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면 그 무슨 재미인가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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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경을 통한 민생회복지원금을 받았다. 금융위가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113만4000명이 진 빚 16조4000억원의 채무 상환 부담을 없애거나 낮춰 주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 일은 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실 소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에게는 정치의 효용성이 별로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권 소식으로 자존감이 무너지고 기분이 상할 때가 많을 뿐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일 때 쓸데없는 외출을 자제할 정도의 공포감과 함께 민생 현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고, 그것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때 국가가 추경을 통한 긴급재난기금을 마련했고,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일괄 지급해서 민생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실제 그 추가 소비로 인해 민생회복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때 막연한 생각으로 나를 포함한 전 국민에게 코로나19 재난 지원금의 일괄 균등 지급의 취지에 반대하는 생각을 했고, 내 생각대로 결국 우리 가족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 전부를 재난을 당할 때 두 배, 세 배 더 힘들 수밖에 없는 진짜 재난을 당한 취약계층을 위해 써 달라며 나라에 전액 반납했다.


물론 그 후 긴급재난 지원금의 실체적 효용성에 대한 깊은 학습과 함께 우리 지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직접 사용치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이해가 안 되고 잘 모르겠으면 따지려 하지 말고 더 깊이 공부를 하는 것이 맞다.


금융위는 “코로나19에 이은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라며 “장기 연체자들의 제도권 경제 복귀와 재기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는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없도록 엄정하게 소득을 심사해 ‘개인파산 수준’으로 사정이 어려운 사람의 채무만 소각하고, 주식투자에 따른 빚이나 유흥업 등 업자들의 채권은 매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폐업자 수가 처음 100만명이 넘었고 자영업자 연체율이 최고라고 했다.


차 안에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놓고 있어야 겨우 덥지 않은 오후 2시···. 붉은 신호에 막혀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내 차 앞으로 자기 몸의 두 배가 넘는 큰 수레에 폐지를 가득 담아 끌고 가는 노인이 자세히 보인다.

‘저분 평생에 게으르게 사신 적이 며칠이나 있을까··· 열심히 살지 않아 가난하다는 건 거짓말이다.’ 언젠가 읽었던 어느 트위터리안의 글이다. 두고두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글이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못 미칠 때마다 읽어보곤 한다. 늘 함께 떠오르는 장면은 최애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에 나왔던 이지안(아이유)과 그녀의 할머니(손숙)의 삶이었다.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녀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 아니 불공정한 삶이었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악전고투하며 이름처럼 편안함에 이를 수 없었던 이지안의 삶이 떠올랐다. 그처럼 가난은 늘 한꺼번에 몰려오는 법이다.


비록 아직도 삶에 대해 어떤 확신이 없고 그냥 죽으면 우리의 삶은 노트북이 꺼지듯 세상에서 로그아웃되는 게 아닐까 생각하지만, 혹시 하느님을 뵙게 되면 좋은 사람은 못 됐지만 최소한 인간답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니까. 도덕적 해이? 그 어느 누가 일부러 돈을 빌리고 빚 독촉, 압류 및 경매, 신용불량자로 일자리도 구할 수 없이 7년 이상 고통받으며 불확실한 채무탕감을 기대하고 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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