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은진 쉘코퍼레이션 대표 "여성 디자이너 아웃도어로 리브랜딩"
“론칭 4년 차를 맞이한 아웃도어 ‘쉘코퍼레이션(Shell Corporation)’은 올해 한국적인 디자인과 여성을 위한 디테일을 가미한 ‘테크웨어’로 한 단계 변화를 준비 중이다. 자연과 도심이 공존하는 한국의 산 문화와 여성적인 미감을 기반으로 한 ‘디자이너 아웃도어’를 지향하며 2025 F/W를 기점으로 아이템, 패키지, 로고 등 브랜드 전반에 걸친 리브랜딩을 진행할 생각이다.”
유은진 쉘코퍼레이션 대표 겸 디렉터의 말이다. 쉘코퍼레이션은 올해 F/W 시즌 브랜드 리브랜딩에 발맞춰 기능적인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한국의 자연을 담아낸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령 ‘한라산 설문대할망’이나 ‘지리산 마고할미’와 같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한국 여성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한국의 정서를 담은 테크웨어 제품을 구현할 생각이다.
쉘코퍼레이션을 이끌고 있는 유 대표는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출신으로 이랜드 전략기획실과 뉴발란스 등에서 8년간 근무하며 패션 컨설턴트, 제품 기획 ·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가능성과 브랜드 사업 두 키워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뉴발란스 근무 당시 ESG 이슈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이를 실효성 있게 패션 마켓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한국 정서 녹인 ‘디자이너 아웃도어’ 리브랜딩
유 대표는 한국에도 아웃도어 ·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게 꼭 맞는 아웃도어웨어가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을 감지했다. 당시 아웃도어 마켓은 남성 중심에다 유럽 · 미국 등 서구의 정형화된 아웃도어 브랜드만 있었기에 ‘한국 여성의 관점으로 여성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아웃도어 아이템을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창업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코어(Core)를 지키는 보호막(Shell)을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 아래 2021년 첫 론칭한 쉘코퍼레이션은 ‘페미닌하고 사랑스러운 아웃도어’에서 출발했다. 이 브랜드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경쟁력은 바로 섬유 소재 개발이다. 환경 변화로 이상기후가 뉴노멀이 된 지금, 환경 위기를 친환경 · 신소재 개발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현재 쉘코퍼레이션에서는 소재 · 실험설계 · 데이터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연구 ·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해양 폐기물과 미사용 원단에서 추출한 원사를 바탕으로 제작한 리사이클 나일론 경량 발수 원단 ‘에인절(ANGEL)’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굴 껍데기를 이용해 인공 충전재를 개발하고 있다. 굴 수출 국가 2위이자 매년 30억톤의 굴 껍데기가 버려지는 것을 보고 이를 충전재로 활용할 생각을 한 것이다.
쉘코퍼레이션 2025 S/S 캠페인
‘리사이클 · 굴 껍데기’ 등 지속가능 소재 개발 집중
굴 껍데기 인공 충전재 시제품의 경우 필파워 550 덕다운 수준의 보온력을 갖고 있으며 올 하반기 경량화 등 성능 보완을 통해 내년 1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어패럴뿐만 아니라 침구 분야에서도 해당 충전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체 개발한 소재는 친환경적이면서 기능성도 뛰어나 자사 제품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ESG 이행 의무가 있는 SK와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에서 유니폼 제작 의뢰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쉘코퍼레이션은 아웃도어 브랜드, B2B 사업, 소재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재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쉘코퍼레이션은 아웃셸과 보온 충전재 등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 개발을 이어 나가면서 개발한 소재의 물성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미세한 부분까지 사용자 친화적으로 디자인해 실제 착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브랜드인 만큼 기존 패션업계의 시즌제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템 중심의 소통을 강화한다. 하나의 아이템으로도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 중심의 제품 제작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쉘코퍼레이션 팝업행사 및 러닝 세션 / 쉘위하이크 플로깅 행사
상반기 매출 전년比 150% 성장, 하반기 180% 목표
쉘코퍼레이션은 브랜드 론칭 이후 매년 150~200%의 매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상반기는 전년대비 매출 150% 성장을 기록했으며, 하반기에는 18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 온 · 오프라인 확장세도 눈에 띈다. 자사몰을 포함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 ‘EQL’과 ‘W컨셉’ 입점을 확정 지으며 총 9개의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러닝, 트레일러닝, 아웃도어에 강점을 가진 스페셜티스토어 입점과 쉘코퍼레이션 쇼룸 오픈도 하반기에 예정돼 있어 본격적인 유통 채널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9월 중으로 ‘무신사어스(earth)’와 협업해 서스테이너블 제품 11종을 새롭게 선보인다.
제품 판매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매출의 1%를 환경 · 여성 단체에 기부한다. ‘걸스 온 더 트레일’ ‘어번 하이킹’ ‘플로깅’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자체 기획하고 운영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 대표는 “올해 상반기는 ‘개발’에 집중했으나, 하반기에는 이를 ‘수확’하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유통 채널을 늘리고 트레일러닝과 백패킹 대회 후원을 통해 현장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며 브랜드를 알리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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