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뜨랑스 · 에드모어 등 승승장구 '에스엔패션그룹' 차별화 전략은?
2008년 패션 소호몰 ‘소녀나라’로 출발해 여성복 브랜드 ‘아뜨랑스’와 ‘에드모어’를 인수하며 비즈니스를 확장한 에스엔패션그룹(대표 구길리)이 1000억대 규모로 입지를 굳혔다. 플랫폼과 브랜드 투트랙 전략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8264㎡(약 2500평) 규모의 도심형 풀필먼트, 새벽배송, 4PL · AI 고도화 등을 실현해 배송 서비스 품질을 높여 재구매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10대부터 30대까지 데이트룩 · 오피스룩 · 일상복 등 여성의 TPO별 룩 전반을 공략하며 연매출 1000억원대 규모로 도약한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에스엔패션그룹(대표 구길리)이다. 온라인 커머스의 태동기부터 플랫폼 경쟁이 과열된 현재까지 여성의류 쇼핑몰로 자리매김하며 성장 드라이브를 이어온 기업은 드물다. 이러한 가운데 에스엔패션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 트랙을 구축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08년 쇼핑몰 ‘소녀나라’로 10대 소비자층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2013년 ‘아뜨랑스’, 2019년 ‘에드모어’를 인수하며 고객층을 대폭 확장했다. 소녀나라는 10대, 아뜨랑스는 2030세대 여성, 에드모어는 20~40대를 타깃으로 세대별 포지셔닝을 정교화했고, 각 쇼핑몰별로 로맨틱 무드, 실용, 베이직 등 취향을 세분화해 더 넓은 여성 고객군을 흡수했다. 그 결과 카테고리 · 연령 · 무드 다각화 전략으로 외형을 견고하게 키웠다.
단 한 곳의 오프라인 매장 없이 아뜨랑스 단독으로 5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고, 에드모어는 지그재그 · 에이블리 등 주요 플랫폼에서 트래픽과 매출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소녀나라는 마켓플레이스형 입점 모델을 도입해 단일 브랜드를 넘어 10대를 위한 쇼핑 플랫폼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해외 시장으로도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설립 17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매년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며 성장 곡선을 이어가는 바탕에는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
‘소녀나라’로 이름 알린 온라인 1세대 사업 다각화
그 성장의 엔진은 ‘자체 물류’였다. 에스엔패션그룹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지상 5층, 연면적 8264㎡(약 2500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고, 물류 · 택배 등 핵심 솔루션을 내재화해 운영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
센터는 자동 제함기, 실밥 제거 · 검수 공정, 전자동 스팀 프레싱, 자동 포장 등으로 물류 작업의 약 80%를 자동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에스엔패션그룹은 자사 쇼핑몰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을 선제 도입하며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현재 하루 평균 택배 처리 건수는 5만 건 이상, 처리 물량은 10만건에 이른다. 성수기에 주문이 폭주해도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병목현상을 신속하게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자동화 심화로 인력 효율화가 불가피했지만, 이들을 검품 · QA 프로세스에 재배치해 품질관리 체계를 한층 정교화했다. 결과적으로 속도 · 정확성 · 품질을 동시에 잡는 배송 운영 체계를 갖추게 됐다.
8264㎡ 규모 도심 풀필먼트 구축, B2B 확장
일례로 이 기업이 운영하는 아뜨랑스와 에드모어에서는 2만~3만원대의 제품을 구매해도 구김 없이 스팀 프레싱된 상태로 옷을 옷걸이에 걸고 커버를 씌워 배송한다. 배송 능력만은 고가 백화점 의류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이러한 프리미엄급 배송 능력은 자체 물류와 자동화 시스템이 뒷받침되며 구현됐다.
이로써 체감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재구매율을 높이는 동력으로 연결됐다. 특히 도심 한복판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한 이유도 궁금한데, 더 빠른 배송과 동시에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었다.
정기열 에스엔패션그룹 부대표는 “풀필먼트 센터 고도화가 진행될수록 시스템이 IT 중심으로 전환됐다. 젊고 우수한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 도심에 대규모 센터를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고학력 인재가 풀필먼트 센터에 근무하며 단순 검품을 넘어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본사와 긴밀히 소통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 과정이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된다”라고 덧붙였다.
디자인센터 평균 연령 20대, 실무 권한 넓혀
한편 에스엔패션그룹은 매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투자를 병행해 4PL(운송 · 보관 · 유통가공 · 물류 컨설팅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B2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에스엔패션그룹의 4PL 솔루션에 대한 제휴 문의가 늘면서 사업부로 확장해 파트너사를 늘리는 중이다. 현재 600억원대 여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는 한 기업도 이 솔루션 도입 이후 성과를 거뒀다는 후문이다.
물류 경쟁력 위에 디자인 역량을 높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전담 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연간 7000여 종의 신상품을 선보인다. 아뜨랑스는 ‘프롬리리컬’ ‘스무레’ ‘아뜨다움’ ‘아띠블라썸’ 등 자체 제작 라인을 확장하며 취향 세분화 전략을 고도화해 여성 고객의 핏과 무드에 정밀하게 대응해 재구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본사 디자인센터는 평균 연령이 20대로 젊은 감성의 여성이 주 구성원이다. 유연한 트렌드 감수성과 실행 속도가 결합되면서 시즌 대응력과 스타일 제안이 강화되고 있다. 정 부대표는 “실제 쇼핑몰의 핵심 타깃인 2030세대가 회사의 주 구성원이다. 디자인은 임원이 주도하기보다 실무자 권한을 넓히고 있고, 큰 가이드 내에서 자유롭게 디자인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세대가 아니면 길이감 · 사이즈 · 디테일에서 괴리가 생길 수 있기에 실제 타깃인 실무자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집순이룩 · 마실룩 등 TPO별 카테고리 세분화
상품에 이어 스타일링 · 콘텐츠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개별 아이템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 근처 마실룩’ ‘면접 프리패스룩’ ‘집순이룩’ ‘백화점 라운지룩’ 등 TPO별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코디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이는 장바구니 전환과 재구매를 동시에 자극하는 큐레이션 장치로 작동한다.
아울러 과거 ‘외국인 모델 룩북’이 주류이던 관행에서 벗어나 브랜드 결과 결이 맞는 인플루언서 모델을 전면에 세워 브랜드 톤앤매너를 선명히 하고, 소비자가 자신의 체형 · 상황에 맞춰 ‘나의 착장’을 온라인에서 현실적으로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이 전략은 창업 초기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기조다.
올해는 과거 아뜨랑스의 초기 팬덤을 다시 흡수하는 ‘리엔게이지먼트’ 전략도 병행한다. 2013년 전후 아뜨랑스를 경험했던 고객이 현재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이동한 만큼 현 20대 중심의 상품 구성만으로는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맞춰 상품과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해당 세그먼트의 재유입을 도모한다.
10대만의 쇼핑 플랫폼? ‘소나’ BIZ 모델 전환
소나는 완전히 다른 트랙을 밟는다. 2019년부터 자체 몰인몰 형태의 브랜드숍을 전개하며 온라인 유통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했다. 즉 단일 브랜드 사업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로 모델을 전환한 것이다.
소나몰 안에서는 10대 타깃과 소녀나라 콘셉트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적극 발굴해 유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며, 로켓배송 등 핵심 기능을 탑재해 자체 풀필먼트 기반의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소나는 셀러 기반 운영에 더해 인플루언서 마켓몰로도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직접 착용하고, 룩북 촬영에 참여하며 ‘뮤즈’라는 셀러명으로 숍인숍을 운영해 판매를 견인한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 인플루언서까지 참여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AI 도입, 물류 · 브랜드 · 플랫폼 고도화 전방위로
물류 · 브랜드 · 플랫폼을 전방위로 고도화하는 가운데 AI 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디자인 · 마케팅 영역에서 AI를 적용 중이며, 업무 효율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사내 교육을 통해 AI 활용을 표준화하고 있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정 부대표는 “새벽배송 · 풀필먼트 고도화와 마켓플레이스형 전환은 단기 손익을 넘어 고객 신뢰와 재구매 기반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회사는 이 로드맵을 고도화해 속도 · 정확성 · 경험 · 품질을 모두 개선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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