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터골프~피터밀러’ 수입 골프 4인방, 진성 골퍼 잡을 플랜은?
국내 골프웨어 마켓이 진성 골퍼 위주로 재편되면서 오리지널과 퍼포먼스를 전면에 내세운 수입 브랜드 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 론칭한 ‘페인터골프’ ‘매너스골프’ ‘보기보이즈’ ‘피터밀러’ 등 수입 브랜드 4인방의 전략을 짚어봤다.
“‘진성 골퍼’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 골프 시장은 A급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매출 하락, 매장 축소, 중단 소식이 이어지며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성장했던 시장은 진성 골퍼 위주로 재편되면서 브랜드 정통성과 기술력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브랜드는 잇따라 철수하거나 전략을 수정했다.
이런 변화 속에 최근 국내에 발을 들인 페인터골프, 매너스골프, 보기보이즈, 피터밀러는 브랜드 오리지널리티와 퍼포먼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은 라이선스로 전개하는 대신 수입 방식을 택해 브랜드 본연의 상품력을 유지하며 전문성과 차별화된 제품 구색으로 진성 골퍼를 공략한다.
페인터골프코리아(대표 홍도현)에서 전개하는 ‘페인터골프(Payntrgolf)’는 퍼포먼스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골프화로 국내 진성 골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기술력뿐 아니라 PGA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였던 제이슨 데이가 공동 주주이자 제품 개발자로 참여해 디자인과 기술 개선에 직접 관여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확보했다.
美 페인터골프, 퍼포먼스 ‘장타 골프화’로 인기
페인터골프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골프 신(Scene)에서는 이미 ‘장타 골프화’로 불릴 만큼 경기력 향상 효과를 경험한 이들이 많다. 이는 러닝화에 사용되는 카본 플레이트를 골프화에 접목하고 접지력이 뛰어난 아웃솔을 결합해 임팩트 순간 지면 반력을 극대화하고 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구조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을 겨냥해 아시아인 발 모양에 맞춘 와이드 핏과 빠르게 벗고 신기가 편한 ‘패스트핏(fast-fit)’ 구조도 제품에 적용했다.
주요 아이템은 20만~30만원대로 가성비보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골퍼를 타깃으로 한다. 홍도현 대표는 “국내 골프 시장은 진성 골퍼를 중심으로 단순히 멋을 위한 용품이 아닌 실질적인 스코어 향상과 퍼포먼스를 원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페인터골프는 바로 그 지점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라고 말했다. 최근 여성 골퍼도 기능성과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성 고객층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이얼 시스템’과 ‘스파이크리스’ 골프화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으며 스포티한 스타일을 즐기는 골퍼는 ‘퍼포먼스 라인’을, 스타일과 멋을 중시하는 골퍼는 ‘클래식 라인’을 주로 선택한다. 최근 출시한 제이슨 데이 시그니처 라인 ‘매치데이 SC(MATCH DAY SC)’는 클래식한 외형과 첨단 퍼포먼스 기술을 모두 담아내며 현재 본사 기준 전 사이즈가 품절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인터골프x깔롱 컬래버
하반기 협업 · 골프대회 통해 브랜드 인지도↑
페인터골프는 하반기에는 기존 라인업에 스니커즈 형태의 골프화를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내년에는 지금 가격대보다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9월 중으로 프레피 골프웨어 브랜드 ‘깔롱(Khalhon')’과 협업 제품을 출시하고 경기도에 위치한 솔트베이 CC에서 한 · 일 장타대회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직접 퍼포먼스 골프화를 체험하고 젊고 활기찬 골프 문화를 나누며 소비자들에게 한 걸음 다가간다.
이와 더불어 체험 중심의 팝업스토어와 SNS 기반 D2C (Direct to Consumer) 채널 강화를 통해 브랜드와 고객 간의 접점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예정이다. 현재 페인터골프는 자사몰을 비롯해 무신사 · 버킷스토어 등에 입점해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골프존마켓 · 해슬리나인브릿지 · 세이지우드 등 고급 프로숍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내 골프숍까지 총 20~30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더 많이 파는 것보다 더 깊게 소비자와 연결되고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유통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페인터골프는 골프 시장이 어려웠던 2024년에 전년 대비 매출 60% 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전년대비 100% 매출 성장을 목표로 움직인다.
英 매너스골프, ‘품질 · 디자인 · 가격’으로 3박자
어니언프로젝트(대표 허재도)는 올해부터 영국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매너스골프(Manorsgolf)’를 국내에 수입 · 유통한다. 이 브랜드는 2019년 영국 런던에서 론칭해 프리미엄 테크 소재와 감각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매너스골프의 경쟁력은 필드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성과 세련된 디자인에 이 모두를 아우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브랜드 전개 초기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나 비바람이 심한 영국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적극 활용한 테크 소재 중심 컬렉션으로 노선을 변경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허재도 어니언프로젝트 대표는 “국내 골프웨어가 과도하게 고가로 형성된 상황에서 품질과 감도를 유지하며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했다”라며 “실제로 전개 첫 시즌 2025 S/S 판매율은 70%를 넘어섰으며, 젊은 골퍼를 다시 필드로 돌아오게 할 ‘영(Young)한 감성’도 갖고 있는 것이 브랜드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S/S 판매율 70% 웃돌아, 올해 80% 목표
매너스골프는 이 기세를 몰아 캐리오버 아이템의 소재 및 디자인을 디밸롭하고 맨투맨, 폴로, 아우터 등 새로운 디자인의 라인업도 출시할 예정이다. F/W 시즌에는 겨울 영국 골프코스에서 영감을 받은 ‘우드랜드(Woodland)’ 패턴의 아이템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울 원단을 사용한 방풍 집업 니트와 니트 베스트는 고급스러움과 보온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능성과 브랜드 감도를 갖춘 제품으로 판매율 8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 영국 본사는 남성 제품만 생산하고 있지만 여성 골퍼의 소비력이 강한 국내 시장을 고려해 여성 라인과 액세서리 국내 전개권도 확보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여성 기획 상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매너스골프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협업과 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6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Reebok)’과의 협업 론칭 파티에서 선보인 컬래버 제품 ‘슈터 셔츠’와 ‘클럽C 리벤지 스니커즈’가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매너스골프x리복 팝업(위) / 크리스 도산 '이지골프' 팝업 내 매너스골프 조닝(아래)
허재도 대표 “韓 골프, 탄탄한 수요 기반 매력적 시장”
7~8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산공원 ‘크리스 도산’에서 ‘마스터바니에디션’ ‘보기보이즈’ 등 여러 골프 브랜드와 함께 팝업스토어에 참여해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하반기에는 메이저 백화점에서 팝업을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매너스골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리복 팝업을 통해 오프라인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이르면 내년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허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골프웨어 시장이 다소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약 4조원 규모의 탄탄한 수요 기반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스포츠 트렌드는 순환하는 경향이 있어서 테니스와 러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다시금 골프로 수요가 돌아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너스골프가 한국에 유통되는 첫해인 만큼 좋은 제품과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브랜드를 각인할 수 있도록 어필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트리트 + 젠더리스 ‘보기보이즈’ 여성 고객 증가세
2021년 미국 시애틀에서 론칭한 스트리트 감성 골프 브랜드 ‘보기보이즈(Bogey Boys)’는 작년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수퍼웍스(대표 김진용 · 우혁주)가 보기보이즈의 아시아 지역 마스터 라이선스권을 확보한 후 크리스에프앤씨(대표 우진석)의 전략적 투자를 받아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성수 첫 팝업을 시작으로 크리스 도산 골프 팝업 등을 이어가며 국내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보기보이즈는 그래미상을 수상한 힙합 아티스트 매클모어(Macklemore)가 론칭한 브랜드다. 기존의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골프웨어 스타일에 아쉬움을 느끼고 골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새롭게 바꾸고자 자신만의 개성과 문화를 담은 브랜드를 론칭한 것.
보기보이즈의 강점은 스트리트 기반의 확실한 브랜드 감성과 대중성이다. 설립자 매클모어의 문화적 배경과 브랜드 철학을 결합해 기존 골프웨어와 차별화된 무드를 제안하며 패션 민감층을 자연스럽게 필드로 끌어들인 점이 돋보인다. 2030세대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며 스트리트와 힙한 감성의 젠더리스 디자인으로 여성 고객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골프 + 패션 + 스트리트’ 컬처로 MZ세대 정조준
올해 S/S 시즌에는 골프와 힐링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컴피 카바나(Comfy Cabana)’ 콘셉트를 선보였다. 붉은 장미를 메인 아트워크로 선보인 티셔츠를 비롯해 메시 소재 링거티, 로프 디테일의 버킷햇 등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F/W에는 ‘시애틀 마리너스(Seattle Mariners)’에서 영감을 얻어 베이스볼 실루엣을 프리미엄 소재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어떤 스타일과도 손쉽게 어울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 도산에서는 골프웨어와 데일리웨어의 경계를 허물며 필드 위 새로운 무드를 제안하는 ‘이지골프’ 팝업에 참여해 단순 판매를 넘어 젊은 골프 팬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취향을 제안하는 ‘컨템퍼러리 골프 컬처’의 장을 마련했다. 마스터바니에디션과 매너스골프 등 다양한 브랜드가 각자의 스타일과 철학을 공유하며 골프가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반기에도 팝업 및 컬래버레이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보기보이즈 관계자는 “보기보이즈는 골프와 패션, 스트리트 컬처를 동시에 즐기려는 국내 젊은 세대들의 니즈에 주목했다. 올해 골프의 전통적인 틀을 깨고 스타일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갖춘 제품과 콘텐츠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골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럭셔리 ‘피터밀러’ 골프부터 비즈니스까지 한 번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 이하 코오롱FnC)은 올해 초 미국 럭셔리 퍼포먼스웨어 ‘피터밀러(Peter Millar)’를 파일럿 론칭했다. 피터밀러는 2001년 탄생해 최고급 원자재와 혁신적인 원단을 강조하며 골프웨어 외에도 테일러드 의류와 리조트 의류 등 다양한 제품군을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다.
코오롱FnC는 앞으로 2년간 국내에서 피터밀러를 전개해 수입 골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필 생각이다. 한국에서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3545세 남성 고객층을 메인 타깃으로 피터밀러의 럭셔리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온라인 유통으로는 코오롱몰과 더카트 두 곳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은 럭셔리한 브랜드 가치를 온전히 담을 수 있는 국내 골프장 내 매장에 입점해 전개할 예정이다. 피터밀러의 여러 라인 중에서도 크라운 크래프티드와 크라운 스포츠를 중심으로 바잉한다.
‘크라운 크래프티드(Crown Crafted)’ 라인은 퍼포먼스웨어와 라이프스타일 의류를 결합해 일상적인 활동에서 스타일리시하게 보일 수 있는 아이템이며, ‘크라운 스포츠(Crown Sport)’ 라인은 골프장 안팎에서 편안한 신축성과 세련된 스타일을 갖춘 디자인의 아이템이다. 국내에서는 골프 코스부터 비즈니스 및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착용할 수 있는 클래식하고 품격 있는 스타일을 제안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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