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K-원단 대표주자" 필코, K-패션 든든한 파트너로 사세 확장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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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설립해 35년 전통을 이어온 패션 원단 컨버터 기업 필코(대표 신은수)가 자체 R&D 파트를 강화하고 있다. ‘3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한 이 회사는 기존의 한섬, 삼성물산패션, LF 등 대기업 파트너뿐 아니라 요즘 핫한 온라인 브랜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패션의 인기를 뒷받침할 K-원단의 자부심이 되겠다는 포부다. 



K-원단의 대표주자, 필코(대표 신은수)가 35년간 다져 온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더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필코는 국내 프리미엄 여성복 마켓에서 모르는 곳이 없을 만큼 이 회사의 주요 파트너는 한섬, 삼성물산패션부문, LF,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등 패션 대기업들이다. 또 바바패션, 베네통코리아, 동광인터내셔날 등 패션기업과 오랜 기간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부상하는 온라인 브랜드와도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신규 파트너를 늘리고 있다. ‘마뗑킴’ ‘킴마틴’ ‘트리밍버드’ ‘오르’ ‘렉토’ ‘YCH’ ‘R2W’ 등과 거래하면서 최신 트렌드에 더 발 빠르게 접근하고 그들의 니즈에 맞춘 원단을 개발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 나간다. 


필코를 창립한 신은수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1974년부터 비비안에서 14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비비안에서 무역부와 일본 수출파트를 맡아 수입 소재를 다양하게 경험했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어도 익숙해졌다. 부자재 업체에서 2년 정도 일하면서 패션사업에 흥미를 느껴 1991년 패션 원단 컨버터 회사인 필코무역을 설립하게 됐다. 



삼성 · 한섬 · SI · 코오롱 · LF 등 오랜 파트너 


옷을 매우 좋아해 소재 사업이 재미있다는 신 대표는 “우리가 파는 원단으로 만들어진 옷을 대부분 구입해 입어 보고, 샘플로 갖고 다니며 업체에 보여주고 있다”라며 “70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트렌디한 스타일에 관심이 많고, 독특한 소재를 보면 호기심에 참지 못하는 것을 보면 원단 일이 천직인 것 같다”라고 말한다. 


국내 여성복 디렉터의 계보를 줄줄 꾀고 있을 정도로 신 대표는 각 기업의 대표나 디렉터와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고 신뢰를 쌓아왔다. 하이엔드 여성복 마켓에서 원단업계 1인자로 이름을 날렸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해 영역을 넓혔다. 이제는 좀 더 범위를 확장해 온라인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 등 필코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있다. 


필코의 강점은 소재에 대한 진정성인데, 신 대표를 주축으로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소재 트렌드를 분석해 국내 패션시장에 적합한 원단과 컬러를 제안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디렉터가 급하게 원단을 찾을 때 신 대표한테 연락하면 바로바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각 브랜드 상황이나 여건에 맞게 그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아이템을 개발하면서 동종업계 리딩 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자체 R&D 파트에 투자, 고품질 원단 개발


필코는 고품질의 소재를 직접 개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디자인연구실을 두고 R&D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신 대표는 “회사 초창기 때는 수입 원단 매출 비중이 80~90% 이었으나, 현재는 자체 개발 원단 거래 매출이 90%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수입 원단과 견줘도 손색없을 만한 품질과 컬러를 제안하니 업체들이 필코 소재를 믿고 구매한다”라고 말했다. 


사내 디자인연구소에는 시즈널 인사이트를 소재 개발에 융합하고, 컬러 기획 컨설팅을 통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각 의류 기업들의 특성을 파악해 원단을 기획하고, 트렌드에 맞춘 하이 퀄리티의 원단을 공급하는 것이 필코의 가장 큰 강점이다. 


신 대표는 35년간 탄탄하게 일군 회사를 아들인 김경식 경영기획실 실장이 꾸려갈 수 있도록 경영수업도 진행 중이다. 김 실장은 미국 파슨스패션스쿨에서 패션마케팅을 전공하고, 한섬 ‘더캐시미어’ MD로 6년간 근무했다. 필코에 합류한 지는 4년째다. 김 실장은 신 대표를 도와 젊은 마인드와 글로벌 지향적인 사고로 회사에 뉴 엔진을 만드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2세 경영’ 김경식 실장, 글로벌 지향적 사고


신 대표는 “유럽이나 일본의 유명 패션 소재 회사를 보면 가업으로 이어가면서 정통성을 키우는 곳이 많다”라며 “필코도 소재에 진심인 가족이 모여 만든 회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오래도록 존속하고 발전해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35년간 한결같이 원단 개발에 앞장선 필코는 국내 주요 브랜드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 시즌마다 독점 개발한 원단을 선보이고, 효율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통해 납기를 대폭 단축해 브랜드의 신속한 상품 출시를 지원한다. 인기 아이템은 선제적 원단 생산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직영 물류창고에서 소재 입고부터 검수 및 보관까지 최상의 상태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신 대표와 김 실장은 신구의 조합을 이뤄 필코의 제2 전성기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150년 전통의 일본 섬유 기업 ‘스타일엠(구 다키사다)’을 꿈꾸며 기술력과 감성을 아우르는, 텍스타일 업계의 최고봉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경식 필코 경영기획실 실장 / 신은수 필코 대표


INTERVIEW WITH


신은수 l 필코 대표

“옷을 너무 좋아해, 다 입어보고 개발”


35년간 원단 전문기업을 운영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옷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소재가 독특하거나 새로운 옷이라면 호기심이 생겨 다 사서 입어보고, 우리한테 맞게 직접 개발해 거래처에 제안하고 있다. 업체들에 디자인 영감을 줄 수 있는 소재를 선보이고 함께 트렌드를 이끌어 간다는 생각으로 디렉터나 디자인실장이 급할 때 찾으면 바로바로 공급해 주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소재 업체 중에 자체 물류창고를 갖고 있는 곳은 드물다. ‘원단 호텔’이라 불릴 만큼 깔끔하게 정돈된 물류창고에는 방대한 물량이 구비돼 있어, 업체에서 필요한 소재를 바로 찾아서 공급할 수 있도록 해놨다. 디자이너에게 실물을 보여주면 구매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유지 비용은 많이 들어가더라도 하남에 자체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이유다.


김경식 l 경영기획실 실장

“1세대 못지않게 대(代)를 이어 명성 유지”


필코는 현재 가족경영 회사다. 1세대 경영자인 모친과 모친을 도와 하남 물류창고를 관리하고 서포트 해 온 부친이 정성스럽게 일군 곳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대를 잇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아직 배우는 단계라 열심히 업체와 소통하면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을 맡아서 진행 중이다. 


필코는 지금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에 세대교체가 일어나듯이 소재업체도 새롭게 떠오른 브랜드와 어떻게 거래하느냐에 따라 명성을 지킬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디자이너들의 요구는 더 까다롭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변화를시도할 계획이다. 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차별화된 R&D 파트를 갖춘 원단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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