보다 판매 목표 달성이 우선시됐다.
우리에게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로 익숙한 사이먼 시넥은 이를 ‘옥시토신(신뢰 호르몬)’이 아니라 ‘코르티솔(위기 호르몬)’이 조직을 지배하는 상태로 묘사하기도 했다.
결국 GE는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주가가 급락했다. 핵심 사업부는 잇따라 매각됐고,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던 기업이었던 GE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잭 웰치 시절의 단기 실적 중심 경영이 위기 대응력을 약화시켰다”라고 분석한다.
잭 웰치의 사례는 리더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경고를 준다.
①재무 지표와 함께 ‘조직 건강 지표’를 관리하라. 매출이나 이익률 같은 숫자만 보지 말고 직원 몰입도, 혁신 지표, 고객 충성도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취임 후 주가보다 먼저 조직문화와 학습·협업 지수를 높였고, 이는 장기 성장의 견고한 토대가 됐다.
②심리적 안전망을 설계하라. 실패와 의견 차이를 허용하는 환경이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다. 구글의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는 성과가 높은 팀의 핵심 요인이 심리적 안전감임을 증명했다.
③단기 성과와 장기 투자의 균형을 맞춰라. 단기 목표 달성을 위해 미래 기반을 희생하지 말아야 한다. 파타고니아는 매출 성장을 늦추더라도 친환경 소재 전환과 공급망 개선에 장기 투자해 브랜드 신뢰를 구축했다.
④경쟁보다 협력의 문화를 심어라. 성과 평가에 팀·조직 단위 목표를 포함시켜 구성원이 ‘내 성공’이 아니라 ‘우리의 성공’에 집중하게 해야 한다.
리더라면 매 분기 실적보고서 뒤에 숨은 ‘조직의 건강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리더십의 진정한 책무는 단기 성과를 뛰어넘어 조직이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장기적 회복 탄력성을 설계하는 것이다. 숫자는 과거를 설명하지만, 문화는 미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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