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컴퍼니 히스토리 25] 캐주얼 블루칩 윤형석의 도전 ‘K-패션 대장주’로 등극할까?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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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해 연매출 3200억원을 올린 경이로운 자본 효율성을 자랑하는 패션기업. 이 기업은 지난 2008년 온라인으로 브랜드 사업을 시작해 불과 17년 만에 뛰어난 선배 기업을 제치고 캐주얼 절대강자로 등극했다. ‘커버낫(covernat)’ ‘리(lee)’ ‘와키윌리(wacky willy)’ 등을 주력으로 전개하는 비케이브(대표 윤형석)에 대한 이야기다.


비케이브는 국내 패션 시장의 유통 패러다임이 백화점 중심에서 이커머스로 전환되는 시점에 절묘하게 온라인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8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을 론칭한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거침없이 성장했다. 이어 유통가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아 오프라인까지 성공적으로 확장한 패션기업 첫 사례로도 꼽힌다.


실제 이 회사는 ‘패션 빙하기’로 언급되는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5배에 달하는 매출 확장, 연간 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달성, 연간 15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실현하는 등 초우량 기업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재고 누적으로 신음하는 대다수 패션기업과 달리 비케이브의 재고자산회전율(매출액÷평균재고자산)은 평균 4.2회전으로 우수하며, 누적된 미처분 이익 잉여금만해도 1131억원에 달한다. ‘이게 과연 패션기업의 재무제표 맞아?’ 할 정도로 비케이브는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한국 패션시장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혜성처럼 등장해 가장 빼어난 결과물을 올린 비케이브지만 성장통 없이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마크곤잘레스와의 상표권 분쟁은 가장 뼈아픈 손가락이다. 비케이브는 자체 브랜드인 커버낫에 이어 라이선스 브랜드로 론칭한 마크곤잘레스가 잘나가던 2023년에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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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인절(Angel) 도형의 경우 그 누구도 몰랐던 IP를 비케이브가 정성 들여 주지저명한 캐릭터로 키워 왔던 만큼 그냥 포기하기에는 매우 억울했다. 결국 대법원까지 소송전을 이어 갔지만 7월 초 비케이브의 지식재산권 침해로 최종 패소 판정이 났다. 최선을 다했던 만큼 이제 훌훌 털고 자체 IP 기반의 스트리트 캐주얼로 선보인 ‘와키윌리(캐릭터명 키키)’를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케이브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라는 각오로 사업 효율성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7월 중순 △글로벌사업본부 · 브랜드사업본부 · 재경사업본부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기존 해외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확대 · 격상해 본부급 조직으로 운영함으로써 해외 시장 공략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브랜드사업본부는 모든 브랜드사업부와 함께 물류사업부, 전략기획실, HR실 등 전사 핵심 부서를 통합해 운영한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지만 오프라인, 나아가 글로벌 유통 채널까지 갖추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편차 없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 최근 세일즈포스를 도입했고, 전사적으로 CRM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한편 비케이브를 창업한 윤형석 사장은 성공한 40대 패션 경영인으로 조명받고 있지만, 사업의 첫 출발은 20대 초반 이른 나이에 패션 이커머스 1세대 경영자로 시작했다. 2000년대 초 온라인 편집숍 ‘온스트릿’을 운영하며 슈프림과 스투시 등의 글로벌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 1년 만에 매출 20억원을 기록하는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이후 일본과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좋아하는 옷을 직접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사업의 방향성을 플랫폼이 아닌 브랜드로 전격 선회했다. 이렇게 해서 온라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이 탄생했다.


커버(Cover)와 NAT(Needle And Thread)이란 의미를 담은 커버낫은 온라인 시대 환경을 타고 연매출 1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잘 구축된 브랜딩 덕분에 캐주얼을 뛰어넘어 여성복과 아동복까지 라인을 확장했다. 더 나아가 최근 대만 법인을 설립했고, 올 하반기에 커버낫 플래그십 오픈을 앞두는 등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비케이브는 주력 브랜드 3개를 포함해 ‘팔렛’ ‘랭글러’ ‘네이머클로딩’ ‘스티브알란’ ‘토니호크’ ‘트레셔’ ‘이벳필드’ 등 총 10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부터 라이선스와 수입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토털 패션 컴퍼니로 자리매김한 이 회사는 강화된 내부 인력 구성으로 브랜드별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소통과 진정성을 강조하며 폭넓은 채널에서 브랜드 스토리와 가치를 꾸준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비케이브의 행보가 ‘캐주얼의 블루칩’을 넘어 ‘K-패션의 대장주’로 우뚝 서게 될 날도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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