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전혜진 바이와이제이 대표 "해외서 한국 패션의 매력 전파할 것"
아틀리에나인과 로라로라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는 전혜진 바이와이제이 대표가 K-패션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 담대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6년 ‘나인걸’을 시작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아틀리에나인’ ‘로라로라’ 두 자체 브랜드로 900억원대 규모의 기업으로 일궈낸 그를 만나서 국내를 넘어 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를 향한 비전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바이와이제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온 가치는 동시대의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브랜드만의 감성과 진정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 왔고, 그 ‘유연함’이 지금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품 측면에서는 디자인, 퀄리티, 가성비의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고객이 브랜드에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은 브랜드의 감성과 시장에서의 실질적 경쟁력을 동시에 만들어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복 브랜드 ‘아틀리에나인’과 ‘로라로라’를 이끄는 바이와이제이 전혜진 대표의 말이다. 그녀의 말처럼 전 대표는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되, 결정적 순간에는 과감하게 판단해 두 브랜드를 상승 궤도에 올렸다. 현재 두 곳 모두 여성복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유통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주요 백화점 입점을 넓히는 한편, 서울 한남 · 성수 · 도산 등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을 잇따라 열어 해외 방문객 트래픽까지 빠르게 흡수했다. 기세를 이어 하반기에는 더현대서울을 포함해 15개 이상 추가 출점을 추진한다. 실적도 견고하다. 아틀리에나인은 한남·도산 플래그십에서 각각 월 4억~5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전년대비 400%에 근접하는 고성장을 보였는데, 이처럼 온 · 오프라인 모두에서 균형 있게 외연을 넓혔다. 이에 힘입어 연매출 900억원 달성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유연함’이 핵심 경쟁력, 올해 연매출 900억 GO
이처럼 동시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바이와이제이를 간혹 신생 기업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창업 19년 차의 탄탄한 업력을 자랑한다.
전혜진 대표가 직접 일궈온 바이와이제이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현재의 성공이 단순하게 유행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 각 시대의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유연하게 변화하며 쌓아온 견고한 성장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 역사의 시작은 아틀리에나인의 전신인 ‘나인걸’이 2006년 론칭하면서부터다. 비패션전공이지만 전 대표는 “옷이 정말 좋다”라는 순수한 열정 하나로 브랜드 론칭을 결심했다. 사업 초창기에는 그녀가 바잉을 비롯해 촬영과 모델까지 전천후로 모든 과정을 직접 도맡아 진행하며 맨몸으로 부딪히며 브랜드를 성장시켰다.
2006년 ‘나인걸’로 팬덤 쌓아, 첫 팝업부터 대박
사업 초기부터 2030세대 오피스 우먼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전개하며 나인걸의 팬덤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9년 법인 전환을 단행했고 본격적으로 자체 제작 상품을 론칭하며, 브랜드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상품기획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나인걸 팬덤의 니즈와 즉각적인 반응을 정확히 파악했던 전 대표는 상품 기획 및 제작에 자신감을 더했다.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오직 입소문만으로 탄탄하게 팬덤을 쌓았고, 자체 회원 수만 40만명을 육박하면서 첫 백화점 팝업 제의를 받게 된다. 당시 첫 팝업에서 하루 매출 3000만~4000만원을 달성하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했다.
2017년 로라로라 출범, 독립적 운영 차별화
오프라인 구매 문의가 쇄도하자 서울 건대 앞 첫 쇼룸 오픈을 기점으로 백화점 및 가두점으로 유통 채널을 빠르게 확장했다. 당시 웹 기반 온라인 브랜드가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였는데, 바이와이제이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전환을 거뜬히 성공하며 저력을 증명했다.
변화를 즐기며 시대와 호흡해 온 전 대표는 2017년, 온라인 시장의 지형이 재편되고 MZ세대의 영향력이 본격화되던 시점을 포착했다. 이에 맞춰 ‘메이크 올 해피(make all happy)’라는 슬로건을 내건 ‘로라로라’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는 2030 오피스룩을 지향하던 기존 브랜드와는 확연히 대조되는 ‘키치한 감성’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의 론칭이었다.
나인걸을 통해 이미 성공을 경험했음에도 로라로라를 동일한 성공 방정식에 대입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자체적인 사업부로 분리해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자생력을 갖추도록 전략을 수립한 것. 이러한 독립적 운영 방식은 로라로라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이어졌다. 또한 브랜딩 초기부터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 소비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촘촘하게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내며 상품 등록 초기부터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해 바이와이제이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 전면 리브랜딩 추진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혜진 대표의 경영 철학은 브랜드의 안착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나인과 로라로라가 시장에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에도 2022년 두 브랜드에 대한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추진하며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만들어 냈다. 감성 중심의 브랜드가 각광받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기존 나인을 감성적 가치와 스토리에 중점을 둔 ‘아틀리에나인’으로 재편했고, 로라로라는 클래식하면서도 페미닌한 룩으로 전면 개편하며 브랜드의 방향성이 진화됐다.
그녀는 “나인과 로라로라가 트렌디함을 유지하며 볼륨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방향을 유연하게 조정해 온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어 “중요한 것은 메시지는 흔들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나인은 ‘테이크 유어 타임(Take Your Time)’, 로라로라는 ‘메이크 올 해피(Make All Happy)’라는 가치를 일관되게 지키되, 시대에 맞춰 브랜딩을 고도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쉽지 않은 균형을 가능하게 한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녀는 바로 “단단한 유대감과 책임감을 지닌 팀”을 꼽았다. 그녀의 말처럼 바이와이제이의 성장 뒤에는 촘촘한 조직문화가 있다. 구성원의 약 90% 이상이 여성으로 이루어진 조직은 신뢰와 유대감을 바탕으로 강한 결속을 보여준다. 이 기반 위에서 론칭 초기부터 함께한 멤버들이 각 부문을 든든히 책임지고, 시장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정밀하게 대응한다. 구성원들의 애정과 책임감이 성장을 받치고, 다양한 융화 프로그램을 통한 진정성 있는 소통이 결속을 더욱 단단히 한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는 흔들리지 않는 것”
브랜딩의 방향도 분명하다. 제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와 감성을 ‘경험’하게 하는 것. 비주얼, 온·오프라인 콘텐츠, 매장 공간 등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톤과 메시지를 구현하면서 차별화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전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실행한다.
유연한 리더십 위에 여성 중심의 끈끈한 팀워크가 더해지며, 나인과 로라로라는 각자의 메시지를 지키면서도 견고하게 확장하고 있다. 축적된 진정성과 디테일이 곧 바이와이제이의 경쟁력인 것이다. 예를 들어 ‘쁘띠메종 성수’는 시즌마다 콘셉트가 변동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작업했으며, 현재 도산·성수·한남에 위치한 아틀리에나인 매장은 각 공간이 차별화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 시즌 새로운 것을 공간에 담고 싶어 따로 매뉴얼 작업을 하지 않고, 플래그십의 경우 원래 공간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운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소비자가 매장을 찾아와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자 20년이라는 시간을 존속할 수 있었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넥스트 스텝? K-패션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국내 시장에서의 탄탄하게 성장한 바이와이제이의 다음 단계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올해를 글로벌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일본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부터 일본과 대만 등지에 글로벌 팝업스토어 일정을 소화하며 단순히 수출 중심이 아닌 현지화된 경험 중심의 전략을 통해 K-패션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더불어 패션 외에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영역 확장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도 현재 구상 중에 있다.
전 대표는 “재정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통해 진정으로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면서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 패션의 매력을 선도적으로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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