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잔스포츠 등 MZ 잡은 ‘올드스쿨’ 제 2 전성기 활짝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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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와 2000년대 돌풍을 일으켰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1020세대의 ‘힙’한 아이템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제2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재도약은 단순히 Y2K 트렌드에 편승한 반짝 유행이 아니다. 단단한 헤리티지와 치밀한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 결합된 결과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사로잡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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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 브랜드, 다시 전면에 떴다!” 1990~2000년대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1020세대의 ‘힙’한 브랜드로 성공적인 부활을 이뤄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약진은 Y2K 트렌드의 영향으로 ‘반짝’한 것이 아니라, 국내 패션 시장에서 매출과 트렌드 양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헤리티지 브랜드의 부활은 단순한 복고 열풍을 넘어서 복합적이고 치밀한 비즈니스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을 적극 활용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려는 현실적인 전략이 헤리티지 브랜드 재조명의 핵심 원동력이 됐다. 이에 국내 유통사들은 적극적으로 헤리티지 브랜드를 발굴하고 국내 독점 유통권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유통권을 확보한 이들 유통사는 오랜 기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아이템과 견고한 헤리티지는 유지하면서도 국내 시장에 맞는 전략적 리브랜딩을 추진했다. 유통, 마케팅, 상품 전반에 걸쳐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철저한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단행해 성공적인 부활의 기틀을 마련한 것. 그 결과 1020세대에게 주효하게 어필되며 폭발적인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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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성기 맞이한 ‘잔스포츠’ 전년대비 64%↑ 


대표적으로 무신사트레이딩(대표 이지훈)이 전개하는 ‘잔스포츠’가 ‘요즘 애들 다 드는 가방’으로 불리며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2024년 국내 매출은 전년대비 64%가량 성장했고, 무신사 내 1분기 검색량은 전년 동기대비 180% 가까이 급증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967년 론칭된 잔스포츠는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글로벌 가방 브랜드의 위상을 확보했으며, 국내에서도 1990년대 ‘국민 책가방’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1020세대의 일상 패션 아이템으로 다시금 각광받고 있으며, 이는 무신사트레이딩이 국내 공식 유통을 맡아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잔스포츠의 성공은 한국 특성에 맞춘 상품 개발에서 비롯됐다. 무신사트레이딩 관계자는 “당시 미니 백팩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실용적인 ‘하프 파인트 미니백’을 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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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파인트 미니백 → 여성 & Z세대 흡수


이 아이템은 기존 젊은 연령대가 아닌 잔스포츠의 주요 고객층을 여성 및 Z세대로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무신사트레이딩은 본사와 긴밀히 협력하며 한국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패턴 변주와 과거 디자인의 복각 출시 등 현지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캠페인 비주얼 또한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기획한다. 글로벌 캠페인의 핵심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모델 선정 및 착장 등 비주얼 요소를 한국 친화적으로 구성해 현지 소비자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집중한 것이다. 특정 앰배서더에 의존하기보다 매체 및 드라마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한 마케팅 전략도 유효하게 작용했다.


오프라인 채널 확장은 잔스포츠 브랜드 성장 가속화에 중요한 동력이 됐다. 2024년 2월 스타필드 수원점에 국내 첫 공식 매장을 개설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스타필드 하남점, 올해 2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난 7월 스타필드 고양점에 줄줄이 공식 스토어를 오픈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가족 친화적인 쇼핑몰 입점을 선택함으로써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이 잔스포츠를 접할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장 내 독특한 인테리어 구성 또한 1020세대의 방문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장에 마트 콘셉트를 적용해 마치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듯 백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티지 캠코더 설치 등 다양한 체험 요소를 마련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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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키즈’ 코어 팬층 확보, 기존 대비 3배 UP


‘디키즈(Dickies)’도 무신사트레이딩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도약했다. 국내 기존 전개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매출 규모를 기록한 것. 이는 디키즈가 100년 넘는 헤리티지와 탄탄한 글로벌 팬덤, 스케이트보드와 힙합 등 서브컬처 중심의 견고한 팬층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던 잠재력과 무신사트레이딩의 국내 시장 공략 전략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무신사트레이딩은 디키즈의 헤리티지와 트렌드를 동시에 반영한 상품 기획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과거 ‘가성비’ 이미지를 넘어 ‘874팬츠’ ‘아이젠하워 재킷’ 등 디키즈의 상징적인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워 코어 팬층을 확대한 한편 ‘더블니팬츠’ ‘워크쇼츠’ 등 국내 고객 니즈에 맞춘 신상품도 적극 선보였다. 더불어 디지털 기반 마케팅과 ‘예스아이씨’ ‘다크룸스튜디오’ 등 국내 인기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파격적인 협업을 통해 젊은 세대를 유입하고 팬덤을 확장하는 데 견인했다.


또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통한 브랜드 경험 강화에 집중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첫 플래그십스토어 ‘디키즈 성수 스토어’를 오픈하고, 한국인 체형에 맞는 ‘코리안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발매하는 등 철저한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펼쳤다. 이처럼 온라인 마케팅, 협업,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전략 등이 맞물려 디키즈는 국내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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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온’도 독점 운영, 한국 익스클루시브 전개


한편 무신사트레이딩은 지난 1월 1일 애슬레틱 브랜드 ‘챔피온’의 국내 공식 수입 및 유통에 관한 파트너십 계약을 하고 국내 전개 중이다. 챔피온은 1919년부터 100여 년간 품질 및 디자인 혁신을 거듭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다. 


액티브웨어, 스웻셔츠, 스웻팬츠, 팀 유니폼, 신발, 액세서리 등 스포츠 캐주얼 의류 및 잡화를 폭넓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후드 스웻셔츠를 최초로 선보인 것으로 잘 알려진 만큼 헤리티지와 상징성을 지닌 브랜드다.


무신사트레이딩은 파트너십을 통해 챔피온의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 등 주요 카테고리에 있어 독점 운영 권한을 획득했다. 동시에 아시아, 미국, 유럽을 포함한 챔피온의 글로벌 라인 제품과 한국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코치, 1020세대 신규 고객 유입 75% 상승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전개했지만 최근 MZ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엄마 가방’ 이미지를 벗고 가장 트렌디한 핸드백 브랜드로 거듭난 코우치코리아리미티드(대표 데이비드 하워드)의 ‘코치’다. 자신을 표현하는 ‘표현적 럭셔리(Expressive Luxury)’ 브랜드로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한 이후 Z세대의 감성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인기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마뗑킴’과의 협업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당시 일부 협업 제품은 온라인 채널에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코치는 2002년생 아티스트 이영지를 앰배서더로 발탁해 참신한 광고 캠페인으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스타럭스(대표 김재일)가 운영하는 뉴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레스포색’도 다시금 상승세에 올랐다. 가볍고 실용적인 나일론 소재와 레스포색 특유의 감성적인 디자인이 재조명되며 소비자 이목을 잡고 있다. 국내 젊은 소비자들은 레스포색 가방에 키링을 달아 개성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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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포색 등 이전 영광 회귀 NO, 새 역사 쓴다


쿠로미와 헬로키티 등 다양한 IP(지식재산권)와의 협업 가방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패션 브랜드 ‘글로니’와 컬래버레이션해 한국뿐만 아니라 뉴욕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결실이 있었다.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도 공개했다. 


이렇게 성공 사례가 확산되면서 주요 라이선싱 업계 또한 견고한 헤리티지를 지닌 클래식 브랜드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부활하며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마리떼프랑소와저버’와 ‘리’ 등의 글로벌 브랜드도 매출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올 상반기에만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으며, 리는 지난해 전년대비 20% 성장한 86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처럼 헤리티지 브랜드들은 현시대와 시장에 맞춰 리브랜딩하며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1020세대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새롭게 재해석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은 현대 브랜드와 클래식 브랜드를 믹스매치해 차별화된 스타일을 창조하는 한편 ‘가꾸’나 ‘신꾸’ 같은 커스터마이징 트렌드를 활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고 독자적인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즉 과거 전성기를 누린 브랜드들의 재도약은 단순히 이전 영광으로의 회귀가 아닌, 현시대 소비자들과의 호흡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며 전례 없는 성공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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