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다운, 구스 함량이 0%? 지속되는 혼용률 논란
아카이브코(대표 김현지 서균석)의 '해칭룸(hatchingroom)'이 구스다운 충전재로 판매한 일부 제품에서 덕다운이 함유된 사실이 다시 드러나며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환불·보상 절차는 마무리됐으나, 최근 유튜버 제보 등을 계기로 논란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202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칭룸은 외주업체 타*디자인에 ‘Heavy Web Goose Down Puffer’와 ‘Web Goose Down Puffer’ 제품에 구스다운 사용을 지시했으나, 2025년 3월 무신사로부터 충전재 혼용률 위반 사실을 통보받았다. 시험검사 결과 ‘Heavy Web Goose Down Puffer’에서 덕다운이 검출됐고, 외주업체인 타* 디자인 역시 이를 인정했다.
이후 환불 및 보상 조치를 시행해 2025년 8월 기준 구매자의 98.92%가 절차를 마쳤다. 하지만 같은 달 유튜버 ‘오파드’ 제보를 통해 ‘Web Goose Down Puffer’ 제품에서도 덕다운 혼입이 추가로 확인되며 보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2023~24년 국내에서 생산된 블랙과 차콜 컬러 일부 제품은 정상 제품으로 판정됐다.
제조국 표기 문제도 논란을 더했다. 2024년 시즌 제품의 경우 케어라벨과 무신사 · 29CM 판매 페이지에는 ‘중국’으로 기재했으나, 해칭룸 공식 홈페이지 상세 페이지에는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브랜드 측은 허위 표기가 아닌 ‘미표기’였음을 설명하며 사과했다.
해칭룸은 해당 상황에 대해 법률 대응도 병행 중이지만, 소송을 통한 실질적 소비자 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례는 브랜드의 문제를 넘어, 업계 전반의 관리 부실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무신사가 실시한 전수조사에서도 판매 상품의 약 8.5%가 혼용률 위반 등 정책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칭룸은 사태 수습과 함께 내부 관리 체계 전면 개편 계획을 밝혔다. 원자재 검수 강화, 출고 전 이중 검수, 위기 대응 매뉴얼 구축, 내부 품질 교육 확대, 외부 검증기관 협력 강화, 홈페이지 상품 정보 표기 보완 등을 주요 내용으로 내세웠다.
끝없이 이어지는 혼용률 논란은 국내 의류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 회복과 품질 관리 체계 강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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