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포트] 글로벌 패션·섬유업계, 트럼프 관세로 '주문 반토막·가격 상승' 직면
백주용 객원기자 (bgnoyuj@gmail.com)|25.08.19 ∙ 조회수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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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패션 브랜드 '컷어보브더레스트(A Cut Above the Rest L.A.)'가 새로운 관세 정책 이후 악화된 사업 현황을 전했다. CBS 뉴스에 출연한 스텔라 페레스 대표는 “지퍼, 단추 등 대부분 원부자재가 중국산이라 비용 부담이 커졌다”라며 “매달 월세를 간신히 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벌써 직원 세 명을 해고했으며 제조업을 자국 내로 끌어오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은 인력과 인프라 부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라고 반대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데님 브랜드 '쓰리식스틴(3Sixteen)'을 운영 중인 앤드류 첸은 브랜드 SNS 채널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는 “부자재 가격 상승은 곧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그 부담을 소비자가 떠안게 되는 것은 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즌을 앞서 준비해야 하는 패션 업계 특성상, “당장 다음 트레이드 쇼에서 바이어에게 제안할 가격 책정이 곤란해 졌다”라며 무엇보다 이미 배에 실려 오는 원단에 갑작스런 추가 관세가 부과된 실제 상황에 대해 씁쓸함을 나타냈다. 그는 “데님 원단의 발주 및 제작은 일본, 티셔츠와 저지류는 캐나다에서 생산하는데 이번 관세로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외의 국가도 가중된 부담을 안게 되었다” 라고 강조했다.
쓰리식스틴(3Sixteen)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로 인해 가죽 신발·가방은 39%, 의류는 37%, 신차는 12%, 신선 식품은 7% 가격이 상승했으며, 평균 가구당 연간 추가 지출이 약 2400달러에 이를 것이라 보도했다. 실제 이를 증명하기 위해 한 인스타그램 유저는 직접 현장에 뛰어 들었다. 그가 업로드한 영상은 월마트의 패션 코너를 배경으로 몇몇 옷과 가방에서 숫자가 다른 가격 택이 두 개 달려 있거나 가판대에 새 가격표를 붙여 놓은 모습을 포착했다. 미처 제거하지 못한 예전 택의 가격 보다 실제로 2 달러 에서 8달러까지 더 해서 판매되고 있었다.
수입뿐 아니라 수출업 역시 타격을 입었다. 첨단 섬유소재 기업 코코나랩스(Cocona Labs)의 제프 보우먼(Jeff Bowman) 대표는 “투자 위축과 가격 불확실성으로 신규 주문이 지연되고 있다. 관세가 이미 사업량을 줄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코나 랩스는 미국산 화산 모래를 원료로 땀과 습기를 빠르게 제거하는 특수 섬유소재를 개발해 의류·침구·신발 브랜드 100여 곳에 공급하고 있다. 원재료는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대부분의 가공 공정은 해외 방적업체가 담당한다. 이 때문에 수출 중심 구조인 회사는 관세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코코나 랩스가 최근 중국으로 납품한 마스터배치(masterbatch)에 16.5%의 관세가 부과, 그중 10%를 회사가 떠안았으며 “이런 구조로는 장기적인 지속이 불가하다.”라는 반응이다. 코로나 랩스는 타격을 최소화 하기위해 생산 다변화에 나선다. 터키, 인도, 대만, 한국 등으로 공급선을 분산하고, 일부 제조 공정을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직원 감축 대신 임금 조정으로 버텨보겠다”라는 입장이다. 제프 보우먼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내 제조업 부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미국에서 봉제나 재단을 하기에는 인건비가 너무 높고, 그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도 찾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생산지를 옮기더라도 완벽 대체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며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포함한 76개 주요 브랜드는 백악관에 ‘신발류 관세 면제’를 요청하는 공동 서한을 제출했다. 나이키는 가격 인상을 예고하며, 2026년까지 중국 내 생산을 한 자릿수 비중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와 알로(Alo) 역시 가격 인상을 공식적으로 언급했으며, 언더아머는 회사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확대는 빈티지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다. 캐나다산 의류에 25% 관세가 부과 되는데 이는 기존에 면제되던 중고품 마저 포함한다. 글로벌 빈티지 시장 규모는 약 2000억 달러에 이르며, 국경을 넘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의 플랫폼 더 빈티지 시커(The Vintage Seeker)를 운영하는 크리스티나 우라트(Christina Urart)는 “지금까지는 800달러 이하의 소액 거래가 관세 없이 이뤄져 중고 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지만, 이번 조치로 그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일부 판매자는 미국 고객 비중이 30~70%에 달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캐나다 역시 보복성 관세 25%를 부가함에 따라 공급 루트가 양방향으로 혼선, 양국의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중고 의류는 ‘빈티지’ 라는 패션만의 역할을 넘어 환경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성 및 저소득층에게는 필수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는 사회적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모두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은 먹는 부분일 것 이다. 수입산 커피, 향신료, 계란 등 식료품의 가격이 실제로 올랐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하버드대 래리 서머스(Larry H Summers) 전 재무장관은 “관세는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지 못한다”라며 “원가 상승, 투자 불확실성 확대, 해외 고객과의 관계 악화만 초래할 뿐이며, 실질적 승자는 중국의 리더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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